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추억 떠올라 울면서 촬영 복역중인 친구가 기뻐했으면"
[친구](곽경택 감독-씨네라인2 제작)가 심상치 않다. 서울 메가박스의 예매표가 일주일 전에 매진됐고,흥행 역사를 새롭게 쓸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친구들이 서로에게 칼을 겨누게 된다는 '친구'. 영화 보다 더 영화 같은 이 이야기는 곽 감독이 실제로 겪은 일이다.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추억과 깊은 상처를 시나리오로 엮어내고 스크린으로 옮겨낸 곽 감독은 31일 개봉을 앞둔 요즘 심정을 '잠이 안 온다'고 표현했다.
▲오래전부터 고민했지만 섣불리 만들 수 없었다. 그런데 '닥터 K'가 흥행에서 실패하고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더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 또 지금 힘든 데 있는 내 친구가 시간 때우는데 다소나마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준석(유오성)의 실제 모델인 곽 감독의 친구는 현재 10년형을 받고 복역중이다)
▲우정이다. 그리고 그 때 그 시절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이다.
▲99년 3월 열흘만에 초고를 썼다. 기억 속에 진하게 남아있는 일이라 초고를 쉽게 썼는데, 가공하기가 어려웠다.
▲감독은 현장에서 끝까지 냉정을 유지해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상택이 준석을 면회하는 장면을 찍을 때는 눈물이 나더라. 계속 울면서 찍었다.
▲실제 친구를 면회하고 오는 길에,나는 지금 세상으로 돌아가지만 교도소 복도를 걸어가는 그 친구는 어떨까 생각했었다. 빛을 보고 분명히 어린 시절을 추억할거라고 생각했고,그 느낌을 관객에게 전달해주고 싶었다. 면회 신에서 상택과 준석이 손바닥을 치는 장면을 빼라는 사람도 많았는데, 그 때 일을 생각하면 도저히 들어낼 수 없었다.
▲유오성과 장동건은 '슬픈 감정 30% 줄이고 섭섭한 감정 20% 더해주세요'라고 주문을 해도 통하는 배우였다. 캐스팅이 확정됐을때 너무 기뻐서 맥주집에 달려갔었다. 그 때 통닭 맛이 기가 막히게 좋았다.
▲시나리오를 쓰면 아버님께 제일 먼저 보여드린다. '친구'를 보시곤 '네가 쓴 것 중 제일 재미있다'고 하셨다. 아버진 올해 연세가 예순 여덟이신데,아들과 사위(정지우 감독)가 영화계에 있다보니 전문가가 다 되셨다. '친구' 가편집본을 보시곤 '박하사탕' 만큼 재미있다고 하시더라.
▲'대부'같은 영화가 좋다.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자료출처 :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