촐라체(신들의 산 에베레스트 서남쪽 봉우리) 그것은 히말라야 에베레스트를 배경으로 하지만 산에 관한 연극이 아니었다.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인생의 장벽을 말하는 거라면 너무 거창한가? 아무튼 촐라체를 오르는 두 형제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장벽들 가운데 꼭 넘어야하는 그리고 꼭 넘기를 희망하는 장벽에 관해 생각하게 하는 연극이었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 연재된 박범신 작가의 원작을 아들인 박병수씨가 연출했다. 김태훈(정우진 역)씨의 나레이션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코펜하겐에서 보고 두 번째인데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시사프로를 맡으셔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산을 오르는 장면은 좁은 무대 위에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전혀 어색하지 않게 잘 연출한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연극이 아닌 연극 외적인 요소다. 그날 마지막 공연이라 그런지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정현 국회의원 그리고 원작자이자 연출가의 아버지인 박범신 작가 등 여러 VIP(?)가 연극을 관람하러 왔다. 마지막 연출가의 말을 듣고 있자니 오세훈 시장을 비롯해 VIP들의 이름을 몇 번이나 언급하면서 나중엔 마이크까지 주며 한 말씀을 부탁하는 게 아닌가. 왜 이런 곳에서까지 정치인의 말을 들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작품을 보러온 바쁘신 분들에 대한 예의로 그랬는지 몰라도 연출가 자신이 너무 정치적인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앞으로 그의 작품을 이곳저곳에서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