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은 ‘사람 찾기’란 똑같은 소재로 ‘동백섬’을 향해 배를 타는 순간, 그가 다시 ‘마파도’로 흘러 들어갈 것임을 직감한다. 형사와 조폭으로 만났던 전작에 비해 글 소재를 찾아 섬으로 들어온 작가를 새로운 파트너로 영입한 <마파도2>는 마냥 거칠기만 했던 대결구도에서 벗어나 다섯 할머니들의 개인적 사연에 집중한다. 걸쭉한 입담을 과시했던 김수미 대신 엉뚱한 타박으로 사람을 자지러지게 만드는 김지영과 여전히 말이 없는 길해연의 엄청난 변신은 속편을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고스톱과 밭일을 연결시켜 보여주는 이들의 내기는 재벌 회장의 첫사랑을 찾아서 한몫잡으려는 충수의 속마음과 섬에서 가장 필요한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타짜’로 변신할 수밖에 없었던 할머니들의 속내를 유쾌하게 충돌시킨다.
하지만 할머니들의 첫사랑을 들추기 위해 과도하게 시도된 영화 패러디와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던 회장이 갑작스럽게 섬을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난투극들은 부담 없이 즐길만한 오락영화로써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찾기도 힘에 부쳤던 충수가 40년 전의 ‘꽃님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은 한 단계 발전했지만 그 사연을 뒷받침 하는 에피소드들은 여전히 구식이다. 배우들의 열연이 너무나 돋보이기에 그들이 보여주는 코믹함이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는 것도 <마파도2>가 지닌 무시 못할 단점이다. 생각 없이 웃고 오겠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려야 한다. 분명 재미있을 영화 속 소재들만 집중하기에 이 영화가 지닌 속뜻은 여전히 심오하다. 2편까지 왔으니 그 사연이 얼마나 깊을지는 이미 예상했겠지만.
2007년 1월 19일 금요일 | 글_이희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