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농담사이… 그 위험한 외줄타기 체험 ‘변화의 가능성’을 저울질하는 우리의 모습
푸른 하늘의 구름사이를 헤치며 시작되는 오프닝은 그야말로 영화를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멀리서 보면 그 모양이 서서히 변하는 것 같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일분 일초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구름의 모습이야 말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우리의 삶의 모습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내면적 변화에 회의적이긴 하지만 그 가능성에 대한 동경으로부터 출발했습니다.”라는 감독의 말처럼 <가능한 변화들>은 30대 중반에 들어선 두 친구의 삶을 통해 삶이 갖는 모호함과, 오랜 삶의 법칙에서 인간이 뛰어넘을 ‘변화의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주는 것만으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도덕과 부도덕, 삶과 죽음, 종교와 통속, 사랑과 절망… 그 모호한 경계를 오가며 우리는 얼마만큼의 변화를 낚아낼 수 있을까? 진실과 농담사이, 그 아스라한 외줄타기와 같은 이 영화는 블루와 레드의 색채변주와 씨실, 날실을 교묘하게 직조한 구성을 통해 삶의 모호함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를 꿈꾸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치밀하게 담아내고 있다. 특히 꿈인 듯, 현실인 듯… 모호함을 그대로 영어 둔 영화적 형식은 관객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되어보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미묘하고 독특한 영화적 스타일, 현실과 상상의 다른 표현 블루와 레드
<가능한 변화들>은 구성상 1부와 2부, 그리고 블루와 레드톤으로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감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재미를 안겨 주는 독특한 영화적 스타일을 차용하고 있다. 단절된 드라마인 듯한 1부와 2부의 이야기는 두 주인공이 교묘하게 얽히면서 영화가 단순한 이분법적 구성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차가운 블루 톤의 화면은 일상의 면면을 리얼하게 그려보이고, 미묘한 분위기의 레드 톤은 주인공 문호와 종규가 꿈꾸는‘변화’를 몽환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이러한 톤의 구분은 같은 시간대에 존재할 수도 있는 각각 다른 두 가지의 이야기를 형상화한 것이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에 등장하는 ‘검은 옷의 남자’는 이 영화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이 밖에도 곳곳에 숨겨진 퍼즐 같은 영화 속 장치를 찾아보면서 이야기를 따라가 보는 것도 이 영화의 또 다른 묘미가 될 것이다.
이창동, 이광모 감독이 극찬하고 충무로가 주목한 시나리오
<가능한 변화들>은 민병국 감독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직접 구상해 써 낸 시나리오이다. 2001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나리오 부문에 당선될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이창동 감독과 이광모 감독은 <가능한 변화들>에 대해 “세속적 가치의 허구를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있는 작품이다. 좋은 영화로 재창조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라고 평하였다.
이후2년 여의 각색 작업을 거쳐 <가능한 변화들>은 충무로 각 분야 최고의 스탭들의 손에 의해 세계무대에서도 손색이 없는 완성도 높은 영화로 재탄생 되었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제작 시스템의 모색, 스탭이 영화의 공동제작자이자 투자자이다
최근, 이야기의 규모와 상관없이 부풀어가는 제작비의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 <가능한 변화들>은 합리적인 제작 시스템과 최소예산으로 리스크를 분담하고자 하였다. 그 대안으로 자신의 개런티나 장비료 일부를 영화에 재투자하는 방식을 채택한 <가능한 변화들>은 이러한 현물투자 방식으로 제작비의 상당부분을 충당하였고, 스탭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 또한 이끌어낼 수 있었다. 현물투자방식은 영화의 흥행이 손익분기점을 넘을 경우 자신의 투자지분을 외부투자자와 동일한 조건으로 인정 받아 균등 배분 받게 되는 시스템이다.
아울러 영화의 제작사는 이러한 스탭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손익분기점이 넘을 경우 제작사에게 지급되는 수익 중 50%를 스탭들에게 환원한다’는 의무조항을 계약서에 명시하여 비록 타 영화에 비해 적은 개런티로 참여한 스탭들이지만 모두가 영화의 주인으로서 책임감과 보람을 함께 얻고자 하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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