아시프 카파디아가 연출한 <에이미>는 안타깝게도 짐 모리슨, 제니스 조플린, 지미 헨드릭스와 함께 27세 클럽에 가입해버린 에이미 와인하우스에 관한 이야기다. 마이클 잭슨이 사망한지 벌써 6년... 영화를 보다가 에이미가 사망한지 4년이나 되었다는 것을 보고 세월이 정말 빠르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가 그래미시상식 때 미국이 아니라 영국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본 것이 엊그제 같았는데. 영화의 내용의 가장 중심인 것은 마약과 술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망치는지에 대해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휘트니 휴스턴과 바비 브라운의 관계처럼 에이미에게도 몹쓸 한 남자가 곁에 있어 그녀의 삶을 파국으로 치닫게 했다. 근데 또 아이러니하게 그녀의 명반 <back to black>은 그 남자가 없었더라면 나오지 못 할 앨범이었다. 마치 아델의 앨범들이 그러하듯이 에이미도 곡을 그렇게 만들고 불렀다. 그녀의 삶을 쫓아가면 너무나 가슴이 미어지는데 그녀의 노래가 나오는 순간 혹은 그녀가 직접 노래를 부르는 순간은 그야말로 황홀경이다. 극장에서 들으니 확실히 그녀의 목소리가 잘 들렸고 소리가 너무나 풍성했다. 또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토니 베넷과의 스튜디오 장면이었다. 인터뷰나 대화에서 가감 없이 너무나 솔직해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성격의 소유자였지만 자신의 우상 토니 베넷 앞에선 너무나 순수한 10대 소녀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리고 그 듀엣 곡은 환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그녀가 살아있을 때 두어 곡 정도만 알고 있었고 큰 관심이 없었는데 영화를 보고 <frank>앨범도 구해 들어봤는데 역시나 좋았다. 해외엔 27세 클럽, 우리나라엔 11월 저주가 있는데 더 이상 이런 저주들은 없어지고 토니 베넷처럼 좋은 가수들이 우리 곁에서 오랫동안 좋은 곡들을 들려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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