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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진실과 거짓의 경계 그 사이에 서서... 매트릭스
callisto 2002-12-28 오전 5:23:19 4974   [14]
 매트릭스...
썬글라스. 검은색 코트. 총알을 피하는 키아누 리브스. 공중으로 뛰어 올라 발차기를 하는 캐리 앤 모스. 그리고 누구나 떠오릴 수 있는 전투씬에서의 배경음악.

 이미 99년 개봉 당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영화를 이제서야 접했습니다.

 같은 해에 개봉했던 영화 13층에서처럼,
매트릭스는 끊임없이 묻고 있습니다.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꿈을 꾸고 있다면 그것이 꿈이라는 건 어떻게 알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이 과연 진실이라고 할 수 있는지...

 더 나아가서는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다면,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묻고 있습니다.

 영화 매트릭스 그 특수효과나 영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곱고 자상해 보이는 키아누 리브스와 매력적인 여전사 캐리 앤 모스를 보는 재미를 제외하고라도 그 내용적 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영화입니다.

 조금 다른 설정이기는 하지만...
영화 다크 시티에서도 우리는 같은 질문에 도달하게 됩니다.

 누군가가 내 기억을 모두 조작했고, 내가 추억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두 낯선 인물들이라면...
그 때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그리고... 인간은 무엇인가...?

 매트릭스 내의 요원이라 표현되어지는 일종의 기계적 프로그램들은 매트릭스 내에서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고, 일반 인간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 있지만..
결국 인간은 '바이러스에 지나지 않아'라는 결론에 도달할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다크시티의 외계인들도 인간의 정신과 기억, 감정 등 자신들은 가지고 있지 않는 것들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인가에 대하여 끊임없이 실험해 보지만 결국 그들은 인간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두 영화 다.. 인간은 무엇이다~ 라던지 하는 정의나, 결국 진실은 무엇이었다 하는 판단은 독자에게 맡깁니다.

 그 세계가 컴퓨터 프로그래밍 속 가상 세계던, 우주 공간의 어느 이름 모를 혹성이든...
중요한 것은 그런 것들이 정말로 중요한 사실이 아니니까요.

 인간은 어떤 시간, 어떤 공간에서든 숨쉬고 존재하고 있고, 비록 바이러스처럼 환경과 자원을 파괴하는 이기적인 생물일 지라도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따뜻함과 상대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고 사랑하는 마음이 가슴 속에 남아 있다는 것을 이 각각의 영화들은 보여주고 싶은 건지도 모릅니다.

 네오가 각성해 가는 과정은 인간은 본질적으로 어떤 존재인가를 알아가는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비록 영웅적인 모습을 한 네오가 다수의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을 깨우치기 위한 선지자가 되어버린 셈이지만, 네오의 마지막 멘트처럼... 그것은 그저 끝이 아닌 시작일 뿐이니까요.
미래가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고, 그건 희망이 남아있다는 말이니... 역시 감독은 그래도 인간편에서 손을 들어주고 싶었나 봅니다.

 영화 13층은 인간의 본질 탐구까지 확대되어가는 결말은 아니지만,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서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묻고 있는 차원에서는 매트릭스와 닮아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영화입니다.

 마지막으로...
매트릭스는 또한 중요한 질문 하나를 더 덧붙이고 있습니다.

 ..... 그것이 무엇이든... 진실이 거짓을 안고 살아가는 것보다 못할 때는...
진실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눈을 가린 채 살아갈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아무리 어두운 현실이라도 일깨워주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그냥 그렇게 그 세계 속에서 살아가도록 내버려둬야 하는지...

 영화 속 각각의 캐릭터들은 나름의 선택을 하지만...

 독자의 선택은 독자의 몫입니다.

 매트릭스....
쉽고 가볍고 재밌게 보려면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러나...
그 재미 뒤에 숨겨진 은근한 질문을 받게 되면...
한참을 우물쭈물 거리며 대답하지 못하게 되는 자신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나.. 역시... 대답은... 자신의 몫입니다.
영화가 끝나고...

 그저 평범한 일상 속에 놓인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 그냥 까맣게 잊어먹어도 될 테지요...

 내가 속한 세상은 그렇지 않다고 안도하면서...

 볼 거리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는 영화 매트릭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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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1999, The Matrix)
제작사 : Silver Pictures, Warner Bros., Village Roadshow Pictures / 배급사 : 엠엔엠인터내셔널(주)
수입사 : 엠엔엠인터내셔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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