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은 미래를 위한 비전이다
유행 앞에선 흐르는 강물처럼, 원칙 앞에선 흔들림 없는 바위처럼 - 토마스 제퍼슨
[컨텐더]의 주인공 레이니 핸슨은 청문회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미국 제3 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 이라고 답한다. 영화 [대통령의 연인]의 실제 모델이기도 했던 토마스 제퍼슨은 민주주의의 초석을 다진 인물이었다. 그는 중앙정부 수립의 기틀을 마련했고,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꾀했으며, 영토 확장을 펼쳤던 인물로 오늘날까지 미국 최고의 대통령으로 추앙 받고 있다. 때문에 미국 최초 여성 부통령 후보 지명된 레이니 핸슨이 토마스 제퍼슨을 존경하는 인물이라 밝힌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녀의 행동은 최초의 여성 부통령 후보로서 새로운 길을 가는 사람이 제시해야 할 중요한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압력에 굴하지 않고 원칙을 수호하는 그녀의 모습은 단순한 사생활 보호 차원의 대응이 아닌, 그 길을 가게 될 사람들을 위한 시금석으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고 하겠다.
르윈스키 게이트와의 결합? 현실 속 영화, 영화 속 현실
[컨텐더]는 제작 당시 진행 중인 대통령 선거전과 르윈스키 스캔들을 결합한 듯한 스토리로 화제를 모았다. 클린턴 정치 인생 중 최악의 위기였던 그 때,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는 끈질기게 그의 섹스 스캔들을 물고 늘어졌다. 그는 클린턴 탄핵을 위해 그의 사생활 관련 정보를 입수, 하원에 전격 제출한다. 이 보고서가 99년 1월로 예정된 미 상원 클린턴 탄핵심의의 구체적인 사유를 제공했음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의 지지는 식지 않아 클린턴의 직무지지도는 12월 21일, 일주일 전보다 4% 올라간 72%를 기록한다. 영화 [컨텐더]의 부통령 후보 레이니 핸슨과 청문회 의장 러니언의 팽팽한 대치는 마치 클린턴 대통령과 케네스 스타의 숨막히는 접전을 떠올리게 하며 실제 사건만큼이나 그 귀추를 주목하게 한다.
청문회, 혹은 스캔들의 안과 겉
누군가를 스타로 만들기도 하고 일순간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하는 청문회. 하지만 청문회는 얼만큼의 진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영화 [컨텐더]의 주인공 레이니 핸슨은 청문회에서 날조된 사실로 스캔들에 휘말리며 인생 최악의 곤혹을 치르게 된다. 학생시절 우연히 참가했던 파티가 추잡한 섹스 스캔들로 변질된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사실은 왜곡되고 의혹은 증폭된다. 이런 사례는 우리 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사생활이 사회적 파문으로 확대되었던 O양 비디오 사건, 백지연 친자 확인 소송, 연정희 밍크코트 게이트 등등... 진위여부를 떠나 이러한 사건들은 이해관계가 얽힌 악의적 정보의 유포, 객관성을 잃은 매스 미디어의 보도 등으로 일파만파 퍼져나간다. 영화 [컨텐더]는 이러한 사건에 휘말렸을 때의 해결 방식에 그 초점을 맞춘다. 정치생명에 있어 재기 불능의 치명타가 될지라도 흔들리지 않는 소신, 진실에 대한 믿음. 그것의 힘과 진정한 가치에 대해서.
아는 만큼 보이는 영화 속 궁금했던 그것 1) 미국의 부통령 임명 대부분의 공직자 임명은 대통령이 지명하며 상원에서 확정하도록 되어 있으나 부통령의 경우는 개정 헌법 규정에 없다. [컨텐더]에서는 하원법사위원회가 청문회를 주도하기 위해 러니언의 로비가 이뤄진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물론 여기에는 여성이 권력을 쥐는 것을 미연에 막으려는 의도와 행정부를 좌지우지하려는 그의 계략이 내재되어 있다.
2) 에드워드 케네디 스캔들 현재 매사추세츠 주 상원의원인 케네디 전 대통령의 막내 동생 에드워드 케네디는 69년 7월 여비서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 강물 속으로 추락했으며 혼자 간신히 빠져나왔다. 영화 [컨텐더] 도입부에서도 이 사건을 빗댄 자동차 추락 장면이 나온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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