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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저러다 안 죽을까봐 걱정했다. 흥행성62% 작품성54%
사랑하니까, 괜찮아 | 2006년 8월 8일 화요일 | 최경희 기자 이메일


가슴뭉클 해피신파를 지향하는 곽지균 감독의 <사랑하니까 괜찮아>는 10대에 시작해 20대에 완성되는 사랑을 통통 튀는 감성과 에피소드로 가득 채운다. 운명을 거부하지 않는 순정남 민혁(지현우)은 알싸한 사이다 같은 성격의 어여쁜 소녀 미현(임정은)을 만나 풋사랑을 영원의 사랑으로 가꾸어 간다.

<겨울 나그네> <청춘> <젊은 날의 초상> 등의 작품으로 시대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젊은 청춘들의 꿈과 사랑을 다양하게 담아냈던 곽지균 감독은 곧잘 인스턴트 사랑으로 오해받는 21세기 청춘들의 만남과 사랑을 다른 시선으로 포착하려는 시도를 이번 영화에서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시도는 시도에서 끝나고야 말았다. 만나자마자 키스를 하는 당돌한 주인공 커플의 행동은 신선하기보다 눈요기 거리 이상의 기능을 못하고 있다. 첫 눈에 반한 감정의 진실성을 느끼기에는 이들의 키스는 순간의 충동으로 비친다. 이게 나쁘다라는 말이 아니다. 이 이후부터 영화는 구태의연하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설익은 감정을, 이 시대의 청춘의 만남을 세대를 초월한 사랑으로 인정받게 하고 싶었다면 시한부를 그토록 돋보이게 강조할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

미현은 죽는다. 민혁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들의 표현 그대로 쓰자면 미현이 천국에 갈 때까지 이들은 즐겁게 웃고 떠들며 하루를 10년처럼 사랑한다. 해피신파라고 <사랑하니까 괜찮아>를 명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처음부터 죽을 줄 알면서도 사랑에 뛰어드는 20대 초반의 주인공들의 모습은 분명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오롯한 사랑의 모습 그것 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신파가 해피신파가 되는 걸까? 키스와 이벤트, 춤과 노래로 죽음을 직시하며 하루를 10년처럼 사랑해도 이들의 사랑에는 슬픔이 어른거려야 한다. 근대 그게 안 보인다. 민혁과 미현의 친구들 모습은 고딩시절의 유치함에서 전혀 변화되지 않았고 이들의 맑고 푸른 사랑이 발현되는 병원에서의 에피소드는 스크린을 쳐다보기 민망할 정도로 억지스럽다.

공공연하게 “미현이가 죽어”라고 사람들에게 말하는 민혁의 행동, 수많은 군중 앞에서 “나 죽거든, 나랑 연애할래?”라고 외치는 미현의 태도는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은 사랑이라고 단정 짓기엔 무리가 있다. 젊음의 감성을 신파로 묶어 해피신파로 영화를 만들고픈 감독의 욕심이 너무 과했다. 죽음을 드러낸다고 해도 관습적인 신파영화 공식이 깨지진 않는다. 구시대적인 설정과 현대적인 젊은 감성은 융합하기보다 충돌을 일삼아 전체적인 만듦새까지 헝클어 틀어 놓는다.

김래원, 배두나 주연의 <청춘>에서 동시대 청춘들의 감정을 예민하게 잡아냈던 곽지균 감독은 <사랑하니까, 괜찮아>에서는 구시대적인 감성으로 회귀해버렸다. 이게 시나리오 탓일 수도 있고 기획영화의 한계일 수도 있기에 모든 책임을 감독에게 돌릴 수 없다. 그러나 영화 내내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미현의 죽음을 소리치는 민혁과 자기 죽는다고 광고하고 다니는 미현을 보면서 ‘저렇게 죽는다고 떠들어댔는데 마지막에 혹시라도 미현이가 안 죽고 사는 것 아니야?’하며 내심 걱정했다.

‘해피’신파가 반전을 위한 키워드인 줄 알고 지겨움에 떨던 필자 마지막에 잠시 긴장했더랬다. 그나마 이 영화가 가진 유일한 미덕은 ‘신파’를 꿋꿋이 지켰다는 데에 있다.

글_ 2006년 8월 8일 화요일 | 최경희 기자
흥행성
62 %
작품성
54 %

-스타 지현우를 배우 지현우로 재발견하고 싶다면...
-신파가 취향이라면...
-무비스트 최초평가를 안 믿는다면...
-무비스트 최초평가를 반박하고 싶다면, 일단 영화는 봐야겠지?
-뻔한 영화 싫어한다면...
-‘시한부’ 이 단어만 듣고 “또 야?!”라고 외쳤다면...
-무비스트 최초평가를 믿는다면...
-무비스트 최초평가를 굳이 반박하고 싶지 않다면, 영화 안 봐도 된다.

23 )
kgbagency
지극히 뻔하다고 예상했는데 예상대로 끝까지 뻔했다   
2007-04-14 18:13
js7keien
곽 감독은 영화 찍기 이전에 시대착오적 발상부터 전환했어야 한다   
2006-10-07 16:41
filsung
예고편부터가 보고싶지 않았다, 특히 예고편에서 보여준 어색한 대사처리-_ -   
2006-08-21 09:13
lucidmina
'대체 언제 끝나나....'하는 생각이 드는 영화 오랜만이었다.
시한부 인생 이야기 중 최악으로 기록될 것 같은 예감.
고등학생이랑 같이 시간 때워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절대 보지 않았을 것이다.   
2006-08-21 01:14
sora24
뻔한스토리일것 같은 느낌   
2006-08-20 03:20
dnstk
어쩌면 뻔해서 좋은 걸지도ㅋ   
2006-08-18 23:52
songaluv
너무 뻔해서 혼자 보러갈 용기를 낸 자신이 싫어질 정도다.
  
2006-08-18 13:06
jazzmani
덕분에 웃었어요..
저러다 안 죽을까봐 걱정했다..
어느정도길래..   
2006-08-16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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