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겨우 고등학교만 졸업한 후 용접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나이 마흔 여섯에 이르기까지 반정부 공산주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던 주제 사라마구는 신사실주의 문예지 「세아라 노바」에서 계급투쟁적 시각의 작품을 선보이며 1947년에 소설 <죄악의 땅>으로 데뷔했다. 그러나 이 후 19년간 한 편의 작품도 생산하지 못 한 채 공산당 활동에 전념하며, 기술자 공무원 번역가 평론가 신문기자 자유기고가 등 수많은 직업을 전전했다. 그가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나이 마흔 여섯 되던 해인 1968년에 시집 <가능한 시>를 발간한 후. 그리고 그는 1979년 희곡 <밤>으로 포르투갈 비평가협회가 뽑은 올해의 희곡상을 받았고, 1982년에는 포르투갈을 배경으로 한 환상적인 역사소설 <발타자르와 블리문다>를 발표해 점점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주제 사라마구가 문학의 전성기를 맞은 것은 1982년 작 <수도원의 비망록>을 발표하고부터였다. 그는 이 작품으로 일약 포르투갈 최고의 작가로 떠올랐으며, 순식간에 유럽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문제적인' 작가의 한 사람으로 성장했다. 또한, 같은 작품으로 포르투갈 팬클럽상과 리스본 문학상을 수상했고 1992년에는 포르투갈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상상력과 아이러니가 풍부한 이야기로 우리의 눈을 속이는 현실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었다'는 노벨상 수상이유에서도 나타나듯이, 주제 사라마구는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능숙하게 넘나들며 인간과 사회의 본질을 꿰뚫는 작품을 써왔다. 국내에서는 그의 수상 소식이 알려진 후에야 작품이 소개됐지만,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오른 경력만도 5~6차례인 주제 사라마구는 유럽에서는 그의 작품이 번역되지 않은 나라가 없을 정도로, 현재는 130여 국의 나라에서 번역 출판이 되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