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가 시작되면 울창한 숲 속을 헤치고 다니는 남자들이 보인다. 어둠 속에 빽빽하게 우거진 숲은 그 안에 무언가 감추고 있는 깊고 두려운 존재로 비친다. 고대로부터 이어진 타키엔 숲의 보호 정령 이야기를 비웃듯 나누는 그들에게 가해지는 초자연적인 에너지에 결국 남자들 중 하나가 희생되면서,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불길한 전조는 마침내 뚜렷해진다. 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진 이 산간벽지의 마을 사람들은 돈은 없지만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개울에서 멱을 감는 여자들과 물장구를 치는 아이들에게 숲은 즐거운 놀이터인 동시에 경외의 대상인 것이다. 이 때 사륜구동 자동차로 물보라를 일으키며 보무도 당당하게 방콕에서 온 댐 건설 업자들이 나타나고, 돈이 뭔지도 잘 모르는 주민들에게 그들은 평당 소정의 땅값을 쥐어주며 문명화를 계획한다. 한편 건설 현장의 보스인 트라이는 업자들 중 한 명의 딸인 폰과의 결혼을 계획하는데, 폰과 동네 청년 캄통은 은근히 서로 애틋한 맘을 가지고 있다. 그러는 중에도 댐 건설을 위해 베어낸 거대한 나무에서는 피가 흐르고, 숲에서는 여인의 모습을 한 정령의 모습이 점점 더 자주 목격되는 등 분위기는 고조된다. 마침내 댐이 완성되지만 이들에게 닥칠 재앙은 자명하다. 결국 인간 사회를 파멸시키는 것은 인간들 자신의 더럽고 끝없는 탐욕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세상을 구원하고 재생시키고 이어나가게 하는 것은 무얼까? 재해 구조 현장을 연상시키는 마지막 장면에서, 서로 사랑하는 캄통과 폰이 감격적인 재회를 하는 순간, 웡핌 감독은 초록을 되찾는 숲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장은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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