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더 머니>는 현 시대의 존 포드와 같은 영화 장인인 거장 리들리 스콧의 작품이다. 이번엔 유괴라는 소재를 가지고 왔다. 70년대 전 세계의 최고의 부호인 폴 게티의 손자 존이 이탈리아에서 납치가 되고, 그 일당들은 게티에게 어마 어마한 몸값을 요구하지만 그는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단언한다. 존의 어머니인 게일은 전직 CIA요원 플래처와 함께 유괴범들과 협상을 시도 하려고 하지만 그들의 요구하는 몸값엔 터무니없는 재정 상태이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나고 갑자기 게티가 몸값을 치르려고 하지만 그것에도 탈세를 위한 액션이었고, 착하게도 유괴범들이 낮춰진 몸값에도 어림없는 액수이다. 이 영화의 큰 틀은 유괴를 소재로 한 스릴러이지만 감독인 결국 재벌에 대한 이야기, 그들이 어떻게 부를 축적하고 그 부를 유지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실제로 저런 사람이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의 냉혈한은 폴 게티는 그 유명한 ‘장 폴 게티 미술관’의 폴 게티이다. 실제로 모은 돈을 쓸 수 없어서 미술품들을 사 모으기 시작했고 결국 그게 현재 미술관을 어쩔 수 없이 만들게 된 계기였다. 아무튼 손자의 납치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할아버지와 엄마의 기 싸움이 의외로 흥미진진하게 벌어지고 어찌 보면 조금 나약해 보이는 첫 유괴범의 캐릭터도 흥미로웠다. 각각의 캐릭터들 자체가 살아있는 느낌을 주었고 특히나 크리스토머 플러머의 연기는 압권이었다. 몇 해 전에 <비기너스>로 오스카를 품은 이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맡았고 그 역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영화를 보면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체인질링>이 떠올랐다. 결이 완전 다른 작품이긴 한데 이스트우드의 작품은 사회가 개인을 어떻게 유린하는지를 보여준다면 <올 더 머니>에선 큰 힘을 가진 개인이 또 다른 개인 혹은 사회를 어떻게 움직이게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리들리 스콧은 훌륭한 영화작가이지만 그 보다도 장인에 가까운 느낌이 든다. 이제 80이 넘은 이 노장 영국 감독이 또 어떤 작품으로 돌아올지 너무나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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