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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최양일은 어디에 서 있었는가.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 | 2007년 4월 30일 월요일 | 민용준 기자 이메일

만약 <수>가 그대에게 최양일이란 이름을 하드보일드란 미사여구로 장식되어야 제격일 것이란 생각을 굳히게 만들었다면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는 당혹스러운 지점이 될 것이다. 최양일이란 이름을 하드보일드의 규격 안에 끼워 넣기엔 그 상자가 비좁아 보인다. 그리고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는 그 규격과 무관한 여분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사실 최양일은 재일 교포 출신이라는 정체성을 오롯이 드러내면서 동시에 그 정체성을 전면에 내걸기 보단 하나의 시선으로 방치한다. 일본이라는 사회에 편입된 이방인의 시선.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는 재일 교포가 이야기하는 일본의 이야기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강충남(기시타니 고로)의 시선에 들어앉은 수많은 군상은 분명 일본에 주저앉은 이방인이거나 자본주의 사회의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외부인의 정서를 지닌다. 세태에는 심드렁하나 호색한 기질이 농후한 강충남이 사랑을 속삭이는 코니(모레노 루비)는 필리핀 출신의 호스티스다. 그의 주변에는 재일교포 출신들이 산재해 있다. 심지어 자신이 몸담고 있는 택시 회사의 사장도 같은 조선인 학교 출신의 교우 관계에 있다. 자신의 주변에 있는 일본인들이라 해도 크게 별볼일은 없다. ‘조선인은 싫어도 강충남은 좋다’는 동료는 매일같이 돈 빌려달라는 말꼬리를 입에 달고 살아가며, 아내가 도망갔다는 사내는 자신의 아이를 업고 나와 젖병을 들고 출근한다.

재일교포 작가 양석일의 소설 ‘택시 광조곡’을 원작으로 한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는 자본주의 안에 발을 들인 군상들의 삭막한 일상을 무심하게 들춘다. 조국 통일이라는 민족적 결의를 내세우는 재일 교포 출신 자본가들은 실제론 물질적 망상에 젖어 있고, 민족 혹은 인종적 뿌리와 무관하게 궁핍한 현실을 겉도는 소시민들의 군상은 지표를 모른 채 쳇바퀴 도는 삶을 살아간다. 그 안에서 현실에 무심한 강충남은 그 창을 바라보는 객관적 시선이면서 동시에 의도 없는 정체성의 주인이 된다. 그의 정체성은 재일 교포라는 민족성보다도 현실을 방관하며 자신만을 존립시키는 기질에서 비롯된다.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달을 바라보듯 세상을 방관하는 그에게 중요한 건 이념도, 민족도, 실리도 아닌 자족적인 삶 그 자체이며 그 안에 존재하는 소박한 욕망에 대한 유지일 뿐이다. 특유의 무미건조한 극의 분위기는 현실을 환기시키면서 불미스런 상황에 담긴 위트는 비현실적인 웃음을 부여한다.

1993년에 일본에서 개봉하며 이봉우가 설립한 씨네콰논(CQN)을 급부상 시키고, 최양일이란 이름을 일본 영화계에 선명히 박아 넣은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는 최양일 본인이 어디에 서 있었는가를 대변하는 심경의 고백처럼 보인다. 재일 교포라는 정체성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그 정서를 각인시키지 않는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는 최양일의 영화적 정체성이 하드보일드라는 정서에 한정될 수 없음을 증명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피와 뼈>의 극한적인 정서를 위트와 유머로 둥그스름하게 깎아낸 듯한 <달은 어디에 떠 있는가>는 최양일이란 이름이 명성을 얻게 된 연유와 지금까지 그것이 지속되고 있는 까닭의 한 축이다. 물론 그 반대편 축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거침없는 하드보일드의 전시 행위자로서의 면모이다.

2007년 4월 30일 월요일 | 글: 민용준 기자




-최양일의 작품, 관심있다면 필자가 권하지 않더라도..
-<수>가 그대에게 최양일을 편협하게 주입했다면. '최양일=하드보일드(참 or 거짓?)'
-최양일의 작품, 관심없다면 필자가 권하더라도..
18 )
justjpk
흥행성.. 정말 최저군.
최양길 감독의 작품... 궁금하긴 한데.   
2007-04-30 23:15
kgbagency
생각보다 별이 적네요 딴데선 호평이던데...   
2007-04-3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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