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너스 본 혼 감독의 <히어 애프터>는 한 소년의 성장담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지만, 기존의 10대 성장담과는 전혀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그것은 바로 주인공 욘이 무슨 이유였는지 정확하게 표현되고 있지 않지만 살인죄로 복역을 마치고 피해자와 그 친구들이 다니고 있는 그리고 자신이 다녔던 학교로 복학을 하면서 시작한다. 이야기는 충격적인 설정과는 달리 이야기는 어느 정도 예상 범위 내에서 만들어졌다. 욘을 괴롭히는 무리들과 욘이 살해한 친구의 엄마 옆집에 사는, 욘의 과거를 실제 목격하지 못했던 여자 아이 마린이, 욘이 세상을 등지지 않게 도와준다. 그리고 욘은 마린과 연인으로 발전함과 동시에 잘 적응해나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살인이라는 커다란 죄는 욘 뿐 만 아니라 동생과 아버지를 너무나 힘들게 한다. <거인>의 영재처럼 이 세상을 어떻게든 살아가 보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오히려 바깥세상에서의 죄 값이 욘에겐 더욱 힘겹다. 이 작품을 보면서 다르덴 형제의 <아들>과 김태용의 <거인>이 떠올랐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거인의 영재(최우식)처럼 각 캐릭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세상은 이 아이들을 녹녹치 않게 받아주지 않는다. <아들>의 경우, 피해자의 아버지 역할이 정말 기억에 오래 남았다. 나라면 내 아들을 죽인 소년을 어떻게 대할까? 라는 어마어마한 질문에 대한 주인공에 태도를 보여주는 작품이었는데 올리비에 구르메의 연기는 정말 일품이었다. 스웨덴의 아이돌이라는 율리크 먼더가 욘의 캐릭터를 맡았는데 처음 보는 인물이라 딱히 선입견 없이 봐서 그런지 캐릭터 꽤 잘 어울렸다. 물론 연기 자체에선 조금 어색해보이거나 기술적인 아쉬움이 있지만, 오히려 기성 배우를 썼다면 잘 어울리지 않았을 것 같다.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 남는 것은 역시나 마지막 부분이었다. 욘이 누군가에 집에 찾아가고 큼직한 시도를 하려고 하지만 끝내 이루지 못하고 바이크에 몸을 싣는 장면이 꽤 인상적이었다. 요즘 우리나라 독립영화계 쪽에서도 꾸준히 10대를 다룬 성장물들이 보이는데 상업진영 쪽에서도 좋은 성장영화들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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