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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기봉 형님의 DVD를 찾아서... <익사일>과 <매드 디텍티브>
2009년 4월 30일 목요일 | 소마 이메일


두기봉(杜琪峰, Johnny To)은 현재 홍콩에서 가장 중요한 씨네아스트다. 홍콩의 방송국 TVB의 연기자 양성 과정(!)을 거쳐 1980년 데뷔작인 <벽수한산탈명금 碧水寒山奪命金>을 발표하고 현재까지 결코 홍콩의 상업 영화계를 벗어난 적이 없었지만, 현재 그의 신작들은 늘 칸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영화제의 단골 초대 손님이 되어버렸고, 프랑스의 가수 겸 배우 빌리 홀리데이를 주인공으로 삼은 최신작 <복수> 역시 박찬욱의 <박쥐>와 함께 칸 영화제 경쟁 부분 출품이 확정된 상태다.

하지만 전세계 영화계에서 두기봉이 ‘완성된 작가’로 취급받는 21세기, 유독 한국에서는 홍콩 영화의 인기는 바닥에 가깝다. <황비홍 2>을 놓고 벌어진 국내 수입업자들의 경쟁으로 수입 가격이 하늘로 치솟아 언론의 비난 여론까지 일어났던 90년대 전반에 비하면, 중국 관객을 겨냥한 차이니즈 블록버스터 외에는 별 주목을 받지 못하는 홍콩 상업 영화들은 우리의 젊은 관객들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자신들만의 배우들’을 데리고 자기 스타일의 영화를 끊임없이 발표하는 ‘21세기 두기봉’은 아트시네마의 단골 손님은 되었을 망정, 대중들에게는 낯선 인물일 뿐이며, 올드 홍콩 영화팬들에게는 <우견 아랑>과 <지존무상2>의 2% 부족한 감독일 뿐이다.

간신히 수입 되어 극장 개봉까지 성공했지만 <익사일>과 <매드 디텍티브>의 국내 흥행 스코어는 민망한 수준이었고 21세기 두기봉 영화를 대표하는 <흑사회> 2부작의 국내 개봉은 여전히 요원한 채 ‘두기봉 특별전’과 같은 아트 시네마 프로그램의 일부로 공개될 뿐이다. 이런 사정에다 오직 비관적인 전망만 넘쳐나는 국내 부가 판권 시장의 어두운 행로는 더더욱 두기봉의 영화와 같은 작은 영화들의 DVD 출시를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소리 소문 없이 두기봉의 필모그래피 중에서 놓치기 아까운 몇 편의 영화들이 출시된 바 있으며, 이 글에서는 그렇게 만날 수 있는 두기봉 영화 DVD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최근 발매된 두기봉의 DVD 1, <익사일>

먼저 소개할 DVD들은 비교적 국내에서 구매가 쉬운 편에 해당하는 최근작에 해당하는 타이틀들이다. 최근 DVD 시장의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서 그런지 발매가 되었더라도 빨리 구매하지 않으면 쉽게 품절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데, 올해 발매된 <익사일>과 작년 말에 발매된 <매드 디텍티브>는 비교적 손쉽게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구매가 용이한 편에 해당한다. 물론 <매드 디텍티브>의 경우에는 온라인 쇼핑몰에 따라 일시 품절 상태인 곳도 많기는 하다.

<익사일>은 21세기에 ‘두기봉’이라는 감독을 국내에서 주목받게 한 영화이며, 특히 평단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보냈는데, ‘홍콩 느와르의 집대성’과 같은 표현처럼, 두기봉의 장르 영화 연출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가 많았다. 물론 <익사일>은 범죄 조직원들간의 대결이 벌어지는 액션 느와르에 해당하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두기봉이라는 연출자에 대한 정보를 지니고 있으면 더욱 흥미로운 영화이기도 하다.

<익사일>은 전체적으로 두기봉의 전작인 <미션 The Misson, 1999>의 속편같은 느낌의 영화로 <미션>에서 주인공들은 보스의 정부와 사랑에 빠진 죄로 죽음에 이르게 된 조직원 한 명을 비밀리에 마카오로 도망 가게 하는데, <익사일>은 마카오를 공간 배경으로 숨어사는 조직원을 놓고 벌어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두 편의 영화에는 황추생, 오진우, 임설, 장요량, 임달화 같은 ‘두기봉 사단’ 배우들이 모두 똑같이 출연하고 있기도 하기에, 두 편의 영화를 연속해서 보면 마치 데칼코마니같은 두 편의 영화의 이음새에 놀라게 된다.

특히 <익사일>과 <미션>은 두기봉의 뛰어난 액션 시퀀스의 연출력에 탄복하게 하는 영화인데, <익사일>의 클라이막스 총격씬과 지하 병원 액션 시퀀스 그리고 <미션>의 백화점 액션 시퀀스와 뒷골목 액션 시퀀스는 두기봉을 왜 ‘액션 마에스트로’로 부르는지를 확인하게 하는 장면들이다. 아쉽게도 <미션>은 국내에 VHS 비디오로만 출시된 적이 있고 인터넷을 통하면 홍콩의 쇼핑몰에서 꽤 싼 가격의 DVD를 구매할 수 있다.(물론 한글 자막은 지원되지 않는다.) <익사일> DVD의 경우는 꽤 괜찮은 퀄리티를 지니고 있지만 서플먼트가 전무하다는 점이 아쉽다.


익사일(EXILED, 放逐)

출시일 : 2009-02-06
출시사 : 대경DVD㈜
Starring : 황추생/오진우/장가휘/임현제/임달화/장요양/임설
Director : 두 기봉
Running Time : 108 Min
Video Format :
Audio Track : 중국어 (광동어, 북경어) / DTS-ES 6.1, 돌비디지털 EX 6.1
지역코드 : ALL
관람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디스크수 : 1 disc
자막 : 한국어,영어, 중국어
<부가 영상> 없음




최근 발매된 두기봉의 DVD 2, <매드 디텍티브>

그에 비하면 작년 충무로 영화제를 기해 두기봉 사단의 각본가 출신이자 현재는 공동 연출자인 위가휘가 방한하기도 했던 <매드 디텍티브>의 극장용 예고편과 메이킹 필름이 수록된 <매드 디텍티브> DVD의 서플먼트는 꽤 풍족한 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매드 디텍티브>는 두기봉의 또 다른 연출 경향을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한데, 두기봉은 자신의 영화사인 밀키웨이 이미지를 창립한 후, 자신의 조연출이나 각본가 출신들과 공동 작업을 꾸준히 해 왔고 그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협력 관계를 지닌 인물이 바로 위가휘라고 할 수 있다.

<매드 디텍티브>는 그들의 가장 최근의 협력작으로서, <니딩 유 孤男寡女: Needing You, 2000>, <풀 타임 킬러 全職殺手: Full-Time Killer, 2001> 등으로부터 비롯된 두기봉-위가휘 공동 연출 시스템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액션 느와르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평자에 따라 두기봉과 위가휘의 공동 연출작에 대해 반감을 가진 평론가가 존재하는데, 그건 두기봉의 단독 연출작이 대개 단촐한 플롯에 두기봉 특유의 스타일이 적절히 녹아들어 가는데 비해, 위가휘와의 협력작들은 <절대초인/대척료, Running On Karma, 2003>이나 <매드 디텍티브> 같이 스타일보다는 (위가휘가 쓴) 복잡한 각본의 힘이 더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물론 두기봉 영화 전체가 단순한 스타일을 강조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매드 디텍티브>는 위가휘와의 전작들에 비해서 좀 더 두기봉적이라고 할 만한 영화다. 가령 이 영화에서 사람의 인격을 주인공인 ‘미친 형사’ 번(유청운)이 보는 방식 즉 사람의 겉모습에 감추어진 다른 인격들이나 속내를 판이한 얼굴의 배우들로 표현하는 방식은 집단을 연출하는데 능한 두기봉의 연출적인 특징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이 영화의 살인범 캐릭터는 9개의 인격을 소유한 인물로 등장하는데, 두기봉과 위가휘는 9개의 인격을 9명의 배우들에게 표현하도록 하면서, 이 인격들의 실체를 볼 수 있는 번의 시점과 다른 사람들이 보는 일반적인 시점을 자유롭게 교차 편집하면서 영화의 주제 의식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특히 오손 웰즈의 <상하이에서 온 여인>과 로버트 클로우즈의 <용쟁호투>의 거울방 시퀀스를 연상시키는 결말부의 장면은 거울 이미지를 통해 영화가 담고 있는 인간 이중성에 대한 비관적인 입장을 매우 적확하게 묘사하고 있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으며, 홍콩 영화계 내에서 늘 뛰어난 연기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배우인 유청운은 오랜만의 두기봉과의 협력 작품에서도 역시 출중한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홍콩에서는 두 편의 영화 모두 블루레이로도 발매된 바 있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국내의 상황 속에서는 DVD로 발매된 것 자체가 고마울 따름이다. 영화의 특성상 <매드 디텍티브>는 웨스턴 장르를 연상시키는 황색 색조의 <익사일>보다는 좀 더 어두운 느낌의 색조를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회색과 검은색의 느낌이 강한 약간 탈색된 듯한 느낌의 영상. 두 편의 DVD는 모두 액션 시퀀스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선보이는 뛰어난 음향 퀄리티가 돋보이는 편이며 특히 DTS 포맷을 지원하는 <익사일> DVD의 영상 퀄리티 역시 괜찮은 편이다. 물론 어두운 장면 등에서는 할리우드산 영화들만큼의 퀄리티는 보여주지 못하지만, 거친(?) 장르 영화임을 감안하면 그다지 흠이 될만한 부분은 아닌 듯하다.

매드 디텍티브(Mad Detective, 神探)

출시일 : 2008-12-04
출시사 : 태원(스펙트럼)
Starring : 유 청운(번 형사) / 안 지걸(호 형사) / 임 가동(치와이) / 임 희뢰(메이)
Director : 두 기봉 / 위 가휘
Running Time : 90 Min
Video Format :
Audio Track : 중국어 (광동어) / DTS, 돌비디지털 5.1
지역코드 : 3
관람등급 : 15세 이용가
디스크수 : 1disc
자막 : 한국어, 중국어
<부가 영상> 예고편, 메이킹



다음 글에서는 현재 시점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노력하면(?) 찾을 수 있는 두기봉 영화 DVD들을 찾아보겠다.

7 )
kisemo
잘 읽었습니다 ^^   
2010-04-04 13:46
KJCQW
괜찮아요   
2009-07-21 16:47
loop1434
그래도 멋있다   
2009-06-03 14:01
wjswoghd
만나고파요   
2009-05-27 19:11
jhee65
두 편 모두 환상적   
2009-05-01 22:04
mvgirl
나두 함 찾아봐 볼까나...   
2009-05-01 19:19
kwyok11
두기봉(杜琪峰, Johnny To)~~   
2009-04-3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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