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대중의 관심표현은 크게 두 가지로 표현된다. 그 하나는 선의의 긍정적 관심과 나머지 하나는 부정적 관심이다. 미국에서 조사한 가장 꼴불견 연예인에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나란히 뽑힌 패리스 힐튼은 그런 의미로 후자에 속한다. 그녀만큼 루머와 뉴스를 지속적으로 양산해내는 사람도 드물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즘 들어 ‘패리스 힐튼은 죽어야 한다’ 고 말하는 사람까지 등장했다. 자신이 나오는 영화의 홍보카피치고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이지만 정작 그녀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인다.
솔직히 웬만한 스타라면 일찌감치 노발대발했을 비아냥거림을, 오히려 '자신에 대한 질투'쯤으로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 스무살이 된 후 사전 상속 받은 금액만 3400억원 에 달하고 각종 광고 모델과 TV출연으로 한해 벌어들이는 돈만 해도 10억이 넘는다고 하니,(쓰는 돈은 그것보다 많아 눈총을 받지만) 그녀의 당당함은 돈에서 나오는 걸까?
● 나는 미국의 공주!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연인관계로 발전했을 당시 많은 여성들은 "패리스 정도면…"이라며 그들 사이를 인정했을 정도라니, 단 하루라도 좋으니 그녀처럼 살고 싶다는 워너비 족이 생기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패리스 힐튼은 미국 TV 폭스 네트워크 사상 가장 성공한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리얼리티 쇼 <심플 라이프>의 주인공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심플 라이프>는 자신의 이름과 신분을 버린 채 시골에서 한 달간 생활하며 태어나서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삶을 경험하도록 하는 프로그램.
그 전까지 힐튼가의 상속녀답게 럭셔리 하고 자유분방한 파티걸의 이미지였던 패리스에게 있어 이미지 쇄신을 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지만 "사람들이 돈을 벌려고 일을 하는 것인 줄 몰랐어요" "월마트? 그게 뭐죠? 벽에 관련된 상점인가요?"라는 멘트를 서슴없이 내뱉어 많은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심플 라이프>의 성공이후 영화 <레이징 헬렌>,<쥬랜더>,<더캣>,<원더랜드> 등의 영화에 출연했으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녀는 <하우스 오브 왁스>에서 슬래셔 무비에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인 금발 미녀 역으로 등장했다.
특히 전작들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 그녀는 빨간 속옷을 입고 흑인 남자친구 앞에서 관능적인 춤을 추며 극의 긴장감을 한껏 조성하는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해 평론가들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개봉 첫주 1200만달러(약 120억원)를 벌어들여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 패리스 힐튼, 이라는 아이콘
그런데도 미국의 대중은 힐튼의 모든 것에 열광하는 이중성을 보인다. 그녀가 입는 것은 패션이 되고, 말투는 유행이 된다. 그의 이름을 딴 향수가 불티나게 팔리고, 자신이 키우는 애완견을 본뜬 인형이 출시될 예정이다.
이쯤 되면 힐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 재벌가 상속녀'를 향한 도를 넘어섰다고 볼 수 있다. 할리우드 일각에서는 하루빨리 패리스가 정신을 차리고 재벌가의 조숙하고 지적인 따님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는 반응이다. 패션과 남자에만 관심을 둔 백치미의 여성에서 벗어나 하루 빨리 미국의 바람직한 상류층이 되길 바라는 희망에서 말이다.
최근 발간한 자서전에서 힐튼은 "나는 공짜로 얻는 것을 싫어해 일부러 가족 사업인 호텔업을 피하고 있다"면서 "내게 재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나 스스로 일궈낸 것이다"라고 밝혔는데, 실제로 주얼리숍과 나이트 클럽을 오픈하고 영화출연과 음반 출시 또한 준비해 자신의 영역을 넓혀 가고 있는 중이다.
어딜 봐도 백만장자의 우아한 상속녀와는 거리가 먼 패리스 힐튼을 싫어하면서도 한편으로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거침 없이 남자를 유혹하고 자신을 드러내는데 인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의 솔직함이 쇼핑과 남자에게만 국한 되지 않고, 자신의 값어치를 높일 수 있는 능력으로 발전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