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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등]을 보고 4등
filmone1 2016-04-26 오후 11:50:58 42885   [1]

 

영화 <4>은 정지우 감독의 신작으로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 중에 하나인 수영을 소재로 한 성장물이기도 하고 우리나라 교육문제와 폭력과 체벌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동안 메인 스트림에서 꾸준히 연출과 시나리오를 써왔던 정지우 감독이 이번엔 작은 영화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야기의 깊이와 재미는 그의 전작만큼 아니 좀 더 좋아 보인다. ‘좋아 보인다.’라고 한 것은 이 영화는 아마 보면 볼수록 좀 더 좋아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다.

고등학교 때 이미 한국 신기록을 꾸준히 깨고 있던 광수(박해준)는 도박에 빠져 국가대표 소집 기간에 늑장을 부리는 듯 타고난 천재성을 믿고 연습을 등한시 하던 와중 코치에게 체벌을 당하자 일면식이 있던 기자에게 넋두리를 하지만 그의 반응은 싸늘하다. 10여년의 시간이 흘리고 대회에 참가만 하면 4등만 하는 준호(유재상)은 엄마 정애(이항나)에 등쌀에 하루하루가 힘들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 영훈(최무성)은 그냥 취미로 수영을 하라고 한다. 엄청난 교육열에 정애는 코치를 물색하던 중 광수를 준호와 연결시키고 연습에 들어간다. 연습 과정 중에 광수는 자신이 어렸울 때 당했던 체벌을 준호에게 꾸준히 가하고 정애과 영훈은 이 사실을 알고 고민에 빠진다.

<4>은 아직도 우리사회의 만연해있는 체벌, 즉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삼고 있다. 이야기 속에서도 이를 놓고 각 캐릭터들이 다른 편에 서 있고, 갈등이 벌어진다. 특히 광수의 인생을 바꾸는데 일조를 한 영훈의 아들을 코치하면서 상황의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이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지속되고 흥미를 유발시킨다. 하지만 가장 흥미로운 것은 변해가고 성장하는 준호의 캐릭터와 정애의 캐릭터였다. 실력이 늘어가는 것을 통해 체벌을 참아내는 준호이지만 그 스트레스를 안고 있다가 동생에게 광수와 같이 폭행을 가하는 부분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이후엔 부모와 교육과 스스로 성장을 하면서 자신의 가치와 정체성이 조금씩 만들어진다. 정애의 경우, 우리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엄마의 캐릭터이지만 조금 더 도를 넘어서는 행동을 지속한다. 특히 준호가 수영을 그만두겠다고 말할 때 그녀의 대답이 가관이다. 그리고 이를 연기한 이항나 라는 배우의 연기는 개인적으로 발견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했다. 앞으로 그녀의 작품이 나오면 꼭 찾아볼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정지우라는 감독만큼 실력에 비해 빛을 보지 못 한 감독도 없을 것이다. 역사에 남는 단편을 통해 주목을 받고 <해피엔드>라는 충격적인 데뷔작을 비롯해 <사랑니><모던보이><은교>등 모두 훌륭한 작품들이었지만 모든 영화들이 배우들에게 집중된 나머지 연출자가 직접 빛은 못 본 느낌이다. <4>은 앞서 언급한 작품들과는 궤가 다른 작품이다. 그리고 적은 자본이 들어간 작품이고 덜 화려하지만 어쩌면 앞으로 정지우 감독이 향해야하는 방향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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