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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의 허와 실
트래픽 | 2001년 3월 12일 월요일 | 모니터기자 - 은현정 이메일

우리나라에서 마약이란 건 그렇게 흔하게 찾아 볼 수 있는 물건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미국에서는 사정이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합니다. 미국에서의 '마약'이란 누구나 접할 수 있고, 그래서 굉장히 골칫거리인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 큰돈을 벌 수 있는 밑천이 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선입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에 대해서 보도하는 뉴스나 신문, 미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 T. V, 영화에서 늘 그렇게 나오지 않던가요? 그래서 불법마약거래를 뜻한다는 '트래픽'을 제목으로 한 [트래픽]이라는 영화는 뭐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뭐, 눈 먼 마약을 둘러싼 밀고 당김이 있을 테고 그런 사람들을 쫓는 경찰이나 검찰이 있을 테고 또 마약에 빠져서 인생을 망치는 사람들이 있을 테지요.

그러나 영화 [트래픽] 안에는 이 모든 것들이 존재하고 있으면서도 생각보다 그리 흔한 영화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트래픽]에서의 '마약'이라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왔던 관습화 된 이미지로서의 '마약'이 아닌 정말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마약'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안에서의 마약은 굉장히 사실적입니다. 마약을 구입하는 모습도, 흡입하는 모습도, 마약으로 부자가 되어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 마약딜러의 모습도 너무나 사실적입니다. 저 모습을 보고 누가 배우지나 않을까 무서울 정도로요. 이런 사실성은 이 영화의 각본가인 스티븐 개그헌의 지난 17년 간의 마약중독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각본의 뛰어남은 골든글로브 각본상 수상으로 증명되었고요.

영화는 멕시코 국경 '후아니타'에서 근무하고 있는 형사 하비에르(베니시오 델 토로)와 오하이오에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판사 로버트(마이클 더글라스), 그리고 샌 디에고에서 마약딜러의 아내로 살아가고 있는 헬레나(캐서린 제타 존스)를 세 축으로 삼아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이 셋은 따로 떨어져서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도 실은 모두 '마약'을 매개로 하여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하비에르는 마약을 단속하는 형사이고 로버트는 믿고 있던 모범생 딸 '캐럴라인'이 마약상습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헬레나 역시 자신의 남편이 마약딜러였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이 마약을 계기로 해서 어떻게 인생이 달라지게 되고, 그것에 어떻게 대처하는가가 이 영화의 포인트입니다. 결국 어떤 식으로든 스쳐 지나가는 세 사람을 보면서 관객들은 마약이 우리 주변에서 얼마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고 그래서 더욱 위험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사실 각각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도 될 정도로 풍부한 이야기 거리들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합치면 위험해질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 이 세 이야기를 감독은 세 가지 색깔의 톤을 사용하여 적절하게 표현합니다. 짧게 끊는 편집은 이 영화의 사실성을 강화하는 데 최적의 도구입니다. 치밀하게 계산된 연출에 어울리는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도 한 몫 하고 있고요.

[트래픽]에 나오는 것처럼 미국 내에서의 마약이라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영화에서 로버트 판사가 말하는 것처럼 그것은 자신의 가족이 직접 관련된 아주 골치 아픈 것이지요. 영화는 감히 희망적인 결말을 말하는 것도 같습니다. 우리는 결코, 마약을 나라 안에서 없애려는 노력과 마약중독자들을 갱생시키려는 노력을 그만 두지 않겠다고요. 과연, 현실이 이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어쨌든 '마약'에 관한 허와 실, [트래픽]이라는 영화 한 편 안에 모두 다 사실적으로 녹아 들어가 있습니다.

2 )
ejin4rang
마략무서워   
2008-10-17 08:45
rudesunny
기대됩니다~   
2008-01-1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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