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 스나입스와 액션 영화의 고수들이 완성한 고감도 액션 스릴러
브라이언 드 팔마의 <미션 투 마스>, 코엔 형제 연출하고 톰 행크스 주연한 <레이디 킬러>등을 제작한 헐리웃의 각광받는 제작자 탐 제이콥슨은 우연한 기회에 보스니아 지역을 방문한 후 전쟁의 상흔이 아직도 남아있는 그 곳에서 영화 제작에 관한 영감을 얻게 된다. 귀국 후 그는 실제로 그 전쟁을 경험한 참전용사를 만나게 되고, 전쟁 당시의 참혹한 전투의 기억보다 전쟁이 끝난 후 정신적. 육체적 후유증 특히 과거에 자신이 경험한 인간으로서 차마 감당하기 고통스러웠던 기억의 잔상들로 인해 더욱 고생한다는 그의 증언을 참고로 시나리오를 완성하기에 이른다.
전미 화제의 TV 시리즈 <스몰 빌>과 SF의 기념비적 작품 <스타트렉>의 데이빗 카슨 감독을 필두로 <캣츠 앤 독스>의 루이스 페브리 음악 감독, 토니 스콧 감독의 <마지막 보이스카웃> <엑스 파일>등의 촬영을 담당한 워드 러셀 감독 등 최상의 제작진이 구성된 후 그들은 곧바로 캐스팅 작업에 착수, 누구 하나 반론의 여지없이 <블레이드> 시리즈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액션 스타 웨슬리 스나입스를 과거 전쟁의 악몽이 현실이 되어버린 참전용사 주인공 ‘딘 케이지’로 캐스팅에 성공하며 영화를 완성하게 된다. 웨슬리 스나입스 이외에도 헐리웃 베테랑 연기자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마스크 오브 조로>의 스튜어트 윌슨, <진주만><블랙호크다운>의 킴 코어츠 등 조연진 또한 관록 넘치는 열연으로 영화의 완성도에 힘을 실어주고 있으며, 특히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Night Scene’을 훌륭하게 렌즈에 담아내며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워드 러셀의 솜씨는 오랜만에 만나는 하드 보일드 액션 스릴러의 진정한 묘미를 느끼게 한다.
웨슬리 스나입스를 위한 웨슬리 스나입스에 의한 액션과 심리 연기의 탁월한 조화!
‘거대한 음모의 중심에 내가 관련 되어 있다면?’ 이란 영화에서 자주 경험해 왔던 이야기에서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액션 연기와 미묘한 심리 변화 묘사가 동시에 가능한 헐리웃 탑 클래스 배우들은 톰 크루즈나 윌 스미스, 웨슬리 스나입스 정도이며, 그 중 윌 스미스는 정통 액션 보다는 코믹이 가미된 캐릭터에 더욱 친숙한 편으로 백인과 흑인 배우 중 액션 연기의 달인은 쉽게 톰 크루즈와 웨슬리 스나입스로 압축된다. 둘 다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의 지명도와 인기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 영화상에서 CG나 기술적 도움 없이 배우 자신이 가진 능력을 활용한 액션 연기는 단연 웨슬리 스나입스가 한 수 위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블레이드>시리즈나 <아트 오브 워>등의 영화에서 그가 선보인 실제 무술 실력은 고수의 풍모마저 느끼게 만들며 모든 관객을 순식간에 ‘스나입스 식 액션연기’의 매니아로 만들 만큼 간결하면서도 파워가 넘친다.
이 영화 <나인 라이브스>에서도 그는 다시 한번 녹슬지 않은 자신의 절도 있는 액션 연기와 초창기 스파이크 리의 영화에 출연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갈고 닦은 탁월한 내면 연기를 함께 선보인다. (스파이크 리의 <정글 피버>나 마이크 피기스의 <원나잇 스탠드>의 연기를 떠올려 보라)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아직도 전쟁 중에 있다고 생각하며 군사적 트라우마에 빠져 버리는 주인공 ‘딘 케이지’는 곧 실제 인물이라 느껴질 만큼 현실감 있는 연기를 선보이고, 영화에서 강력한 환각제 XE에 취한 모습과 그 상태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적들과 맨손과 각종 무기들을 활용하여 악전고투를 벌이는 그의 모습은 이 영화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할 만큼 뇌리에 선명하게 각인되고 있으며 단순한 액션물이 아닌 웰 메이드 느와르 영화의 면모까지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병기라 불리는 거친 남자 “아무도 나를 막을 수 없다”
냉전의 막바지였던 1980년대 후반, 헐리웃은 상상속이나 만화에서 존재하던 ‘액션 히어로’를 인간의 모습으로 형상화시켜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되는데, 그 중 대표적인 캐릭터가 바로 ‘인간병기’의 자웅을 겨뤘던 <람보>의 스탤론과 <코만도>의 슈왈츠네거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참전용사라는 공통점과 우람한 근육질에 공중을 나는 헬기마저 격추시키는 놀라운 사격술은 물론 일당 백도 두렵지 않은 특별한 싸움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데올로기의 산물로 과장되게 급조된 마치 사이보그를 보는 듯한 그들 캐릭터는 인기 수명이 얼마 가지 못하게 된다. 그 후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싸움의 기술은 그대로이지만 인간적인 아픔을 과장 없이 드러내는 좀 더 인간적인 모습이 인간적이던 <리쎌 웨폰>시리즈의 멜 깁슨이 곧 그 자리를 물려받게 된다. 자신 때문에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해 항상 자살을 시도하고, 중요한 순간에 실수를 연발하는 그의 이런 모습은 아직까지도 가장 매력적인 ‘인간 병기’의 전형으로 기억되곤 한다. 이 영화 <나인 라이브스>의 웨슬리 스나입스 역시 멜 깁슨처럼 전쟁 중에 겪은 충격적 사건으로 인해 인간적인 번민과 아픔으로 실의의 날들을 보내며 관객의 동정심을 자극한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위험 속으로 내몰리게 된 순간부터 그는 이내 곧 생존을 위해, 타의에 의해 내던져진 사건의 음모를 파헤치기 위해 자신의 내면 깊숙이 숨어있던 야수와도 같은 본능을 깨우며 숨막히는 전쟁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언제부턴가 액션 영화에서 배우의 몸을 내던진 연기보다 특수효과와 별도의 카메라 테크닉이 훨씬 더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지만 이 영화에선 특수효과와 별도의 카메라 테크닉은 별로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 동양무술과 강인하게 단련된 신체를 통해 내뿜는 그의 액션은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빠르고 강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백 퍼센트 대역이나 테크놀러지의 도움 없이 완성된 ‘스나입스 식 인간병기’는 왜 그가 진정한 액션 스타로 인정받는지 그 해답을 다시 한번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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