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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색즉시공] 색에 관한 질펀한 농담.. 괜찮군... 색즉시공
mvgirl 2002-12-26 오후 3:17:13 1866   [9]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있어서 ‘성(性)’이라는 화두는 어째 은밀하다거나 드러내놓고 이야기 하기 힘든, 조금은 조심스럽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성(性)’이라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고, 이것이 남녀가 사랑하고 함께 살아가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것임을 분명히 알고 있으며 부끄러워할 필요도, 숨겨야 할 이유도 없음은 누구나 다 인정하고 동감하고 있는 사실이기는 하지만 전통적인 유교사상의 점잖음을 기본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반적인 사고방식으로 성(性)에 대한 경험이나 충동 또는 그것과 관련된 은밀한 이야기는 너무도 개인적인 이야기이고 어쩌면 스스로 부끄러운 이야기로 치부되어 쉽게 남과 이야기 한다거나 의논을 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되어 오곤 했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이 이렇고 보니 이것과 관련된 진한 농담이나 진지한 이야기는 공개된 장소의 공개된 공간에서 하는 것 보다는 익명(?)이 보장된 공간이라던가 아님 개인적인 친분으로 비밀이 보장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은밀하게 때론 개인적으로 그러나 보편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정설처럼 되어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것에 대한 천박하다는 선입견이나 저속하다는 사고는 사람들에게 이것에 관한 이야기들을 공개적으로 진지하게 때로는 노골적으로 논(?)하는 것을 방해(?)하여 이것을 진(?)하게 다루는 소설, 영화, 비디오 또는 농담 등을 한마디로 저속(?)한 문화로 치부하여 왔다.
그래서 일까, 유독 우리나라에는 화장실 유머라고 흔히 말하는 노골적인 성에 관한 진한 농담이나 재미있는 경험담을 소재로 한 상업영화는 그다지 흔치 않았었던 것 같다.
한 20여 년 전에 개봉했었던 <변강쇠>라는 영화가 성을 코믹하게 묘사하였던 비디오로 직행하지 않은 상업영화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데 이젠 세상이 변해도 아주 많이 변했나 보다.
얼마 전 <몽정기>라는 영화가 개봉되며 청소년기 시절 남자아이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그러나 절대로 친한 친구 이외의 사람들에겐 말할 수 없었던) 그 시절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성장에 대한 느낌(?), 그것을 통해 처음 느끼는 신체적 반응과 그것에 대한 경험에 대한 노골적, 어쩌면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선입견을 줄 수 있는,인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고도 사실적으로 보여주어 많은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생각했었던 것도 잠시 청소년기라는 시기적 한계 때문에 제한적인 내용(?)만을 보여주었던 <몽정기>보다 한층 강도가 높은, 나이나 성을 표현하는 표현수위(?) 그리고 남녀관계에서 보여줄 수 있는 솔직한(때론 노골적인) 성적 농담 등 성에 대한 모든 것이 보여주는 본격적인 화장실 코미디, 즉 가벼운 농담 정도로 가볍게 성(性)을 이야기하고 그것 때문에 포복절도할 수 있는 재미있는 업그레이드 성(性) 코미디가 등장했다. 그것은 바로 <색즉시공>.

영화 <색즉시공>은 그 장르나 개봉시기 그리고 내용에 있어서 한국 영화의 영화적 현실에 있어서 여러가지 의미를 지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본격적으로 시도되는 화장실 코미디
앞에서 말한 우리나라의 일반적 사고에 따른 현실로 비추어 성(性)에 대한 노골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재미있는 코미디 영화를 만든 다는 건 일종의 도전처럼 느껴진다. (점잖은 이들의 야유나 저속하다는 비난을 도 받을 수 위험한(?) 소재이므로) 그만큼 성(性)이라는 소재에 대한 일반적인 고정관념은 이것을 밝은 곳으로 드러내게 하기가 참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제균 감독은 너무도 조심스러워 한번도 시도하려 하지 못했던 성에대한 질펀한 농담을 본격적이면서도 보란 듯이 재미있고 친근하게 그리고 속 시원하게 영화 <색즉시공>을 통해 이야기 한다. 영화의 첫 장면부터 보여지는 익숙하지만 아무도 영화 속에서 다루고 싶어하지 않았던 약간은 지저분한 모습의 주인공이나, 영화 곳곳에서 보여주는 코믹하지만 너무도 대담하여 신선하다는 느낌마저 주는 코믹한 느낌의 러브씬들, 남자들 사이에서나 볼 수 있었던 그들만이 가지는 성(性)과 관련된 유희(?)들… 이 모든 것들이 놀랍고도 재미있고 너무 노골적이어서 때론 지저분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발생되는 해프닝들이 유쾌할 따름이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그것의 지저분함에 얼굴을 찡그리기도 하지만 그것이 주는 유쾌함과 재미 때문에 곧장 자지러진 웃음을 지게 만드니 관객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감독의 연출역량이 무척이나 돋보였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모든 내용은 그다지 생경한 내용은 아니다. 우리의 주변에서 흔히 듣고 이야기하고는 있는 내용이지만 차마 공개적인 공간에서는 공식적인 공간에서 내어놓고 이야기 할 만한 내용이 아니었기에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성(性)에 대한 질펀한 농담이나 흔한 경험은 우리들 주변의 성(性)에 관한 일종의 종합세트처럼 느껴지며 이제까지 공개된 장소에서 이야기 하지 못한 것에 대해 한을 풀듯 시원스럽게 풀어헤쳐 놓으며 한풀이를 한다. 따라서 영화는 익숙하지만 한편으론 놀랍고 재미있지만 걱정스럽기까지 할 정도로 대담하며 여지까지 쉬쉬 했었던 이야기를 속 시원히 풀어헤치는 것 같아 시원하고 신선하다는 느낌을 준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연출해 내는 친근한 우리들의 모습은 마치 영화 속 상황이 나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줄만큼 생생함까지 전달해 준다.
영화는 코미디가 주는 재미를 뛰어 넘어 젊은 사람들 간의 자유분방한 성관계가 보여줄 수 있는 사회적인 문제점까지도 짚고 넘어가는 신중함까지 보여주며 영화가 줄 수 있는 유쾌함과 감동이 함께 전달되는 2중의 효과를 준다.
한바탕 시원한 성(性)에 관한 농담을 한 후에 이야기하는 진정한 사랑에 대한 감성은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들에게 유쾌함과 동시에 감동을 선사하는 꽤 완성도 있는 블랙 코미디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기분까지 유쾌해 지는 영화였다.
윤제균 감독이 작년 <두사부일체>에서 느끼게 하였던 뭔가 부족한 것 같았던 허전함을 올해 영화 <색즉시공>을 통해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코미디 영화를 보여줌으로써 코미디 전문감독으로서의 면모를 비로소 갖추는 듯한 만족감을 느꼈다.

한가지 더.
영화의 내용을 떠나서 배우들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실제 선수일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꽤 완벽한 에어로빅 연기를 펼치는 진재영이나 하지원의 에어로빅 연기, 임창정의 몸을 불사르는 차력연기는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감탄이 절로 나온다. 영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본격적인 에어로빅이나 차력의 장면의 영화에서 아주 부분적인 것임에 분명한데도 그들이 보여주는 연기에 대한 집중과 노력 그리고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는 다른 배우들의 모범이 되고도 남을 수 있을 것처럼 완벽했다. 노력하는 배우들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시피 영화 <색즉시공>은 지난 12월 13일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과 동시에 개봉되었다. 작년 윤제균감독의 데뷔작인 <두사부일체>가 <해리포터와 마법의 돌>,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와 정면으로 맞대결하여 헐리웃 대작들에 전혀 뒤지지 않은 흥행 성적은 내놓은 것을 기억하고 있는 나는 이번에도 윤제균감독의 <색즉시공>이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낸 것에 대해 영화의 내용이 주는 발칙함만큼 대범하다는 생각을 한다. 누구나 피해가고 싶어할 대작이고 따라서 관객동원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인데도 정면으로 맞서는 그의 용기에 난 박수와 격려를 보내고 싶다. 그래서 난 조용히 그를 응원하고 있다.
<색즉시공>이 재미있고 유쾌한 영화라고 주변에 광고하고 있다.
극장에서 보아도 손색이 없는 재미있는 코미디라고, 아주 재미있는 영화이라고 모두에게 이야기 하곤 한다.(이건 진심이기도 하다. 난 정말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다.)
그리고 윤제균 감독의 모험이 이번에도 성공을 해서 앞으로 개봉할 한국영화들에 모범이 되고 헐리웃 영화들이 한국영화의 상업성을 두려워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소망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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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즉시공(2002, Sex Is Zero)
제작사 : 필름지, 두사부필름 / 배급사 : (주)쇼박스
공식홈페이지 : http://www.sexisze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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