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핑? 그런 게 우리나라에도 있단 말야? --a;;;;" 처음 시사프로 그램에서 이걸 봤을 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기껏해야 영화에서 그것도 허리우드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왔던 저에게 말 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게다가 모임까지 조직해서 활동 한다니... 정말 무슨 3차원 세계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이야기만 같 았죠. 그런데 드디어 우리영화에까지 나타났습니다.
경과 혁은 맞벌이 부부입니다. 아이도 하나 있고 안정된 기반도 잡 혀있고 여러모로 별 문제없어 보이는 그들이지만 별로 그렇지도 않 은가 봅니다. 경과 혁은 각자의 스트레스에 대해 대화하기를 거부합 니다. 오로지 성적인 문제가 다인 것처럼 보이는 그들의 문제는 바 로 거기에 있었죠. 마음으로 해야 할 이야기를 몸으로 때우려 한 점 입니다. 물론, 그들이 착각하게 된 데에는 혁의 잘 나가는 직장 동 기 우와 숙 때문이기도 하죠. 스와핑을 위해 결혼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들의 페이스에 말려 그들은 목적과 과정을 혼동하는 우를 범하고 만 것입니다. 두 부부의 비슷해 보이는 목적은 한꺼플만 벗 기면 전혀 다른 모습을 띄고 있다는 걸 모른 것이죠.
이 영화 보러 가면서 든 생각은 또 심각한 척하면서 결국은 베드씬 만 잔뜩 보여주다가 끝나는 그냥 그런 영화가 아닐까 했죠. 물론, 저의 이런 기대-_-+를 저버리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른 점이 조 금 있다면 그 전에 다른 영화는 개선의 여지가 전혀 안 보였다는 것 에 비해 이 영화는 스토리나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조금만 더 다듬었 다면 훨씬 괜찮은 영화가 될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 었습니다. 물론, 이름만 들어도 관객을 끌만한 배우가 없다면 볼거 리를 만들어서 일단 관객의 눈을 끌어 들이겠다는 작전은 지극히 현 실적인 작전입니다. 그러나, 언제나처럼 주객이 전도되어 있더군요. 베드씬은 저렇게 많지 않아도 충분히 얘기를 끌어갈 수 있었을텐 데... 자신들이 없었나 보더군요. 뭐..--;;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은 베드씬은 영화에 오히려 손해가 된 것 같습니다. 비디오로 나가면 엄청 각광을 받을꺼 같긴 하지만...-_-
저런 행동을 하면서까지 결혼이란 게 과연 필요한 것인가라는 생각 이 들었습니다.〈사랑은 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 힘든 일이 다.〉라는 말이 떠오르더군요. 스와핑에 대해 한번쯤 다른 측면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되었지만, 역시나 전 이해가 안 갑니다. 아무리 합의 하에 하는 외도이지만 외도는 어디까지 외도잖아요. 배우자에 대한 존중이란 게 무엇을 뜻하는 건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