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스릴러의 진수와 독특한 아이디어로 파란을 일으켰던 <큐브>시리즈는 바바라쉬의 간단한 메모에 의해 3편이 구상되고 있었다. <아메리칸 사이코> 시리즈, <큐브-하이퍼큐브> 등 소위 ‘호러 전문 제작자’에게 스릴러에 대한 구상은 본능과 같은 것이었을까? <큐브-하이퍼큐브> 음향 작업 도중 문뜩 떠오른 아이디어를 오랜 동료이자 ‘Lions Gate’사의 제작부장 마이클 파서넥과 상의하게 되었다. 결과는 전형적이고 엽기적인 SF 단골 아이템에 그쳐 스스로 감독 데뷔작으로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 후, 첫 작품의 시나리오에 신중을 기하기 위한 새로운 구상은 후편에서 전편의 이야기로 선회하게끔 만들었고 제목 또한 <큐브 제로>로 결정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시나리오는 마무리 될 때까지 초지일관 ‘큐브의 전설에 충실하게 써야 한다’는 원칙 하에 쓰여졌다. 그리고 ‘스스로 힘을 가진 자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우리 시대에 얼마나 끔찍한 괴물들을 만들고 있는가?’ 라는 주제 의식까지 보태졌다. 그리고 내용상 어떻게 하면 관객들의 몇 가지 의문들에 답을 해주면서 더 많은 의문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큐브 제로>는 호러 전문 제작자뿐만 아니라 바바라쉬의 성공적인 감독 데뷔작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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