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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즉시공] <도망자> 보아라.. 느껴라.. 즐겨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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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즉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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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l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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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10 오전 10:5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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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복절도 재기발랄 감동만발의 영화 한편이 찾아온다. 작년에 <두사부일체>로 전국 340만명의 흥행성적을 기록한 바 있는 윤제균 감독의 차기작 <색즉시공>이 바로 그것이다. 데뷔작때 이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의 발목을 잡고 나름대로 선전해 세간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각각의 두 번째 작품들과 거기에 007시리즈의 20번째 작품인 <007 다이 어나더데이>까지 합세해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며, 올 겨울에는 과연 흥행판도에 어떠한 변화를 불러일으키며 주목을 받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반미감정이 점점 커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색즉시공>의 출연은 세편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 때문에 어깨가 다소 무거워 보이지만, 시대의 흐름을 틈탄 적절한 공략을 퍼붓는다면 흥행전선에 그렇게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달 전에 개봉해 아직도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머물고 있는 <몽정기>가 사춘기 소년들이 성이란 것에 처음 눈뜨는 시기를 코믹하게 그렸다면 <색즉시공>은 혈기왕성한 20대 대학생들의 성에대한 유쾌한 보고서라고도 할 수 있다. 지금 현재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젊은 청춘남녀들이 만끽하고 있는 섹스에 대한 지식과 관념들을 모조리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당연하다고 여길 것이고, 어떤 이는 불건전의 극치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이는 후자를 지향하고 있지만, 시대의 흐름 속에 이끌려 혹은 자신의 성적인 욕망을 못이겨 전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어쨌든 간에 <색즉시공>은 자칫 좋지 못한 인상을 줄 수 있는 성에대한 이런 생각들을 코메디라는 장르의 속성과 함께 맛깔스럽게 버무려 놓고 관객들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아무리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할지라도 <색즉시공>을 보면 단번에 풀어질 것이다. 그만큼 영화는 관객들을 얼굴의 근육이 욱씬거릴 정도로 웃음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 김상진 감독이 웃음의 미학을 대변하는 최상의 코메디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면, 윤제균 감독은 그 자리를 꽤차기 위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웃음코드를 내포한 코메디 영화를 만들고 있다. 최근에 김상진 감독의 영화 <광복절 특사>에 흥미를 잃은 분들에게 <색즉시공>은 그야말로 적극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로 대두되고 있다.
임창정은 이 영화를 기해서 최고 배우의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가 <색즉시공>에서 펼친 연기는 진정 임창정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라고 보여지기에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 여자만을 바라보고 순수한 사랑을 키워나가는 은식(임창정)을 보고 있노라면 마지막엔 정말 눈물이 흐를 정도의 감동을 안겨준다. 영화 초반에는 혹시나 오래 전에 <엑스트라>풍의 영화가 아닐까 우려도 했었지만, 완벽한 기우였고, 여태까지 보여줬던 자신의 연기세계를 100% 뛰어넘은 최상의 연기로 관객들의 박수와 갈채를 한몸에 받을 것이다. 하지원도 이때까지 출연했던 <진실게임>, <가위>, <폰>에서 펼쳐 보였던 악녀로써의 카리스마를 떨쳐버리고, 철저히 망가지면서도 순수한 사랑에 감동 받는 은효역을 충실히 해냈다.
또한 <색즉시공>을 여느 화장실 코메디 영화와 비교를 하지 말라. 화장실 유머에도 격이 있다는걸 이 영화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냥 너저분한 이야깃거리만 주절주절 내뱉어 웃기지도 않고 거부감만 들게 만드는 영화와는 차원이 틀리다. 물론 이 영화에도 초반에는 엽기라고 할 정도의 그런 지저분한 장면들이 주저없이 등장하기도 한다. 쥐를 산채로 먹는 장면이나 남자의 엑기스 후라이(?)를 먹는 장면들만 비추어 본다면 별다른 차이를 못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상황설정들이 포복절도할 웃음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한 사람의 순수함을 읽어내어 마지막에 감동을 주는 것까지 본다면 절대 같은류의 영화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반미 감정을 품고 계시는 분들께 한마디한다면 할리우드 영화를 보지 말라는데 힘을 주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보지 말라면 더 보고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이고, 그렇다고 안볼 한국사람들은 더더욱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일들을 당연시해야겠지만, 솔직히 쓸데없는 일이라 여겨진다. 그것보다는 <색즉시공>을 비롯한 한국영화와 문화들을 주변사람들과 인터넷을 통해 열렬히 홍보하는 것이 훨씬 더 수월할 것이다. 무슨 일이든지 무조건 막는 것 보다 그것을 뛰어넘을 만한 능력을 지녀 흥미와 이목을 자연스레 이끌어내는 것이 더욱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마음껏 웃어보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색즉시공>을 보시라. 쓸데없는 비교와 분석은 사절한다. 그런 것들은 오히려 머리만 아프게 하고 부작용만 일으키게 할 것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고, 즐긴다면 영화는 유쾌한 웃음은 물론이고, 찡한 감동과 더불어 그 이상의 것들을 관객들에게 여지없이 제공해 줄 것이다.
<도망자>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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