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 에드워드 슐츠가 연출한 <잇 컴스 앳 나잇>은 의문의 존재와 전염병 때문에 외딴 숲에 숨어사는 가족에게 또 다른 가족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폴(조엘 에저튼)의 가족은 아내와 아들과 함께 숲에 살고 외출 시엔 방독면을 꼭 쓰고 나서는 등 외부와는 완전 차단된 삶을 살고 있는 와중에 한 남자가 집 근처를 어슬렁거리는 것을 알게 되고 그를 잡는다. 그런데 그도 폴처럼 가족과 지내는 와중 물과 식량이 떨어져 빈집이라 생각하고 폴의 집으로 들어왔던 것. 폴은 윌의 가족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고 몇 가지 규칙을 알려주면서 오랜만에 따듯한 가족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세기말, 종말에 대한 이야기는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고 좀비라는 캐릭터는 이젠 전혀 이상할 것 없는 것이 되었다. 물론 여기서 공포의 대상 혹은 전염병의 원인이 ‘좀비’는 아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주제는 인간의 욕망 등의 이기심에 의해서 종말을 맞게 된다. <잇 컴스 앳 나잇>은 비슷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다른 느낌을 준다. 특히 이방인에 대한 공포 혹은 경계를 영화 내내 꾸준히 긴장감의 동기로 삼는다. 어떻게 보면 이 긴장감을 쉽게 놓칠 수 있지만 또 다른 이방인의 등장 혹은 강아지의 이상행동 등이 이를 잘 유지시켜 준다. 이런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시키는 것은 폴 역의 조엘 에저튼의 공이 크다. 전작 <더 기프트>에서 보여준 그의 얼굴은 이번 작품에서는 또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전작에서 ‘액션’의 주체라면 이번엔 ‘리액션’으로 많은 것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조엘 에저튼는 지금 보다 훨씬 더 인정받아야 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연출자인 트레이 에드워드 슐츠는 공포의 대상을 철저히 숨김으로서 오히려 공포감을 극대화하려고 했고 그 대상보다는 그로 인한 인간들 간의 관계가 어떻게 변질되는지 보여주려고 했고 어느 정도 표현되었다고 생각된다. 다음 작품에서 이런 관계에 대한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보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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