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울새의 시선으로 시작되는 영화의 도입부는 관객을 하늘로 날아 올렸다가 울타리에 걸터앉게 만들며, 키튼의 공상으로 보여지는 그의 탄생비화는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 현란하다. 태어나자마자 사제관 앞에 버려져 양어머니와 누나의 옷과 화장품을 훔쳐 바르면서 자란 패트릭의 어린 시절은 천덕꾸러기 그 자체. 학교에서조차 이방인으로 구분되어야 했던 그의 상처는 영화에서 그리 심각하게 보여지지 않는다. 자신의 고통을 모르는 채 하기 보다는 끊임없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고단한 현실을 순수하게 감싸 안음으로써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가 만들어나가는 것이란 명언을 마술처럼 펼쳐 보인다.
킬리안 머피의 여장 남자연기는 더 이상 사랑스러울 수 없을 만큼 완벽하고, 엄마를 찾기 위한 로드무비로 속에 조국의 아픔과 종교적 아이러니를 함께 녹여낸 닐 조단의 연출력은 경쾌하기 그지없다. 신부인 리암 닐슨이 낯부끄러운 장소에서 고해성사하듯 진실을 알려주는 모습이나 엄마를 만난 키튼이 순간적으로 기절하는 장면은 <플루토에서 아침을>이 지닌 정치적 입장이 얼마나 애교스러운지를 증명한다. 삶은 무게는 무겁지만 이겨내는 힘은 자신의 긍정적 마인드에 있음을 영화는 소수의 입장에서 작지만 확실하게 보여준다.
2007년 4월 4일 수요일 | 글_이희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