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모로우><인디펜던스 데이>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 2008년 전세계를 뒤엎을 초대형 프로젝트
<인디펜던스 데이><투모로우>의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10,000 BC>로 돌아왔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블록버스터를 연이어 내놓으며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어왔다. 그런 에머리히 감독에게 있어 선사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10,000 BC>는 영화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이었다. 태초의 세상에 매료돼있던 에머리히 감독은 거대한 제국에 맞서 싸우는 젊은 영웅을 다룬 신화를 창조해 관객들이 전혀 경험해보지 않은 세상, 이전까지 알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운 세상으로 초대한다. <10,000 BC>는 기원전 1만년이라는 시대를 바탕으로 감독의 상상력을 더해 캐릭터와 배경 등을 재구성한 창작의 산물이다. 때문에 영화 속에 등장하는 피라미드나 돛단배 등은 사실 시대적인 흐름으로 볼 때는 걸맞지 않지만 이는, 시대를 뛰어 넘고 세기를 아우르는 영웅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이에 제작진은 영화 속에 엄청난 규모의 전투, 거대한 맘모스 사냥, 피라미드와 잃어버린 세상 등을 등장시켜 원시부족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아닌 낯선 세상으로 모험을 떠나는 영웅의 모험담을 그린다.
영화는 거대한 맘모스를 사냥하며 살아가는 야갈 부족의 삶의 터전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야갈 부족은 맘모스를 식량으로 삼기 때문에 맘모스 사냥꾼들로 알려져 있다. 빙하시대가 끝나고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맘모스가 점점 줄어든다는 걸 인식하게 되고 위대한 영웅이 나타나 맘모스가 멸종하기 전에 부족에게 새로운 삶을 안겨줄 것이라는 부족의 정신적 지도자 ‘위대한 어머니’의 예언으로 한 젊은이의 특별한 모험담이 시작된다. <10,000 BC>는 영웅의 본성, 리더십, 인간관계의 힘 등 다양한 주제를 파고든다. 큰 송곳니를 가진 호랑이, 거대한 몸집의 맘모스가 등장하고 사랑, 열정, 연민과 같은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비롯한 비이성적인 면과 이성적인 면이 공존하고 신화적인 요소가 잘 버무려져 있다.
원시로의 회귀를 위한 배우들의 노력 패셔니스타에서 배우로 발돋움한 신예스타들의 활약
에머리히 감독은 <언디스커버드>란 독립영화의 포스터에 등장한 한 배우를 주시한다. 포스터에서 스티븐을 보고 누군지 궁금했던 그는 <10,000 BC>의 주인공 역에 다른 어떤 배우들도 떠올릴 수 없었다. 감독의 신임 속에 스티븐은 극중 들레이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이전 작품을 위해 체중을 불렸던 스티븐 스트레이트는 들레이 역을 소화하기 위해 다이어트와 트레이닝을 통해 15kg이상을 감량했다. 당시 원시인의 모습에 대한 문헌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세계 각지 부족들의 문화를 연구해서 그들의 생활상을 배우고 원시인들이 사냥할 때의 모습을 나타내기 위한 몸동작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다. 들레이와 남몰래 사랑을 키워나가는 에볼렛 역에는 이국적인 외모의 카밀라 벨이 열연한다. 패셔니스타로 유명한 그녀는 원시부족으로 등장해서도 감출 수 없는 매력을 한껏 발휘해 나약한 면과 영웅적인 면을 동시에 보여주며 자신의 역할에 강한 힘을 불어넣었다. 특히 영화의 내레이션은 이집트의 전설적인 배우 오마 샤리프가 맡았는데 연륜이 담긴 그의 낮고 강한 목소리가 영화에 무게감을 실어준다.
영화 속에서 ‘네 발 달린 악마’를 타고 다니는 노예사냥꾼을 연기한 배우들은 말 전문가들에게 말 타는 법을 배웠다. 특히 말 전문가들은 배우들뿐만 아니라 말을 책임져야 했다. 말들이 촬영장에서 카메라, 조명, 연기, 불 등에 익숙해지도록 훈련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현지 말들로부터 병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검역이 된 장소에 보관되었다. 건조한 사막 날씨에 말들이 탈수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했고 뉴질랜드 산악지역에서는 촬영시작 2주전에 말들을 산에 데리고 올라가 추운 날씨와 높은 고도에 적응을 시키는 훈련을 따로 진행하기도 했다.
눈 덮인 뉴질랜드와 사막의 아프리카에서 태초의 세상을 재현하다.
태초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에머리히 감독과 촬영팀은 살갗을 에는 추위가 몰아치는 뉴질랜드, 건조하고 무더운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 타운,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사막의 땅 아프리카 나미비아까지, 세상의 끝으로 직접 여행을 떠났다. 화창하다가도 갑자기 안개가 끼고 눈보라가 치는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태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뉴질랜드와 인류의 요람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과 나미비아 등 아프리카 여러 곳에서 현지 로케로 촬영되었다. 눈 덮인 바위로 이루어진 단단한 산악 지형인 뉴질랜드와 남아프리카의 정글, 나미비아의 사막지형은 멋진 대조를 이룬다. 로케이션에서 촬영팀이 가장 주의한 점은 웅장하면서 영적인 느낌을 주는 원시적인 자연의 모습을 보호하기 위해 최대한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 풀밭을 다녀도 바퀴 자국을 남기지 않는 작은 4륜차를 이용하고 필요한 소품과 세트는 헬기를 이용해 공수했다. 고대 선사시대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뉴질랜드 남섬 해발 5천 피트에 위치한 와이오라우 스노우 팜을 맘모스 사냥꾼들의 마을, 사냥터, 초원 등 영화 속 다양한 장소로 활용했다.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기 앞서 뉴질랜드 남쪽 지역에 사는 마오리 부족이 촬영 현장을 찾아 축복을 빌어주는 마오리 전통의 의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로케에서는 스피츠코페나 모래언덕을 비롯해 나미비아에만 존재하는 환상적인 장소들에서 진행되었는데 그 중 스피츠코페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배경으로 사용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맘모스, 스밀로돈, 식인새 등 거대 고생물들의 부활 털 끝 하나까지 스크린에 되살려라
<인디펜던스 데이>에서 백악관이 폭발하는 장면이나 <투모로우>에서 거대한 자연재해 등을 통해 시각효과의 가능성을 보여준 에머리히 감독은 <10,000 BC>를 통해 또 다시 그의 상상력을 시각화했다. <10,000 BC>에서 가장 도전적인 장면은 크게 맘모스 사냥, 학명 ‘포루시드하시드’인 식인새 장면, ‘스밀로돈’ 일명 검치 호랑이와 맞닥뜨리는 장면 등 세가지로 구분된다. 선사시대의 거대 생명체들을 현실감 있게 재현하기 위해 현재 볼 수 있는 근접한 생명체들인 코끼리, 호랑이, 타조 등의 동영상을 참고했다. 이전 영화에 나온 모든 동물의 삽화와 사진, 방송에 나온 컴퓨터 그래픽을 모아 방대한 참고자료를 만들었다. 맘모스로 유명한 로스엔젤레스의 ‘라 브레이어 타르 구덩이’에서 연구자료를 모으고 남아공 ‘더반’지역의 ‘탈라’금렵구에서 사자, 호랑이, 표범, 코끼리, 타조 등의 야생동물 동영상을 담았다. 특히 거대한 식인새는 남미에 존재 했던 생물을 근거로 공룡과 직접 연관이 있다는 것에 결합하고 타조가 빨리 달릴 수 있고 강한 다리가 파괴적이라는 사실에 착안, 거대한 부리를 가진 날지 못하는 생물로 완성했다.
홍적세(플라이스토세 Pleistocene Epoch: 지질시대 신생대 제4기의 전반의 세. 화산활동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인류의 조상이 나타난 시기.)의 광대한 생물들을 재현 하는데 가장 큰 난점은 바로 털의 재현이었다. 맘모스의 길고 헝클어진 털이나 거대한 새의 깃털, 그리고 물과 상호 작용을 하는 털 등 사진 같은 털을 묘사하기 위해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3차원 동영상 콘티‘시각 전초 작업’의 도입 디지털 생물들을 대신한 시각 효과 장비들
시각 효과팀은 본격적인 촬영이 들어가기 2년 전부터 참여해 시나리오를 분석해 전체적으로 필요한 효과를 정리하고 개개의 주제를 구상도로 옮겨 그린 후, 모형본과 모델을 제작했다. 일단 디자인이 확정되면 캐릭터 애니메이터와 애셋 메이커를 포함한 18명의 팀은 ‘시각 전초 작업’에 들어갔다. 시각 전초 작업은 모든 시각효과 장면의 3차원적 동영상 콘티로, 예를 들어 주인공이 검치 호랑이 골짜기를 지나갈 때 골짜기의 3차원 환경을 만들면 애니메이터가 검치 호랑이가 뛰쳐나와 길을 막는 장면을 조감도로 표현한다. 그리고 여러 각도에서 바라 본 장면을 가지고 상의를 거친 후 최종 완성하는 것. 현장을 만들기 전에 배우들에게 미리 만들어진 시각 효과 장면을 보여주면 배우들은 여기에 맞춰 연기를 했고 촬영감독 역시 이 시각 전초 작업을 바탕으로 배우들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촬영했다. 제작기간 동안 시각효과 팀은 배우와 현장 제작진과 함께 자, 깃발, 파란색의 물체로 무장하고 디지털 생물들을 대신 했다. 식인새 장면에서는 머리를 막대기에 달아서 화면 어디에 있는지 볼 수 있게 했다. 검치 호랑이 장면에서는 실물 크기의 검치 호랑이를 깃발에 그려서 들고 화면 안을 돌아다녔다. 막대 자는 배우들이 어디를 봐야 할지 감독은 어디를 찍어야 할지 가르쳐 주는 역할을 했다. 시각 효과 장비에 익숙해지는 것과 연기를 병행해야 했던 젊은 배우들에게는 색다른 공부였다.
1천여 개의 맘모스 뼈로 만들어진 원시생활의 재현 미니어쳐로 완성된 신의 영역들
1만년 전의 세계를 21세기에 고스란히 재현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주인공과 부족들이 거대한 식인새와 맞닥뜨리는 ‘잃어버린 계곡’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밀 농장에 3개월 동안 풀, 나무, 덤불을 심고 야갈 부족 마을을 창조해내기 위해 원시인들의 생활풍습과 자연환경을 분석했다. 맘모스 사냥꾼들이 맘모스의 뼈, 상아, 가죽으로 자신들의 움막을 짓고 자신들을 영적인 존재일 것이라 생각했기에 독특한 그들의 상상력이 반영되도록 만들어야 했다. 방대한 고고학 자료들을 연구해 움막을 짓기 위한 20개의 각기 다른 맘모스 뼈대를 고안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나무를 이용해 맘모스 뼈를 만들고, 동물 가죽을 이용해 맘모스의 털과 가죽을 만들어냈다. 완성된 뼈와 가죽은 수송기를 이용해 뉴질랜드 로케이션 장소로 공수되었고 5주에 걸쳐 움막으로 조립되었다. 나무로 만들어진 맘모스 뼈는 실제와 너무 흡사해 뉴질랜드 당국에 진짜 맘모스 뼈가 아니라는걸 증명해야만 하기도 했다. 특히 ‘위대한 어머니’의 움막은 부족의 상징과 해골로 장식된 뼈를 이용해 영적인 느낌을 극대화해 맘모스 뼈대에 달린 1,000개의 뼈로 만들어졌다.
오만함의 상징인 피라미드와 자신들이 사냥하는 맘모스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는 맘모스 사냥꾼들의 삶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주인공이 사막에서 발견하는 ‘신들의 산’으로 불리는 피라미드는 실제 피라미드 근처에 피라미드, 궁전, 노예숙소, 나일강 미니어처를 만들었다. 뮌헨에서 24대1 모형으로 만들어진 이 미니어처들은 15개의 컨테이너에 실려 나미비아로 옮겨졌다. 스파이캠과 원격조종 카메라를 이용해 항공촬영으로 미니어처 세트 사이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웅장한 화면을 담아냈다. 사실적인 장면을 카메라에 담고 자연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카메라와 조명 효과를 최소한으로 유지했다. 해가 뜨면 여러 대의 카메라를 사용해서 자연의 빛을 최대한 이용해 단 한 번의 테이크로 원하는 장면을 얻어냈다.
색상과 원단의 차이로 구분 지은 여섯 부족의 의상들 수작업으로 완성된 800여벌 이상의 의상과 1천 켤레의 샌들
선사시대가 배경인만큼 의상은 최대한 소박하게 만들어졌다. 당시의 고문서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벽화 몇 개를 참조하고 각본을 통해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졌다. 부족간의 차이는 색상과 원단으로 구분된다. 맘모스 사냥꾼들의 옷은 갈색톤의 무채색을 위주로 해 주변환경과 통일감을 주고 그들이 살아간 가혹한 겨울 날씨에 적합하도록 털옷으로 만들어 졌다. 노예사냥꾼들의 의상은 맘모스 사냥꾼들과는 완전히 다르게 파란색과 빨간색의 리넨, 황마, 울을 주로 사용해 이국적인 느낌을 주었다. 또한 그들이 기마부족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말꼬리로 의상을 장식했고, 아프리카 부족들에게서 영감을 얻어 담황갈색 가죽으로 만들어진 기본적 형태의 갑옷과 마스크도 만들었다. 신과 그를 추종하는 사제들은 티벳과 이집트를 포함한 다양한 문화권을 토대로 와인 색상의 의상을 만들고 정교한 장신구와 안면 문신 등의 포인트를 주었다. 의상팀은 주요 등장인물 외에도 노예로 등장하는 800여 명의 의상을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었다. 기계는 인위적인 티가 나기 때문. 극중에 등장하는 6개 부족은 모두 머리부터 발끝까지 독특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고 의상 팀은 엑스트라 배우들의 사이즈에 맞추어 1천 켤레 이상의 샌들을 만들었다. 가죽이 헌것처럼 보이게 일부러 탈색하는 과정도 거쳤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