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우먼 인 블랙]
2012. 04. 05. 1층 D-7,8 번.
신랑과 함께 간만에 데이트를 나섰다.
물론 아이프로슈머 덕분에 연극 '우먼 인 블랙'을 보게 되었다.
신랑은 유쾌한 걸 좋아하지만 나를 위해 공포? 스릴러? 물인 이 공연을 보게 되었다.
나에겐 제대로 된 스릴러이자 공포물은 네번째.
신랑은 첫번째 공연이었다.
어줍잖은 공포연극을 보면 실망할 수도 있을텐데, 제대로 된 공연을 보여주게 되었단 생각에
나는 마냥 들뜨기만 했다.
책도 나왔었고, 영화로도 나왔지만 결혼을 최근에 한 까닭에 바빠서 못봤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되었다.
연극이 시작되는 도입부는 새로웠다.
마치 일반인에게 시키는 것처럼 휴대전화를 꺼달라는 부탁을
대사 읽듯이 하여 이 연극이 긴장감 넘침을 잠시 잊게 해주었다.
굉장한 소극장. 말 그대로 소극장이었다.
그래서 인가? 오히려 더 공연에 몰입할 수 있었다.
사실... 조금이라도 긴장되면 바들바들 하는 나 였는데,
배우들에게 누가 될까봐 숨죽여가며 집중해서 봤다.
날 보러와요. 스릴 미. 잭더 리퍼 이후에 보는 우먼 인 블랙.
긴장이 넘치고 소름 돋지만, 전혀 다른 형식이었고,
단 두명의 배우가 펼치는 열연 덕분에 부족함 없이 느껴졌다.
마차 씬이나 스파이더 씬에서는 영화에선 어떻게 표현했을까? 라고 생각하며
음향효과에 귀를 기울였다.
미친듯이 소리를 질러대며 계속 핸드폰 카톡 보느랴, 친구랑 이야기 하느랴 바쁜 옆 여자 관객과
이미 몇 번 본듯, 시작 전부터 내용을 미리 이야기 한 정말 매너없는 관객,
시작 전에 미리 음식물을 싸들고 들어와서 먹어대는 관객.
들어와서 큰소리로 떠들면서 미친듯이 사진 찍어대는 관객.
소극장이라 대극장에서 볼때와 달리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모든걸 덮었던 건 두 배우의 힘이 컸다.
그리고 연출의 힘!
연극을 보고 박수갈채가 아깝지 않았다.
또한 밥을 못먹어가며 본 보람도 넘쳤다.
다만, 우리 관객의 매너가 좀 더 자리잡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영화를 볼때나, 연극을 볼때나 항상 느끼는 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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