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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이름으로(2020, In the Name of the Son)
제작사 : 영화사 혼 / 배급사 : (주)엣나인필름

아들의 이름으로 : 복수의 시작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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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 소크라테스
1980년 5월의 광주, 그곳에 있었던 한 남자
반성 없는 세상을 향한 그의 복수가 시작된다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는 과거를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들과 과거를 책임지지 않는 자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반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대리운전 기사로 일하고 있는 ‘오채근’(안성기)은 유독 한 손님의 호출을 기다린다. 바로 ‘왕년의 투 스타’인 박 회장, ‘박기준’(박근형)이다. 그의 주변을 맴도는 채근의 눈빛엔 어느 순간 분노가 비친다. 하지만 그의 집 앞까지 따라간 채근은 망설인다. 그에게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 것일까.
민주화에 대한 열망으로 거리에 나온 시민들을 향해 계엄군의 잔인한 진압이 있었던 1980년 5월의 광주, 그곳에 채근이 있었다. 채근은 그때를 잊지 못하고 괴로워하며 살고 있다. “그 사람들한테 물어보고 싶어요. 어떻게 그렇게 편히 잘 살 수 있었는지…” 하지만 그때의 책임자 중 한 사람인 박기준은 이렇게 말한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마. 그때 일은 다 역사가 평가해줄 거야”라고.
단골 식당에서 만나 가까워진 ‘진희’(윤유선)의 아버지가 5·18 민주화운동의 피해자 중 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채근은 지울 수 없는 죄책감으로 괴로워하고, 아무런 반성 없이 호의호식하며 살아가는 박기준에게 점점 더 큰 분노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동안 지키지 못했던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늦었지만 복수를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이정국 감독은 <아들의 이름으로>의 시작에는 소크라테스의 명언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가 있었다고 전한다. 영화 속 채근이 스스로를 다잡는 장면에도 직접 삽입된 이 말은 영화 속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커다란 울림을 전한다. 가해자들의 제대로 된 반성 없이는 피해자들의 고통도 진정으로 치유될 수 없다는 메시지는 우리 사회에 중요한 시사점을 남길 것이다.

악행에 대한 고백은 선행의 시작이다
– 아우구스티누스
2021년 5월의 오늘, 5·18 민주화운동 41주년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묵직한 화두를 던지다


데뷔작 <부활의 노래>(1990)로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최초의 장편 극 영화를 선보였던 이정국 감독은 ‘왜 여전히 1980년 5월의 광주인가’라는 질문에 바로 지금이기에 해야만 하는 이야기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5·18 민주화운동이 있었던 1980년으로부터 41년이 지난 2021년, 또다시 봄이 돌아왔지만 그때의 진실은 아직도 온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3월 16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민간인에 총검을 휘두른 계엄군과 유가족 간의 화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당시의 계엄군이 자신의 행위를 고백하고 유족에게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마련된 자리였다. 계엄군들이 당시 진압작전을 증언한 경우는 많았지만 가해자가 직접 발포해 가해한 사실을 인정하고 유족에게 사과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었다. 이 자리에서 가해자 ㄱ씨는 “지난 40년 동안 죄책감에 시달렸다”며 “유가족을 이제라도 만나 용서를 구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울먹였다. 희생자 故 박병현 씨의 유족은 “늦게라도 사과해주어 고맙다”며 그를 끌어 안았다. (참고 기사 : 한겨레신문, 2021.03.17, “5·18 계엄군 “내가 발포…40년간 죄책감” 유족에 첫 직접 사죄”) <아들의 이름으로>의 개봉을 앞두고 이 소식을 접한 이정국 감독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가 <아들의 이름으로>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영화를 촬영했던 2019년에는 현실에서 일어나지 못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는 소크라테스의 명언과 함께 <아들의 이름으로>를 이루는 핵심 메시지를 담은 또 하나의 명언은 바로 “악행에 대한 고백은 선행의 시작이다”라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이다.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는 아픔을 간직하면서도 민주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광주 시민들에 대한 깊은 존경을 표함과 동시에 여전히 속죄하지 않는 가해자들에게는 진정한 반성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국민배우 안성기부터 윤유선, 박근형, 김희찬, 이세은까지
영화의 메시지에 공감하며 열연을 펼친 배우들


모든 배우가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그 어떤 망설임도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 더 이상의 수식이 필요 없는 국민배우 안성기를 필두로 인물에 대한 깊은 이해로 감동을 이끌어내는 배우 윤유선, 독보적인 존재감과 식지 않는 연기 열정을 보여주는 배우 박근형은 물론 충무로가 주목하는 차세대 배우 김희찬과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이세은까지. 이들이 <아들의 이름으로>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과거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괴롭지만 분명하게 마주하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오채근’ 역의 안성기는 복잡한 내면을 가진 인물에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차곡차곡 벽돌을 쌓아가는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고 전했다.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은 물론 몸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와 분노의 감정을 터뜨리는 모습까지, 배우 안성기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한편 채근의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는 ‘진희’는 지울 수 없는 상처 때문에 울컥 눈물을 쏟아내기도 하지만 꿋꿋하게 일상을 버텨내는 인물이다. 5·18 가족이라고 할 수 있는 진희를 전형적인 피해자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생생한 인물로 그려낸 윤유선의 연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여기에 아무런 반성 없이 살아가며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가해자 ‘박기준’을 연기한 박근형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영화의 메시지를 드러내는 중요한 인물을 기꺼이 맡았다. 또한 세대간의 이해와 연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고등학생 ‘민우’ 역의 김희찬, 주인공 채근이 복수를 결심하게 하는 주요한 인물인 아들과의 비밀을 알고 있는 ‘세미’ 역의 이세은 역시 열연을 펼치며 진정한 반성이 과거의 아픔을 끝내고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한다는 영화의 주제를 생생히 전달한다.

촬영 장소 제공부터 특별 출연까지
광주 시민들의 뜨거운 성원으로 완성된 제작 비하인드!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작품으로 광주광역시와 (재)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는 모든 면에서 광주 시민들과 함께 만든 영화라 할 수 있다.
2011년부터 광주의 60대에서 80대 시니어들이 모인 ‘광주영상미디어클럽’과 단편 영화를 만드는 작업을 해왔던 이정국 감독은 2017년, 5·18을 소재로 한 단편 영화 <기억하라>를 찍으며 당시 광주의 평범한 소시민이었던 시민들의 기억을 접하고 큰 감명을 받았다. 이후 영화에 참여한 배우와 스태프, 그리고 영화 제작을 도와준 이들을 만나 그들이 고향인 광주에서 1980년 5월에 겪은 일들을 인터뷰하는 중편 다큐멘터리 <살아남은 자들의 기억>을 제작한다. 이 과정에서 이정국 감독 역시 당시 전남 해안에서 전투경찰로 복무하며 자신이 겪은 일들을 최초로 카메라 앞에서 고백하게 된다. 그리고 단편 영화 <기억하라>의 제작 과정과 이후 이야기들을 기록하며 장편 다큐멘터리 <반성>(2019)을 완성했다. 5·18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꾸고 학살 책임자들에게 반성을 촉구하고자 했던 이 작품이 바로 <아들의 이름으로>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이정국 감독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던 광주 시민들은 영화의 제작 과정에서도 도움의 손길을 아끼지 않았다. 영화의 70% 이상이 광주 현지에서 촬영된 <아들의 이름으로>의 촬영 장소들을 무상으로 제공하는가 하면 배우와 제작진을 반가운 손님처럼 대하며 식사를 대접했다. 또한 영화 속에 평범한 시민들의 모습으로 출연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광주 시민들의 뜨거운 성원으로 완성된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이었던 지난 2020년 5월 특별 상영을 통해 광주 관객들과 먼저 만났다. 영화를 관람한 광주 시민들은 광주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고 가해자들을 향해 반성을 촉구하는 영화의 메시지에 고마움을 전하며 더 많은 관객들이 <아들의 이름으로>를 만날 수 있기를 소원했다.



(총 1명 참여)
codger
이영화는 안성기가 살렸군     
2021-08-16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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