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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 웃었고...난 울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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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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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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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06 오후 12:19: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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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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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김기덕을 좋아한다. 그의 생각에 모두 동의하진 않지만, 항상 동일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또 그러한 생각을 이야기한다. 소외된 사람들, 원시적이고 본능적인 삶, 순수 악에 대한 생각...그러나, 그 표현하는 코드가 엽기적이고 성적이라 모두를 수용하기엔 힘들었다. 그러나...이 해안선이란 영화를 보고는 난 그에게 반할 수밖에 없었다.
강상병은 간첩을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사람이다. 항상 해안선에서 자신의 총에 의해 간첩을 잡길 원한다. 그러다가 장난으로 여자친구와 해안선 안에 들어온 동네 양아치를 간첩으로 오인하여 사살하고 만다. 그 일로 인해 강상병은 군대에서 포상 휴가를 받고...
그 후로 강상병은 사람을 죽였다는 자책감에 빠지고...여자친구도 떠나고...같은 동료에게도 멸시의 대상이 된다. 그러면서 강상병은 정상적인 군생활을 할 수 없어 전역을 하게 된다. 그리고 강상병은 점점 미쳐간다. 또한, 해안선에서 죽은 영일의 애인 미영도 애인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했기에 미친다.
해안선에서는 인간의 목숨을 하찮게 여긴다. 많은 부대원들이 미친 미영을 범하고 미영은 누구의 아이인지도 모를 임신을 하고...그러나, 모두들...그 아이가 자기 애가 아니길 바라며 임신중절 수술을 한다. 철저하게 인간의 생명을 짓밟는 행위를 한다. 미영을 둘러싼 부대원의 눈동자엔 살기가 돈다.
그리고...미친 강상병은 군복을 입고, 부대로 다시 찾아온다. 그리고 부대원과 강상병의 싸움이 시작된다. 군복이 없어지고, 총이 없어지고...그리고 한밤에 총격전이 벌어진다. 어제 동지였던 사이가 오늘은 적이 되어버렸다. 지금 우리 한반도의 정세와 같이...
강상병처럼...그리고 미영이처럼...우리는 미쳐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치지 않고서는 이 상황을 견딜 수가 없으니까...
그리고 영화가 끝나갈 무렵, 스크린 자막엔 이런 문구가 뜬다.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기원합니다.”...사람들은 이 글을 보고 다들 웃었다. 그럴만도 하지...2시간 내내 서로 총으로 겨누고 의심하고 죽이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평화통일 이라니...물론 김기덕 감독은 이 부분에서 앞에 있었던 상황과는 반어적으로 평화통일을 말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난 이 장면에서 목놓아 울었다. 앞의 처절한 상황들을 보았기에 더욱더 평화통일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 했다. 제 3자 입장에선 이 상황을 웃을 수 있다. 한 번 생각해 보라. 간첩을 잡겠다고 혈안이 되어있는 상황이나, 민간인을 쏘고도 표창장과 휴가를 주는 상황이나, 같은 부대원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나, 누구 애인지 모를 임신을 한 미영을 산부인과와는 전혀 상관도 없는 햇병아리 부대원이 마취제도 없이 수술하는 상황...이 장면에서 많은 사람들은 어이 없어하며 웃었다. 상황을 객관화 시켜보면 참 어처구니없어서 웃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이 일이 나의 일이라면...이라고 생각해 보면 절대로 웃을 수 없는 장면이다. 난 너무 마음이 아팠다. 타인의 입장에서 보면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금 이 땅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 마음 아팠다. 누구를 위해서...그리고 무엇을 위해서...라는 질문에 더욱 가슴이 저려왔다.
장동건이 부대안에서 “과거는 흘러갔다”라는 노래를 부른다. 아무런 반주 없이 부르는 노래가 아련했다. ‘아무리 뉘우쳐도 과거는 흘러갔다’고 하는 부분이 흘러간 과거에 대한 그리고 휴전선이 그어진 다음 반세기 동안의 세월을 노래하고 있는 듯 했다.
곡명 : 과거는 흘러갔다 1. 즐거웠던 그날이 올수 있다면 아련히 떠오르는 과거로 돌아가서 지금의 내심정을 전해보련만 아무리 뉘우쳐도 과거는 흘러갔다
2. 잃어버린 그님을 찾을 수 있다면 까맣게 멀어져간 옛날로 돌아가서 못 다한 사연들을 전해 보련만 아쉬워 뉘우쳐도 과거는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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