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명배우들을 만나다! 연출과 연기, 당대 최고의 앙상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에서나 봤음 직한, 혹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단골 아이템으로 군림하던 SF 영화. 한데, <코드 46>은 놀랍게도 마이클 위터바텀 감독의 작품이다. 우리에겐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쥬드>와 2003 베를린영화제 금곰상 수상작인 <인 디스 월드> 등 진중하고 심지 깊은 드라마로 먼저 소개된 마이클 윈터바텀은 칸과 베를린 그리고 베니스 영화제 등 세계 3대 영화제가 계속해서 구애를 보내고 있는 거장 반열에 오른 감독. 그렇고 보니 <코드 46>은 조금은 의외인 감독의 선택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감독은 SF란 장르를 취했으되 심금을 울리는 러브스토리란 우회로를 통해 미래 사회에 대한 진심 어린 근심을 보내고 있다.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이 <코드 46>의 작품성을 보장해 준다면, 다음은 출연 배우들의 면면으로 이 영화에 대한 확신을 가질 차례다. 각각 남녀 주인공으로 분한 배우는 팀 로빈스와 사만다 모튼. 최근에 <미스틱 리버>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는 팀 로빈스는 사랑의 딜레마에 빠진 윌리엄에 어울리는 관록의 연기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사만다 모튼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크루즈 주연의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미래의 예견가로 등장해 깊은 인상을 남겼던 여배우. 이번 <코드 46>에서도 그녀의 이루 말할 수 없이 독특한 매력이 빛을 발한다. 사랑마저 통제당하기 시작한 미래 사회의 절박함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것은, 순전히 두 배우의 열연 덕분이다. 왕성한 활동으로 전세계 영화계에 매번 신선한 충격을 안겨다준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과 팀 로빈스, 사만다 모튼 두 배우의 화려한 만남. <코드 46>은 충분히 이들의 명성에 값하는 작품이다.
안드로이드, 마이너리티 리포트, 복제인간… 그리고 ‘코드 46’ SF 영화의 소재가 화려하게 진화했다!
아무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래 사회. 때문에 영화는 SF 장르를 빌어 미래를 즐겨 그려왔고, 관객들은 SF 장르만이 줄 수 있는 화려한 비주얼과 거짓말 같은 이야기에 매료돼 왔다.
이제는 걸작 반열에 올라 있는 <블레이드 러너>에 등장하는 인조인간(안드로이드)과 복제인간, 범죄자를 미리 검거할 수 있다는 기발한 설정에서 출발한 <마이너리티 리포트>. 지난 해 여름에 개봉돼 국내에서도 크게 성공한 바 있는 <아일랜드> 또한 복제인간 문제를 미래의 근심으로 끄집어내 경고에 나선 바 있다. 우성과 열성을 가려 인간을 통제한다는 <가타카>의 소재 또한 매우 매력적이었다.
한데, <코드 46>은 여기에서 한번 더 진일보한다. 미래사회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사람들이 관계하고 사랑하는 것을 통제한다면 어떻게 될까?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그리고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감정인 사랑마저 시스템의 감시 하에 놓여 있다는 <코드 46>의 설정은 그 자체로 호기심과 흥미를 더한다. 인간 복제가 미래의 현실이 된다고 가정했을 때 이는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인 것. 이에 <코드 46>은 그저 공상에 그치지 않고 꽤 설득력을 갖는 영화가 될 수 있었다.
가까운 미래, 금지된 사랑 이것은 더 없이 슬픈 사랑 이야기다!
<코드 46>은 기본적으로 미래 사회를 설정한 SF 영화이면서, 여기에 멜로와 스릴러적인 재미를 가미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는 ‘러브 스토리’이다. 그것도 아주 슬프고 가슴 아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얘기하는…
여느 최루성 멜로 영화가 그러하듯이, <코드 46>은 자신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강제로 등을 돌려야만 하는 슬픈 연인을 가까운 미래에 데려다 놓고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남자는 이미 결혼을 해서 단란한 가정까지 꾸린, 아무것도 부러울 것이 없었던 존재. 여자는 신분증 위조를 해서 고단한 일상을 꾸려간다. 그러다가 둘은 우연한, 어쩌면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되고 서로에게 깊이 빠져들고 만다. 하지만 미래의 법은 이들을 절대 서로 사랑해서는 안되는 존재로 낙인찍어 도피 속으로 내몬다.
화려한 비주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던 SF 영화는 수없이 많았지만, <코드 46>처럼 그 안에서 사랑 이야기로 관객들을 흥분 속으로 이끌었던 영화는 일찍이 없었다. 어쩌면 <코드 46>은 SF 영화의 수작으로 평가받기 보다, 심금을 울렸던 사랑 이야기로 관객들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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