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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다이아몬드 | 2007년 1월 10일 수요일 | 이희승 기자 이메일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는 신이 내린 선물이 하나 있다. 그들의 피부색과 전혀 다른 이 투명한 돌은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자리에 꼭 있어야 하는 필수품으로, 전세계적으로 비싼 가격에 팔리지만 정작 산출국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이 신성한 보석이 사실은 아프리카 대륙의 노동력 착취와 어린 소년들의 희생으로 점철된 ‘핏빛 돌’이란 걸 역설한다.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시작되는 영화의 첫 장면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어부로 살면서 아내와 세 아이를 키우는 솔로몬(자이몬 훈수)이 게릴라군에 의해 강제로 광산에 끌려와 다이아몬드 채취를 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세상에 존재할 것 같지 않은 100캐럿짜리 핑크 다이아몬드가 솔로몬에 의해 발견되면서 그 소문을 들은 대니 아처(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헤어진 가족을 찾아준다는 조건으로 그에게 접근하고, 대니가 서구세계의 보석회사에 ‘물건’을 대준다는 사실을 안 저널리스트 매디 보웬(제니퍼 코넬리)은 다이아몬드로 인해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비극을 끊고자 가장 확실한 증거를 지닌 그를 설득하면서 영화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다이아몬드의 가격을 맞추기 위해 물량을 조절하는 보석회사의 상술과 추하기 그지없는 유통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블러드 다이아몬드>는 국적도 성별도 다른 이들 세 사람 역시 자신이 원하는걸 얻기 위해 서로를 이용할 뿐이라는 사실을 놓치지 않는다. 무고한 학살과 사실적인 폭력으로 가득 찬 화면은 서구세계에서 만든 핑크빛 환상을 충족 시키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동시에 그 당시 강대국으로서 국제사회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의무를 저버리고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에만 열을 올렸던 미국 정부를 한껏 조롱하고, 비극적인 전쟁 소식을 채널이 고정되도록 날씨와 경제뉴스 사이에 끼워 넣었던 언론의 무책임함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그리고 다이아몬드와 전혀 무관한 삶을 살았던 한 남자에게 닥친 비극을 사실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사랑의 증표로 보여지는 아름다운 보석이 지닌 아이러니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영화는 다이아몬드를 향한 여자들의 허영심과 그런 연인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기 위해 석 달치 월급을 터는 남자들이야말로 이 비극의 원흉임을 숨기지 않는다.

아프리카의 현실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할리우드에서 그다지 환영 받지 못했지만 이미 <라스트 사무라이>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감동적으로 표출해낸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힘있는 연출력과 이 영화를 통해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에 후보에 오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인상적인 연기는 영화 후반부로 가면서 과도하게 시도된 ‘화해’와 ‘용서’를 충분히 덮을 만큼 강렬하다. 서로를 형제로 부르며 자신들의 독립을 위해 함께 싸웠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과거는 기업의 이윤 앞에 서로의 머리에 총을 겨눈채 점차 희미해져 가고 있다. 마약과 세뇌교육을 통해 10대 초반의 소년들을 강제로 훈련시키는 게릴라 군의 잔인함 뒤에는 무기를 사기 위해 다이아몬드를 팔아야 하는 절박함과 그 사실을 묵인한 채 다이아몬드를 사들이는 세계적인 보석회사가 있다. 내가 살기 위해 나보다 약한 자를 이용하고 짓밟는다는 점에서 ‘피묻은 다이아몬드’라는 뜻의 영화제목은 가장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2007년 1월 10일 수요일 | 글_이희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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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할 때 캐럿 이하는 안받겠다는 여자친구를 두신 분! (이 영화를 보고도 고집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심이-.-)
-평소 드비어스의 ‘다이아몬드여, 영원히’란 카피가 마음에 와 닿았던 사람이라면! (왜 forever인지 알 수 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 성장을 눈여겨봐 오셨다면!
-예고편만으로도 범상치 않은 영화란 걸 눈치 채신 분!
-디카프리오의 연기 중<길버트 그레이프>와 <타이타닉>의 연기가 가장 마음에 드셨다면!
-엄청난 총질에 사람이 무자비로 죽는 영화를 보면 꿈자리가 사나운 분!
-2부 이상의 다이아몬드를 소지하고 계신자! (볼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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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7keien
액션보다는,인간 惡과 다이아몬드를 바라보는 시각을 재정립하게 만드는 영화   
2007-01-12 00:15
idchecker
작품성은 그렇다치고 흥행성이 대박이라구요?????
저도 이영화를 개봉하자마자 봤지만
2시간반의 긴 러닝타임과
잔인한 장면이 많은 19세이상등급,
디카프리오영화치고는 적은상영관수...
이런 불리한 조건으로 흥행대박은 무리라고 생각되는데여...
그냥 흥행성이 있는 영화지 우리나라에서 절대 흥행할 영화는 아니라고 봅니다.
콘스탄트 가드너만큼만은 안됐으면 좋겠군요...   
2007-01-11 22:03
lee su in
오~ 작품성과 흥행성 오랜만에 쌍대박이군요.
하지만 실제로 극장가에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지는 못했던데...

암튼, <로드 오브 워>, <콘스탄트 가드너> 등 강대국의 이익을 위해 약소국을 이용하는 이런 정치드라마를 선호하기에 이번 영화도 기대 만발입니다.   
2007-01-11 17:24
theone777
초 액션 영화 기대됩니다!!   
2007-01-11 17:07
ffoy
오,,, 보기드문 쌍대박이 나왔네요...
그냥 흘려넘기려는 영화였는데, 다시 눈길이 가게 만드는데요? ^^   
2007-01-11 16:52
juiceboy
야~ 쌍대박이다 ㅋㅋ, 콘스탄트 가드너 필이려나 ㅎ 함 보고싶네 ㅋ 김혜자씨랑 한비야씨 책에도 나오는내용이에요   
2007-01-11 16:31
lolekve
정말 최고였어요!!!~ 초대박 ..!! ㅠㅠ   
2007-01-11 11:59
bjmaximus
<블러드 다이아몬드> 제작비는 1억 달러가 든 블록버스터인데,미국에서의 흥행은 저예산 영화 수준임.. 물론,평이 좋은 편이고 배우들의 연기력도 인정받고 있고 아카데미 작품상을 노리고 만들었겠지만,제작사 워너 브라더스가 제작 방향을 잘못 잡은듯..   
2007-01-1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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