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짝입니다! 2,920일 전엔 친구... 2,920일 만에 사랑...
수줍은 미소가 닮은 두 사람, 이정재, 장진영의 로맨틱한 변신
특유의 상쾌한 미소와 모던한 이미지로 수많은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이정재, 그리고 카리스마와 가녀림, 두 가지 아름다움을 함께 지닌 장진영이 만났다. 두 사람은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연기와 표정에 담긴 지금까지의 무게를 확 덜어냈다. 이정재는 터프가이에서 부드러운 남자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말투와 걸음걸이까지 바꿨다고. 뚜렷한 목표가 있지만 친구를 위해서 돌아갈 줄 알고, 도시의 삶에 익숙하지만 순수함을 잃지 않은 기상캐스터 진수를 연기하는 이정재에게서 멋진 남자 이전에 멋진 인간의 모습을 찾아보게 된다. 최근 가장 유망한 여배우로 떠오르는 장진영은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찬사를 받고 있다. [소름]의 어두운 모습과 [반칙왕]의 강한 이미지 대신 새로운 사랑 앞에서 설레이는 여인의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는 장진영을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너무 힘을 빼면 카리스마까지 없어질까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오히려 화면을 더 휘어잡더군요. '부드러운 카리스마'라고나 할까요?" 안진우 감독의 이 말에서 두 배우의 변신을 짐작할 수 있다. 사랑스러운 두 사람의 풋풋한 사랑이야기, 2002년 최고의 기대작 [오버 더 레인보우]! 이정재와 장진영, 마음속 기대치를 마음껏 올려도 좋다!
사랑과 기억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영화 [오버 더 레인보우]
첫 번째 질문. 사랑의 기억을 잃어버린 사람이 과연 진수뿐일까? 누구를 사랑했는지는 기억하되 얼마나 사랑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도시인들... 기억은 있으되 추억은 잃어버린 현대인들... 바로 우리에게 진수와 연희가 묻는다. 당신은 정말 사랑을 기억하고 있나요? 두 번째 질문. 사랑의 기억....정말 있었던 그대로를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선배가 짝사랑하던 여자요? 광고학과 학생이었죠. 전공책을 들고 다니더라구요." "네가 사랑하던 여자라면 그 무대의 여왕밖에 없지" 진수는 친구들의 증언에 당황한다. 내가 사랑한 여자가 도대체 누군지... 왜 녀석들은 모두 다른 여자 얘길 하는 걸까? 마지막 질문. 사랑의 유효기간은 언제까지일까? "그래요. 그땐 그 사람을 사랑했어요. 하지만 지금 내게 사랑을 느끼게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인걸요". "세상 어디에서 다시 만나도, 설사 다른 생에서 만나더라도 또다시 그 사람을 사랑하는 거... 그게 진짜 사랑 아닌가요?" 원래 사랑은 변하게 마련인 걸까? 영원한 사랑은 환상일 뿐인가? 추억 속의 사랑과 현재의 사랑... 진실한 사랑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저 무지개 너머? [오버 더 레인보우]는 대답보다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친구와 연인 그 경계선에서, 그리고 기억과 현실의 경계에서 사랑의 의미를 묻는 영화, 그 대답 속에서 잃어버린, 혹은 모른 척 했던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영화, 드라마처럼 화려하고 세련된 사랑은 내 것이 아닌 것 같고, 사랑은 원래 변하는 것이라 말하기엔 아직 사랑을 믿고 있는 사람이라면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자신이 찾는 사랑의 본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속의 키워드
무지개를 찾아서
그녀의 별명은 무지개! [오버 더 레인보우]의 진수는 기억나지 않는 그녀의 또 다른 이름이 무지개임을 알고 무지개를 찾아 헤맨다. 그녀, 즉 무지개를 되찾는 것은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는 것이며, 바쁜 일상의 마지막 순수를 되찾는 것이기도 하다. 잃어버렸더라도 잊어버릴 수 없는 무지개! 누가 그랬던가. 무지개가 아름다운 이유는 금방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 여운은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는다고. 당신은 실제 무지개를 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하는가? 공해에 찌든 도시에서 우리는 영영 무지개를 잃어버리고 만 것일까?
기억을 복원한다 : 다시 마음을 두드리는 소리, IMMR 현상
진수는 교통사고로 부분 기억 상실증에 걸린다. 부분 기억 상실증은 기억의 일부분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남아있는 기억만으로도 일상 생활에 큰 불편함은 없다. 하지만 흩날리는 커튼 앞에 서 있는 한 여인의 환영이 자꾸 떠오른다. 그녀는 누구며, 왜 진수에게 나타나는 것일까? 잃어버린 기억의 한 장면이 자꾸만 떠오르거나, 환청이 들리는 것을 IMMR 현상이라고 한다. 기억 상실증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중요한 기억을 복구하려는 무의식의 작용이다. 이때 떠오르는 환영과 환청은 잃어버린 기억으로 향해 가는 열쇠가 되는 셈이다. 망각과 대조되는 정신현상. 반드시 해야할 일이 있는데 하지 않은 기분, 누군가를 아주 오래 기다리게 한 듯한 기분... 혹시 이런 증상이 당신에게 나타난다면 IMMR 현상이 아닌지 의심해 볼 것. 어쩌면 그 잃어버린 기억은 사랑일지도 모르니까!
내일을 알려주는 기상 캐스터, 과거를 돌려주는 지하철 유실물 센터 직원
진수는 내일의 날씨를 알려주는 기상 캐스터. 하지만 부분 기억 상실증을 앓고 있다. 어제 날씨를 기억하지 못하는 그에게 내일을 예보한다는 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한편, 그의 기억을 찾아주려는 여자 연희는 지하철 유실물 센터 직원. 무표정하게 왔다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 지하철. 떠나는 것이 목적인 그 공간에서 유실물 센터는 눈에 띄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에겐 너무나도 절실한 곳. 잃어버린 것이 소중한 것일수록 더 기대게 되는 곳이다. 이런 묘한 대조 속에서 [오버 더 레인보우]는 미래를 위해 열심히 뛰어보지만 누구도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우리네 모습과 소중하게 돌아보고픈 과거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Over the Rainbow
1939년도 영화 [오즈의 마법사] 주제곡 Over the Rainbow. 주디 갈란드의 노래가 유명하며 그해 아카데미 영화 주제가상을 수상했던 명곡이다. 빙 크로스비의 White Christmas와 함께 미국 음반업계가 뽑은 20세기 최고 인기곡 1위에 뽑히기도. 역사상 가장 많이 리메이크 된 노래의 하나로 우리 나라에서는 로즈마리 클루니와 사라 본 버전이 사랑 받았다. 영화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는 다양한 버전이 등장한다. 하지만 힙합, 락, 재즈 등 어떤 버전으로 옷을 갈아입어도 원곡의 따뜻하고 섬세한 느낌만은 그대로인 것이 놀랍다. 그 외에도 Over the Rainbow가 삽입된 영화는 다양하다. [페이스 오프]에서는 올리비아 뉴튼 존, [유브 갓 메일]에서는 해리 닐슨, [코리나 코리나]에서는 제베타 스틸의 목소리로 감상할 수 있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 흘러나오는 레이 찰스의 재즈 버전도 감미로우며, [조 블랙의 사랑]과 [파인딩 포레스터]에선 독특한 버전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이스라엘 카마카위올레가 Over the Rainbow를 부르다 은근슬쩍 What a Wonderful World로 넘어가는 대목은 참 절묘한 선택이다. 늘 무지개 너머의 꿈을 잃어버리지 않고 산다면 그보다 아름다운 세상은 없을 것이다.
한겨울, 400톤의 비와 함께 한 [오버 더 레인보우]의 숨은 비가(雨歌)
비가와야 무지개가 뜬다! 기우제를 지낸 유일한 영화!
대부분 영화를 촬영 할 때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다. 남들은 비가 오면 촬영을 못한다는데 [오버 더 레인보우] 제작진은 기우제를 지냈다. 이유는 촬영의 60%가 비가 오는 장면이었기 때문! 이런 장면들에 쓰인 물의 양만 약 400톤에, 강우기 크레인만 15회에 이른다. 한겨울에 촬영을 하다보니 비를 뿌리자마자 도로가 얼어버려 얼음을 녹일 염화칼슘을 2톤이나 써야했다. 한겨울, 영하의 날씨에도 무지개를 띄우기 위해 열심히 비를 뿌린 제작진! 무지개만큼이나 아름다운 열정이다. 비만 오면 되나? 딱딱 시간 맞춰 와야지...
너무 적게, 혹은 내리지 않거나. 아니면 너무 많이 오거나. 혹은 다 끝난 다음에 오거나! 비는 갖가지로 제작진의 애간장을 태웠다. 특히 가장 중요했던 부산에서의 한 장면에서는 기상 예보가 맞지 않아 세 번이나 다시 찍어야 했는데... 문제의 장면은 각종 관공서 밀집지역에서 찍는 것이라 사전에 꼼꼼한 허가를 받아야했다. 문제는 기상 예보에 맞춰 촬영 허가를 받아 놓아도 번번이 햇빛만 쨍쨍했던 것. 공무원들과 안면을 틀 정도로 자주 촬영 허가를 받아야 했다. 제작진의 잦은 방문을 귀찮아하던 공무원들도 나중에는 적극적인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결국 어렵게 촬영을 끝낸 제작진은 이 기쁨을 부산시 공무원들과 함께 하고싶다며 입을 모았다.
청출어람, 청어람!! 이정재의 사부들
첫 번째 스승과의 만남 : 내일의 날씨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상캐스터 역을 맡은 이정재는 케이블 기상 채널 [웨더뉴스] 오현택 캐스터로부터 발음, 포즈, 표정에 이르기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연일 반복했다. 문제는 두 사람의 스케줄을 맞추다보니 새벽에만 교육이 가능해서 이정재는 밤샘 촬영이 있는 날도 새벽 기상을 해야 했다는 것. 처음 해보는 기상캐스터 역할에 어색해하던 이정재는 나중엔 블루 스크린 앞에서 애드립을 구사할 정도로 실력이 늘었는데, 나날이 늘어가는 수제자의 발전을 지켜보던 오현택 캐스터는 이 모든 것이 훌륭한 스승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거 아니냐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이기도.
두 번째 스승과의 만남 : 댄스, 댄스, 댄스...
이색적으로 기상예보를 하는 기상캐스터가 되기 위해 이정재가 두 번째로 도전한 것은 바로 탭댄스! [사랑은 비를 타고]의 진 켈리가 보여주는 경쾌한 탭댄스와 함께 일기예보를 진행하는 색다른 장면을 위해 이정재는 [해적, 디스코왕 되다] 등의 영화에서 안무를 담당한 탭댄스 전문가 강옥순 교수에게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평소 무도회장을 가지 않는 이정재는 흥겨운 탭댄스의 매력에 푹 빠지면서 틈만 나면 현장에서 춤을 연습하곤 했다. 곁에서 이정재를 지켜보던 강옥순 교수도 일취월장하는 그의 춤 솜씨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게 콘티야, 백과 사전이야?
[오버 더 레인보우] 크랭크 인을 앞두고, 콘티 북을 받은 제작진은 깜짝 놀랐다. 들기도 힘들만큼 무거웠기 때문! 보통 콘티 북은 작은 소설책 사이즈인데 [오버 더 레인보우] 콘티 북은 백과사전과 맞먹을 정도였다. 멜로 영화로서는 상당한 컷이 나올 것이라고 짐작은 했었지만, 그 많은 컷을 자세히 담아놓고, 거기에다 배우, 카메라의 동선을 치밀하게 계산해 놓은 콘티는 경이 그 자체였다. 모 스텝은 영화 한 편 찍고 썩히기엔 아깝다며 영화가 끝나면 꼭 출판을 해야한다고 마케팅 식구들을 졸라대기도 했다. 이렇게 공들인 콘티 북이 위력을 발휘한 것은 당연한 이치! 제작진은 치밀한 사전작업이 효과적인 진행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실감하면서 콘티 북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장진영, 머리카락 수난시대!
여자의 변화를 가장 잘 말해주는 것은 바로 헤어스타일. 장진영은 과거 대학시절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머리모양을 수시로 바꿨는데. 그 선택이 촬영 내내 본인을 괴롭힐 줄 꿈에도 몰랐다. 머리 모양 때문에 과거만 따로 모아 찍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장면에 따라 하루에도 몇 번이나 머리카락을 붙였다 떼었다 해야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하루에도 여러 번 머리카락 길이가 바뀌자 마냥 신기해하던 장진영도 붙였다 뗄 때마다 뜯겨져 나오는 머리카락 양이 늘어나자 대머리가 될지도 모르겠다며 한숨을 지었다. 장진영의 머리카락 수난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장시간 부착시 간지러움을 유발하는 부분가발의 후유증 때문에 늘 남몰래 머리를 긁어야 했다는 게 그녀의 숨은 고백.
사극이야? 웬 옷이 이렇게 많아?
진수와 연희를 비롯한 주, 조연들의 의상만 200여벌이 동원되자 의상팀장의 의미심장한 한마디. 이 영화, 사극이야? [오버 더 레인보우]는 8년의 시간을 넘나드는 사극 아닌 사극이다. 다양한 조연들이 등장하는 데다 대부분의 인물들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다 보니 당장 필요한 의상수가 많았던 것. 12명의 메모리스 동아리 부원들 의상만 120여벌. 이정재, 장진영 의상 약 50여벌. 그 외 진수가 찾아헤메는 과거의 여인들이 입을 옷 약 30여벌이 동원됐다. 그것도 어디 그냥 벌 수만 많으면 되나? 시간의 흐름을 확실히 느낄 수 있도록 모든 주, 조연의 패션변화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는데... 한마디로 멜로 영화 사상 최대의 의상비를 쓴 셈! 의상팀은 촬영 내내 고생이 많았지만, 그만큼 관객들의 눈이 즐거울 것은 자명하다.
3중 내복은 나의 힘! 바람이 불어도, 추위가 닥쳐도 끄떡없는 배우 이모씨의 비밀!
[오버 더 레인보우]의 촬영이 이뤄진 것은 지난 11월에서 3월! 하지만 봄에 선보이는 영화인 데다 영화의 절반 이상이 따듯한 계절감을 담고 있기 때문에, 배우들은 맹추위 속에서도 얇은 봄옷을 입어야 했다. 장진영은 영화 [소름]에서도 혹한 속에서 어려운 촬영을 경험했던 터라, 후속 작품을 고르기 위해 시나리오를 볼 때 배경이 겨울인가 아닌가를 은근히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제가 안 그래도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거든요. 그래서 [오버 더 레인보우]에 봄, 여름 장면이 많아서 얼마나 기뻤다구요. 그런데 이건... 비가 그칠 날이 없잖아요!" 장진영이 촬영 내내 혹독한 추위에 고전한 반면, 너무나 여유로운 이정재는 모든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제발 비결을 가르쳐 달라는 장진영의 부탁에 그 여유의 실체가 만천하에 공개되었으니 다름 아닌, 3중 내복! 사실 이정재 역시 더위보다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고. 하지만 다년간의 현장경험을 통해 얻은 생활의 지혜가 있으니 바로 여러 겹의 내복이었다. "촌스러운 내복일수록 더 따뜻하다는 거 아세요? 그리고 두꺼운 한 벌 보다 얇은 내복 두 벌을 껴입는 게 낫구요, 또 발이 시릴 땐 양말을 한 켤레 더 신는 것보다 모자를 쓰는 게 더 낫다는 거 모르셨죠?" 이정재, 그는 추위를 물리치는 요령이라면 모르는 게 없다. 하지만 장진영은 몇 겹이나 되는 내복을 껴입는 것도 몸매 좋은 남자 배우에게나 해당되지 않겠느냐고 아쉬워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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