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프린트해서 찍어낸다! 극한직업, 죽음이 노동인 ‘미키’ 가장 낮은 자가, 뜻하지 않게 영웅이 되는 여정 봉준호 감독, 2054년의 얼음행성으로 가다!
<기생충> 직후, <옥자>를 같이 했던 제작사 플랜 비 엔터테인먼트로부터 미 출간 소설인 에드워드 애슈턴 『미키 7』의 축약본을 받아 본 봉준호 감독은 복제인간과는 또 다른, 인간을 종이처럼 프린트해서 찍어낸다는 독특한 발상에 바로 끌렸다. ‘프린트한다’라는 표현에서부터 이미 주인공이 처한 상황의 비극적인 요소가 느껴진다고 생각한 그는 주인공 ‘미키’를 원작보다 더 평범한 일종의 루저로 만들었다. 극한의 환경에 노출된 노동자로 죽는 게 일이기에 모두가 그의 죽음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물건 다루듯 하는 모습은 고도로 발전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이 주변화 되고, 소모품처럼 교체되어 나가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휴먼 프린팅이라는 발상을 토대로, 평범하다 못해 특별한 기술이나 능력도 없고, 평생 인정받아 본 적이 없기에 자신감도 없고 죽음조차 순순히 받아들이는 ‘미키 17’이, 자신과는 달리 ‘왜’라는 의문을 품고 시스템에 도전하려는 ‘미키 18’을 만나 진짜 자신을 찾게 되고, 마침내 인류를 구하는 여정을 통해, 힘이 없지만 예상치 못하게 영웅이 되는 누군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돌이켜보면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시대 배경이 과거이건 미래이건, 언제나 현 시대에 대한 이야기였다. <설국열차>에서는 부와 권력에 따라 서열화된 우리 시대 계급 문제가 보였고, <옥자>에서는 대량 축산 시대 속에 고통받는 동물의 생명 문제가 있었다. <기생충>은 양극화 사회의 이면을 극단적인 세 가족의 공생과 참극으로 그려냈다. <미키 17> 또한 2054년의 미래,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얼음행성 ‘니플하임’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여전히 또 지금 우리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주에서도 인간은 인간이다! 예측불허의 죽음과 삶의 사이클을 가로지르는 코미디와 공감! 그리고 봉준호 감독 최초의 사랑 이야기까지! 장르에 갇히지 않는 새로운 인간냄새 나는 SF <미키 17>
봉준호 감독은 항상 자신만의 화두와 스타일로 신선한 소재를 흥미롭고 완성도 높게 다뤄 평단의 지지와 관객의 사랑을 두루 받아왔다. 특정 장르의 틀에 갇히지 않는 상상력이 빚어낸 새로운 이야기에 현실과 사회에 대한 풍자와 날 선 비판을 담아 봉준호만의 독창적인 장르를 선보여 왔었다.
8번째 장편 <미키 17>은 그 중에서도 가장 예측 불가능한 전개와 재미를 선사한다. 주인공 ‘미키’는 죽음이 직업이고, 독가스, 바이러스, 방사능, 신약 실험 등 죽음의 형태도 극단적이고 다양하다. 심지어 자신이 실험체가 되어 죽은 덕에 백신이 개발되자, 새로 출력된 ‘미키’는 이를 인류에 대해 자기가 기여한 것이라고 뿌듯해하고, 자신이 팀의 일원이라고 여길 정도다. 여느 복제인간 소재의 영화나 스페이스 SF와 달라지는 지점도 이런 ‘미키’ 캐릭터의 성격 자체에서 나온다. 또한, 우주선을 타고 외계 행성에 가서도 그 안에서는 더 잘 살아보려 발버둥 치는 우습고 바보 같은 인간들이 나온다. 독재자는 어딘가 어수룩해 보이지만 허세를 부리고, 그의 아내는 먹을 것도 없는데 다른 사람들의 상태는 아랑곳없이 소스에 집착하며 특별한 재료를 찾고, 친구 ‘티모’는 죽어가는 ‘미키’에게 “죽는 건 어떤 느낌이야? 자알 죽고 내일 봐”라는 말도 안 되는 인사말을 천연덕스럽게 던진다. 우주에 가서도 인간은 찌질하다는 걸 보여주는 <미키 17>이 외계 행성이 배경인 SF영화지만 코미디이기도 한 이유다. 자원이 부족하기에 식량이 1칼로리까지 계산해서 배정되고, 우주선의 좁은 선내에서 함께 부대껴야 하는 삶의 환경도 녹녹하지 않다. 사람들은 삶의 목적지 없이 방황하고, 가족도 없어 외롭다. 하지만 그 안에서 어떻게든 사랑을 찾아낸다. 봉준호 감독 영화에선 처음으로 ‘미키’와 ‘나샤’ 사이 사랑 이야기가 그려지는 점도 <미키 17>의 관람 포인트다. 극단적으로 다른 두 ‘미키’가 함께 하는 여정 사이, 인간 냄새 물씬 나는 SF <미키 17>이다.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렛 그리고 마크 러팔로까지! 연기파 배우들의 변신과 호연 개성과 매력, 또 다른 재미를 갖춘 흥미로운 앙상블 <미키 17>
전형적인 SF 장르의 결과 성격을 비껴가며 인간 군상의 모습을 압축적이고 새롭게 보여줘야 하는 <미키 17>에서는 무엇보다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완성해 줄 배우들의 존재가 중요했다. 또한 같은 외모지만 성격이 극과 극인 ‘미키 17’과 ‘미키 18’을 동시에 설득력 있게 그려낼 ‘미키’ 역의 캐스팅이 가장 우선되는 관건이었다. 샤프디 형제 감독의 <굿타임>과 로버트 에거스 감독의 <라이트하우스>에서 궁지에 몰린 인물의 절박함과 서서히 변해가는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하고, <더 배트맨>에서 누구나 다 아는 ‘배트맨’을 자신만의 해석으로 새롭게 연기한 로버트 패틴슨을 눈 여겨 본 봉준호 감독은 그를 ‘미키’로 만들었다. 봉준호 감독은 로버트 패틴슨이 “‘미키 17’이란 인물을 쓰며 생각했던 여러 디테일들을 놀라울 정도로 현실에 구현했을 뿐 아니라, 수많은 아이디어와 대사를 제안하고 새로운 기운을 더해 내가 쓴 ‘미키 18’의 경계를 뛰어 넘어 ‘미키 18’을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끌어 올렸다”고 감사를 전했다.
순박하고 착한 ‘미키’와 달리 유능한 요원이자 용감하고, 액션도 불사하는 ‘미키’의 여자친구 ‘나샤’는 [빌어먹을 세상 따위] 시즌2로 영국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나오미 애키가 연기한다. 흔히 보던 남녀 관계와 달리, 덜 떨어진 ‘미키’를 지켜주고, ‘미키’에게 수작 거는 인간들을 대신 응징하며, ‘미키’보다 훨씬 강인한 ‘나샤’를 멋지게 소화한 나오미 애키는 둘의 사랑이 어떤 성격의 것인지 실감나게 보여준다. 봉준호 감독과 <옥자>에 이어 다시 만난 스티븐 연은 깐죽거리고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미키’의 친구 ‘티모’로 <미키 17>에 또다른 인간적인 면을 성공적으로 보탰다. 마크 러팔로는 악당이자 독재자인 ‘케네스 마셜’로 연기 인생 처음으로 빌런 연기를 선보이며 자신만의 리듬과 독특한 말투와 행동거지로 압제자지만 코믹한 ‘케네스 마셜’의 존재감을 완성한다. 봉준호 감독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마크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그와 작업한 소감을 전해, 기대감을 더한다. 또한 그의 아내이자 남편과 늘 붙어 다니고, 일심동체이자, 끊임없이 남편의 귀에 조언을 속삭이는 ‘일파 마셜’은 <유전>에서 괴력에 가까운, 서늘함과 광기를 오가는 명연기를 선보인 토니 콜렛이 맡아, 마크 러팔로와의 기묘한 관계 속 <미키 17>을 이끄는 여러 엔진 중 하나가 된다.
이렇게 고유한 매력과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로 <미키 17>의 독특하고 개성적이며 재미 가득한 앙상블이 태어나게 되었다.
<옥자> 다리우스 콘지 촬영,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피오나 크롬비 미술, <설국열차>, <옥자> 캐서린 조지 의상 <기생충>, [오징어 게임] 정재일 음악, <옥자>, <기생충> 양진모 편집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댄 글래스 VFX <괴물>과 <설국열차>의 장희철 크리처 디자인 <미키 17>에 모인 세계와 한국을 대표하는 재능들!
봉준호 감독과 함께 작업해 온 <기생충> 팀과 세계 영화의 재능을 대표하는 최고의 스태프들이 <미키 17>을 위해 뭉쳤다. 촬영감독은 <바르도: 약간의 진실을 섞은 거짓된 연대기>로 아카데미® 촬영상 후보에 오르고, <옥자>, <이민자>, <잃어버린 도시 Z>, <퍼니 게임>, <아무르>등 숱한 걸작의 빛과 화면을 책임졌던 다리우스 콘지. 미술은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로 18세기 초 영국 왕실의 비밀스럽고도 아름다운 공간으로 아카데미® 미술상 후보가 되고, <크루엘라>등 프로덕션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던 영화들을 작업한 피오나 크롬비가 맡아, 얼음행성의 황량하고도 차가운 공간들과 우주선 내의 극과 극 공간들을 탄생시켰다. 의상은 <설국열차>와 <옥자>로 봉준호 감독의 영어 영화를 늘 함께 한 파트너인 캐서린 조지가 다시 함께 해, 한 눈에 보아도 계급과 목적, 기능이 드러나는 의상들을 디자인했다. 편집은 <기생충>으로 미국 편집자 협회가 주는 에디 어워즈를 수상하고 아카데미® 편집상 후보에 올랐던 양진모가 현장 편집부터 참여했다. 음악 또한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으로 전세계인의 뇌리에 맴도는 음악을 만든 정재일 음악감독이 다시 봉준호 감독과 함께 해 ‘미키’가 겪는 온갖 위기와 ‘나샤’와의 사랑까지 때론 긴장감을 자아내고, 때론 아름답게 감정과 스토리에 선율을 입혔다. SF장르에서 중요한 파트인 시각효과(VFX)는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분노의 질주: 홉스&쇼>등의 작업을 했던 댄 글래스가 합류했다. 또한, 인간이 아니지만 중요한 캐릭터인 ‘크리퍼’ 디자인은 <괴물>을 디자인하고 <옥자>에서도 컨셉 아티스트였던 장희철이 맡아, ‘베이비 크리퍼’부터 ‘마마 크리퍼’까지 디자인의 초안을 잡았다.
이렇듯 봉준호 감독의 전작에서 좋은 호흡과 시너지를 냈던 국내 최고 스태프들과 세계의 재능이 다시 한번 혹은 새롭게 봉준호 감독과 호흡을 맞춰 극장에서 봐야 할 이유가 충분한 <미키 17>의 완성도를 이뤄내는 데 기여했다.
봉준호 감독의 제1원칙, 현실에 바탕한 작품 속 세계! 테크놀로지와 상상력의 결합으로 탄생한 핵심 설정, 휴먼 프린터와 사이클러! 화려한 ‘마셜’ 부부의 공간과 기능만 남은 다른 사람들의 주거 공간 극과 극의 대조를 구현한 프로덕션 디자인!
<미키 17>의 프로덕션의 제1원칙으로 봉준호 감독이 강조한 것은 작품 속 세계가 우리 현실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관객이 <미키 17>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기를 원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지만 외계로 나간다는 설정과 화려한 외계에 집중하는 영화도 아니기에 그러했다. <미키 17>의 초점은 그런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그들이 맺는 관계, 실수가 만들어내는 풍경에 있다. 주인공도 주변 인물들도 삶이 흘러가는 상황 때문에 어쩌다 보니 우주에 있을 뿐이다.
<미키 17>의 출발은 인간이 프린터로 종이나 제품처럼 출력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키’가 출력돼서 나오는 ‘휴먼 프린터’는 시각적으로도 관객을 단번에 납득시키고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했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피오나 크롬비는 ‘휴먼 프린터’를 인류가 머무는 우주선 내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돋보이는 하이테크의 느낌을 주고 동시에 다른 어떤 장치나 요소와도 다른 느낌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 결과 전 우주선 내에서, 휴먼 프린터만 컴퓨터와 유사한 컬러와 질감으로 디자인했다. MRI 등 의료기기까지 싹 다 뒤져 본 프로덕션 디자인 팀은 중력의 지배를 받지 않는 것 같은 모양을 확정한 후, 휴먼 프린터의 어느 부분이 움직여야 하고, 기억을 업로드 하는 파이프 라인은 어떻게 구현되어야 하는지 등 실행안 또한 VFX팀과 함께 고민했다. 우주선 안의 온갖 쓰레기와 배설물까지 한 번에 태워 새로운 에너지 원으로 전환시키는 ‘사이클러’는 휴먼 프린터와 더불어 ‘미키’의 삶과 죽음의 사이클을 완성하는 장소이기에 또한 중요했다. 피오나 크롬비는 ‘사이클러’를 우주선의 동맥 같은 공간이라고 생각했고, 봉준호 감독은 너무 하이테크한 이미지보다는 평범한 느낌을 원했다. ‘미키’가 출력될 수 있는 에너지와 재료 또한 ‘사이클러’를 통해 만들어지기에 ‘사이클러’는 어둡고 음울하고 으스스한 공간 바닥에 툭 입을 벌린 원형의 동심원 모양이자, 용광로나 용암처럼 끓는 고온의 내부로 설정되었다.
공간은 영화의 스토리와 직결된다. <미키 17>에서 우주선 내의 주거 공간은 ‘엔진’과 ‘사이클러’ 등 우주선의 기능과 인류의 생존에 필수적인 공간에 자리를 내어 줘야 하기에 극도로 좁다. 오래된 시추선, 잠수함과 화물선 등 기능과 기계가 더 중요한 곳들을 참고한 피오나 크롬비는 얼음행성 인류의 독재자인 ‘마셜’ 부부의 공간에만 핑크와 모피, 페르시아 양탄자 등 온갖 사치스러운 컬러와 소품을 배치하고, ‘미키’와 ‘나샤’가 실제로 거주하는 공간은 회색 톤의 칙칙하고 세면대와 벽에 접혀 있다가 펼쳐지는 의자 등 기능이 우선된 좁은 면적과 디자인을 택했다. 봉준호 감독의 마치 호텔처럼, 화려한 고객의 공간 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살풍경한 직원들의 공간 같은 대조를 보여달라는 요구는 대조적인 컬러 팔레트와 디자인으로 관객에게 한 눈에 극과 극의 대조와 계급 구조를 전달한다.
촬영감독 다리우스 콘지와 의상 디자이너 캐서린 조지는 봉준호 감독과 함께, 세트와 의상 전반에 걸쳐 적용된 색상 중첩 시스템을 만들었다. 의상이나 세트에 사용한 컬러 팔레트의 범위를 최소화하고, 조명으로 강조해 의상과 주변 환경이 비슷해 보이게 만드는 기법이다. 구내 식당(카페테리아)과 ‘사이클러’, 복도 등에 회색을 중첩시키는데 이는 ‘마셜’ 부부의 공간과 의상에 사용된 핑크 및 골드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마셜’ 부부의 공간은 사방이 핑크에 온갖 금박이 입혀져 있고, 그로테스크하다. 과도하게 장식적인 프렌치 풍 앤티크와 중국 양식, 아르데코 스타일의 가구로 ‘케네스 마셜’과 ‘일파 마셜’의 화려한 취향을 확인할 수 있고, 동시에 두 사람이 우주선 내의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다른 삶을 누리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얼음행성 니플하임은 다양한 장소에 건설했지만 52.5m x 132m의 엄청난 크기의 영국 카딩턴 세트에서 가장 많이 찍었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아 완벽하게 보존된 단순한 컬러 팔레트와 텍스처를 보여주는 니플하임은 금속 우주선의 단단하고 각진 라인과 선명한 대조로, 개척과 정착을 위해 이토록 순수한 곳을 밟고 들어온 인류가 침략자라는 사실에 더욱 충격적인 인상을 부여한다.
세트 건설 팀은 세트 주위에 370m x 15m 크기의 블랙 방음 천을 두르고 그 안에 VFX (시각효과 후반작업) 처리를 위해 흰색 천을 한 번 더 둘렀다. 하얀 설원 배경이 많은 풍경을 촬영해야 하기에 VFX팀은 자연스러운 반사광을 연출하기 위해, 일반적인 블루 스크린 대신 화이트 스크린을 썼다
특수효과 팀이 370톤에 달하는 마그네슘 염으로 니플하임의 표면을 만들어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니플하임을 만들었다.
크리퍼는 <괴물>과 <옥자>의 최초 디자인을 했던 장희철이 디자인하고 VFX(시각효과) 감독인 댄 글래스가 움직임을 완성했다. 봉준호 감독은 장희철에게 ‘이번엔 크로아상’이라고 ‘크로아상’을 건넸고, 곤충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크리퍼’가 태어났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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