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르 사 비(1962, Vivre Sa Vie)
배급사 : 알토미디어(주)
수입사 : 알토미디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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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세계 영화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논문이 쓰여지고 있는 감독. 비평가로, 감독으로. 자신의 그 어떤 작품보다도 드라마틱한 생을 살아온 감독. 장 뤽 고다르의 이름을 빼고 현대 영화사를 얘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무의미하다.
성찰과 형식미로의 승화
데뷔작인 <네 멋대로 해라>가 패기 넘치는 실험의 결과물이라면, <비브르 사비>는 그러한 패기와 실험이 성찰과 형식미로 승화되기 시작한 작품. <비브르 사비>는 한 여자가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가혹한 세계에 의해 창녀로 전락하는 드라마틱한 내용으로 고다르의 작품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기도 했다.
“몰입하지 말라, 대신 두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라” 오프닝 크레딧이 끝나면, 명암을 구별하기 어두운 배경 속에서 어렴풋이 한 여자의 옆모습이 클로즈업된다. 첫 장면부터 고다르는 주인공 나나의 앞, 옆, 뒷모습을 다짐하듯 보여주며 그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 여자의 생”에 관한 것임을- 마치 Vivre Sa Vie(그녀의 생을 살다)라는 제목처럼- 암시한다. 그러나, 영화가 끝났을 때 관객들에게 남겨진 것은 이 영화의 불행을 바라보며 얻는 나긋나긋한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그녀를 불행으로 몰아간 세상에 대한 분노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고다르의 의도이기도 하다. “몰입하지 말라, 대신 두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라” <비브르 사비>가 브레히트의 “거리두기”이론이 가장 본격적으로 또 가장 완벽하게 구현된 영화로 꼽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거부할 수 없는 두 가지 매력- 안나 까리나의 유혹 - 그리고 미셸 르그랑의 선물
고다르의 이런 집요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비브르 사비>에는 관객들이 “거리두기를 두기가 불가능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바로 주인공 안나 까리나의 카리스마적인 매력. 연인이자 아내, 그리고 “예술가”고다르의 뮤즈였던 안나 까리나는 그녀를 떠올리지 않고서는 <비브르 사비>의 단 한 장면도 생각하지 않을 만큼 영화를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낸다. 두 번째는 <쉘브르의 우산>의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들어낸 명장. 미셸 르그랑의 음악. 나나를 스쳐간 모든 남자들은 그녀를 배반하지만, 풍부하면서도 절제되어 있는 르그랑의 메인 테마만은 끝까지 그녀의 곁에 남는다. 또한 나나가 소녀처럼 춤추는 당구장 시퀸스, 거리의 총성과 까페 안의 상황을 리듬에 맞춰 분절해 긴박함을 표현한 장면 역시 <비브르 사비>만이 줄 수 있는 매혹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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