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란 어떤 존재인가? 오늘날 대부분의 나이든 아버지들은 자식들에게 살갑게 대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 6.25 전후에 태어나 배고픔과 가난을 겪으며 오직 앞만 보고 일만해온 아버지 세대. 하지만 정년퇴임을 했거나 앞두고 있는 아버지들은 가정이나 사회에서 외톨이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돈을 벌었지만 가족들은 필요할 때는 언제나 일 때문에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한 아버지의 부재를 이야기한다. ‘굿바이 대디’는 아버지와 아들간의 소통의 부재가 주제다. 자세한 내막은 모른 채 어머니의 가출과 죽음이 아버지 때문이라고 굳게 믿고 아버지를 미워하는 아들 그리고 그런 아들에게 아무 말도 해주지 않은 채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 결국 아버지 장례식을 치루면서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아들은 살아생전의 불효를 후회하며 이미 곁에 없는 아버지를 애타게 그리워하며 끝이 난다. 이 연극의 하이라이트는 주인공 박진구의 죽마고우 허삼용을 역으로 나온 선동혁씨의 연기. 다른 배우는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거칠지만 의리 있는 깊은 친구 역을 멋지게 소화하셨다. 진부한 소제에 결말이 보이는 내용이었지만 선동혁씨의 연기에 힘입어 전혀 지루하지 않게 관람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들, 박명진 역을 한 이영구씨가 아버지의 영정 앞에서 춤추는 장면. 극의 흐름상 아들의 마음을 표현하는 중요한 장면인데 극 중에서 춤을 전공한다는 아들의 춤이 어째 좀 엉성했다. 나름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었던 그리고 다시 한 번 아버지를 생각하게 해준 연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