탠진 체탄 초클리 감독의 <브링 홈: 아버지의 땅>은 티벳 출신의 부모님들을 두고 있는 텐진 릭돌이라는 아티스트가 티벳의 흙을 인도로 공수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동포들에게 흙을 밝게 해주는 프로젝트를 영상으로 옮긴 작품이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릭돌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자신의 뿌리와 여러 가지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고향을 갈 수 없는 티벳 사람들을 위해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바로 티벳의 흙을 공수해 오는 것이었다. 정치적인 갈등은 너무 골이 깊어서 외국 밴드의 한 멤버가 티벳에 대한 언급을 sns에 올렸다는 이유만으로도 계획되어 있던 중국 내의 콘서트가 취소 될 정도로 예민하다. 이러니 티벳 현지의 흙을 정식 루트로 가져오긴 힘들다. 그래서 브로커를 고용하고도 기획한지 1년 반 만에 겨우 흙을 공수했다. 가장 가까운 네팔에서 도와주는 동료와 모든 것을 기획했지만 흙을 밟는 행사는 인도로 넘어가 진행했다. 네팔도 티벳인들에겐 이미 안전한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행사에선 수많은 티벳인들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흙을 밟기 시작했고, 행사 마지막 날엔 그 흙을 간직하기위해 퍼갔는데 그 많던 흙이 다 없어질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그리워했다. 근래 본 다큐멘터리 중에 가장 의미 있고, 아이디어가 좋은 작품이었다. 주인공이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기획이 훌륭했고, 그 인물이 사연 속에 녹아있기 때문에 좀 더 감동스러웠다. 김민종의 내레이션도 예상보다 튀지 않고 잘 묻어났다. 이 작품이 우리를 좀 더 공감하게 하는 것은 역시나 분단국가라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가고 싶어도 가지 못 하는 많은 분들이 아직도 우리 주변엔 많이 남아있다. 정치적인 이유가 가장 크지만 이 작품에서 흙을 밟으며 기뻐하는 사람들의 모습처럼 뭐가 더 중요한지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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