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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1998, L'Ennui)
배급사 : (주)영화사 백두대간
수입사 : (주)영화사 백두대간 / 공식홈페이지 : http://www.cinecube.net/cine/lennui

권태 예고편

[리뷰] 권태 05.06.17
[스페셜] 도대체 얼마나 야하길래? <권태> 반려 포스터 보기. 05.06.03
집착 그리고 사랑을 모르는 .... sgmgs 08.02.15
권태 lkm8203 06.10.22
짜증나는 남자 캐릭터,이해할 수 없는 여자 캐릭터 ★★  bjmaximus 10.10.12
말초 신경을 ... ★★  wizardzean 08.03.18
눈요기 감으론 적당해요 ★★☆  qsay11tem 07.08.14



사랑에 빠지는 인간, 사랑이라는 이름의 욕망에 대한 해부
참을 수 없는 독점욕을 밀도 있게 그려낸 심리드라마

17살 난 누드모델 세실리아에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드는 40대의 이혼남, 철학교수 마르땅의 지독한 사랑을 그린 영화 <권태>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을 사로잡는 욕망을 낱낱이 드러내는 작품. 열정적인 사랑 따위는 어리석게 여기며 살아온 마르땅은 늙은 화가 메여스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묘한 매력을 지닌 세실리아에게 호기심을 느낀다. 화가가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토록 맹렬하게 그녀와의 관계를 지속했던 것은 무엇 때문인지 만남을 거듭하며 세실리아를 집요하게 추궁하던 마르땅은 결국 자신도 그녀 없이 살 수 없을 만큼 강렬한 사랑에 사로잡힌다.
영화 <권태>의 매력은 마르땅에게 찾아온 이 사랑을 낭만적으로 묘사하지 않는 데 있다. <권태>는 사랑이라는 이름에 숨겨진 욕망의 정체를 직시한다. 그것은 소유욕, 더 나아가서는 독점욕이며 이제 더 이상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마르땅을 성적인 충동, 집착, 질투의 소용돌이로 몰아넣는다. 아무리 사랑해도 상대를 송두리째 소유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사실. 더구나 결코 마음을 내어주지 않을뿐더러 삼각관계를 버젓이 유지하려는 세실리아는 마르땅을 견딜 수 없는 지경으로 애타게 하고, 가질 수 없는 것을 더욱 탐하게 되는 욕망의 아이러니를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다.


사랑에 사로잡힌 이들의 증상에 대한 내밀한 기록
극단적인 설정도 공감가능하게 하는 탁월한 묘사

40대 철학교수와 17살 누드모델의 스캔들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로 사랑에 대한 집착, 한 여자에 대한 독점욕을 다소 극단적으로 그렸음에도 불구하고 <권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설득력과 현실감을 가진 작품이다. 아마도 최근에 실연했거나 짝사랑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더욱 공감할만하다. 사랑을 앓는 사람들의 증상과 심리를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정확하고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
사랑에 빠진 마르땅의 일상은 세실리아의 작은 몸짓과 말 한 마디에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온종일 그녀의 전화를 기다리다 같이 있을 때는 그녀가 따분해하면 어쩌나 불안해하고, 떨어져 있는 시간은 그녀가 다른 남자와 있는 상상으로 시달리는 마르땅. 그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딴 남자와 자는 세실리아의 마음을 알 수가 없는 마르땅은 이혼한 전 부인은 물론, 지나가는 사람까지 붙잡고 속사정을 털어놓으며 질문을 퍼붓기 시작한다. “그녀에게 애인이 생겼는데 전보다 더 그녀를 원해”“같이 자는 걸 즐기면 사랑하는 걸까요?”“여자가 약속을 어기면 마음이 변한 걸까요?”“내가 따분한 사람일까요? 그래서 여자가 바람을 피우는 걸까요?”그는 품위 따위는 던져버린 채 본능적이고 원색적인 반응을 보이며 영화는 한 시도 느긋하지 못한 마르땅의 심리를 따라 신경질적인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한다. 마르땅은 운전할 때마다 굉음을 내면서 질주하는데, 자동차의 급가속 음향도 그의 내적 갈등과 불안함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여자 때문에 비상식적으로 변해가는 남자
너무나 다른 캐릭터의 만남에서 빚어지는 독특한 유머

마르땅은 사랑은 한 사람만을 향한 마음이라고 믿는 보통 수준의 상식과 플라톤과 칸트를 통해 쾌락과 욕망의 정체를 분석하는 보통 이상의 지성을 갖춘 인물. 그는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세상의 비밀을 파헤치려는 철학가이기도 하다. 유일하게 그가 분석할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세실리아. 그녀는 세상의 상식이 통하지 않는 여자다. 마르땅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다른 남자와 자는 여자, 두 남자를 동시에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이 여자에게 두려움이나 윤리적 죄책감은 찾아 볼 수 없다. 오직 자신의 욕망과 그때그때의 감정에 충실한 그녀 앞에서 그의 분석의 메스는 힘을 잃는다.
영화 <권태>는 마르땅의 사랑을 너무나 절실하고 절절하게 그려내고 있는데 이에 응답하지 않는 그녀 때문에 그의 노력이 무익한 헛발질이 될 때마다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마르땅은 ‘두 남자를 동시에 사랑할 순 없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아버지처럼, 선생님처럼 가르쳐도 보고, 으름장도 놓아본다. 급기야 부와 명성을 가져다줄 결혼을 제안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는 침묵하거나 왜 그런 것이 필요하냐고 천진난만하게 되묻고, ‘섹스하자’며 말문을 막는다. 이성과 상식으로 설득할 수 없는 그녀 앞에서 중년의 철학교수는 아무 이유 없이 토라지고, 떼쓰는 어린 아이처럼 퇴행하게 된다. 세실리아와의 관계를 정리하고도 싶지만 마르땅의 몸과 마음은 이미 통제불능. 어느 날은 통화중에 그의 간절한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것에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전화기를 던져 박살내버린다. 다시는 전화를 걸지 않을 것처럼 흥분했던 그는 곧 벽장으로 달려가고 새로운 전화기를 꺼내 통화를 시도한다. 나중에는 하루종일 전화 기다리는 것도 모자라 세실리아의 뒤를 밟기도 하는 마르땅.
한 때, 마르땅은 사랑을 끊고 성욕을 승화시켜 책을 쓰겠노라 선언하며 사랑에 빠진 남자들을 ‘날뛰는 성기와 콩알 만한 뇌를 지닌 한심한 미치광이’라고 비웃었지만 결국 자신이 그 한심한 미치광이가 되어가는 것이다. 그녀를 독점하기 위해 그가 벌이는 좌충우돌 해프닝은 너무나 진지해서 오히려 우스꽝스러운, 인간이라는 존재를 고스란히 그려낸다.


파격적인 베드씬으로 국내 상영자체가 불가능했던 화제작
결국엔 이것이 육체와 영혼의 문제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권태>는 공격적인 노출과 베드씬이 문제되어 수입추천 불허 판정을 받고 국내 상영자체가 불가능했다가, 재심을 통해 NO CUT으로 개봉이 가능해진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성애묘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작품을 그저 야한 영화로 보아 넘길 수는 없다. <권태>는 사랑에 빠진 중년 남자의 극단적인 욕망과 성적 충동을 다루면서 결코 가질 수 없는 것에 끝없이 매달리고 그 허전함을 무엇으로도 채우지 못하는 인간의 실존적 고민에까지 접근한다.
이 영화에서 벌어지는 정사는 권태와 절망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인간이 삶을 견뎌내기 위해 택하는 가장 인간적인 선택으로 그려진다. 삶의 무게를 휘발시켜 버리려는 듯 절정의 순간을 애타게 구하는 것이다. 일상에 부여하는 강렬한 자극으로, 호기심과 동물적인 본능의 유혹으로 시작된 마르땅의 섹스는 처음엔 상대방의 몸을 소유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가 이내 자신은 아무것도 소유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는 공허함으로 되돌아온다. 그러나 그 깨달음의 순간, 소유하기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집착하고 탐닉하는 것이다. “그 애랑 잘수록 소유할 수가 없어. 섹스를 너무 해서 소유할 힘이 없어져”라는 고백처럼...


인간 욕망의 본질을 거침없이 대담하게 그린
탄탄한 원작의 업그레이드!

이 영화에는 모라비아가 생애, 그의 작가생활을 통하여 고집해온 테마가 그대로 그려져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고독이고, 끝없는 소외감, 설명할 수 없는 불안이며, '성' 이고 말 그대로 '권태'인 것이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은 여기에 그려져 있는 남자와 여자의 관계,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모라비아의 팬이 아니라도 꼭 봐야 할 영화라고 할 수 있다.
- 코이케 마리코, 소설가

이탈리아 문학의 거장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소설을 스크린으로 만나보는 기쁨!
이 영화의 원작은 이탈리아 문학의 거장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소설『권태(La Noia)』. 모라비아는 실존적 고민 속에서 욕망의 문제, 사랑과 미움, 질투, 끝없는 회의에 직면하게 되는 삶의 부조리를 심도 있게 다룬 것으로 유명하다. 인간 존재에 대한 집요한 탐색을 보여주는 그의 작품들은 성문제를 적나라하게 그려 종종 외설시비에 휘말리기도 했지만(1952년 그의 소설들은 외설이라는 이유로 교황청의 금서목록에 오른다) 성(g)을 파시즘의 문제와 결부시켜 그 욕망의 정체를 해부하는 작품들은 도발적인 매력과 세련된 정치적 메시지로 수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모라비아는 특히 영화감독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작가이며, 많은 감독들이 그의 소설의 영화화를 시도했다. 장 뤽 고다르 감독의 <경멸(1963)>,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순응자(1971)>가 그 대표적인 예.
세드릭 칸이 모라비아의 작품을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인간의 미묘한 욕망을 탁월하게 잡아낸 원작의 가치가 훼손될까 우려했지만 <권태>는 그것이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훌륭하게 증명해냈다. 세드릭 칸은 섬세하고도 드라마틱한 연출을 통해 60년대 로마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를 20세기 말, 프랑스 파리의 이야기로 재창조했고 영화 <권태>는 원작 소설의 정수를 더욱 더 흥미롭고 박진감있게 펼쳐낸 것이다. 국내에서 모라비아의 작품은 유작인 『표범 같은 여자』를 제외하고는 거의 절판이거나 출판되지 않은 상태여서, 그의 걸작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은 일! 영화 <권태>의 개봉은 모라비아를 스크린에서 발견하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총 12명 참여)
nexmack
에로 아니에요? ;; 대략 난감하네 ㅎㅎㅎ     
2005-06-12 22:25
pparksae
에로에 초점을 맟추지말고 그냥 보세요, 예상외로 많이웃을수있는영화입니다. 재밌어요..야한장면도 잘찍었구요..기대하지말고 보세요~     
2005-06-0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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