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쿠엔틴 타란티노와 함께 비디오 샵에서 일하면서 친구가 되었다. 이 후 둘은 함께 각본 작업을 하면서 영화를 꿈꾸었는데 이 시절 로저 애버리의 작품으로는 ‘The Open Road’가 있다. 이 작품은 끝내 영화화 되지는 못하였으나, 후의 작품에서 부분적으로 응용이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로저 애버리와 쿠엔틴 타란티노의 첫 작품이 빛을 보았는데 그것이 <저수지의 개들>(1992)이었다. <저수지의 개들>은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흥행에 성공, 당시 스크린에서 보기 힘든 허무주의와 무정부주의 등을 예술적으로 표현해 내며 평단과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시기부터 로저 애버리는 쿠엔틴 타란티노와 함께 대량의 피, 그리고 폭력의 이미지가 강한 영화 미학으로 각인되었다. 이 영화가 둘의 합작품이긴 하나, 사실 미국 내에서 애버리 보다는 타란티노의 재능이 더욱 인정받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토니 스콧 감독의 영화 <트루 로맨스>(1993) 는 타란티노의 각본으로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애버리의 역할이 더욱 컸었던 것으로 후에 알려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빈번해지게 되자 둘은 서로 다른 작품을 구상하게 된다. 로저 애버리가 메가폰을 잡은 첫번째 작품은 <Killing Zoe>(1994)로 섹스, 폭력 등이 어둡게 표현되었던 이 작품으로 영화제에서 다양한 상을 받게 된다. 그리고 동시기에 둘의 역작인 <펄프 픽션>(1994)이 완성되었다. 권투선수와 살인 청부업자 그리고 보스의 정부가 얽히는 이야기인 <펄프 픽션>은 오스카의 최고 각본상과 칸 영화제 베스트 필름 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한다. 1994년 이후 애버리와 타란티노는 공식적으로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그리고 다양한 시나리오 작업을 해오던 애버리에게 라이온스 게이트에서 새로운 기회를 주게 되는데, 미국 내 최고의 문제 작가인 브렛 이스턴 엘리스의 소설 『The Rules Of Attraction』을 각색하여 영화화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작품으로 애버리는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하였고, 자신과 타란티노의 다른점을 확연히 하였다.
Filmography <크라잉 프리맨(1995)>, <펄프 픽션(199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