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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독기와 잔혹함을 뺀 성장드라마
바람 : Wish | 2009년 11월 24일 화요일 | 하정민 이메일


모범생인 형, 누나와 달리 명문고에 진학하지 못한 짱구(정우)는 부산일대에서 학교폭력으로 유명한 광춘상고에 진학한다. 조회시간 불법서클의 선배들은 신입회원 물색에 들어가고 짱구는 내심 스카우트해주기를 바란다. 모범생은 아니지만 크게 사고 안치고 학교를 다니던 짱구는 우연히 싸움에 휘말리면서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된다. 학교의 유명인사가 된 그에게 교내 최고의 불법서클 몬스터는 가입제의를 하고 짱구는 얼떨결에 몬스터 멤버가 된다. 힘이 생기면서 여자친구(황정음)도 사귀고 학교생활도 편해진 짱구. 그렇게 소란스런 학창시절을 마칠 무렵 짱구에게는 비극이 닥친다.

남자 고등학교와 폭력서클 그리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소년의 성장이라는 이야기는 언뜻 <친구>(2001)나 <말죽거리 잔혹사>(2004)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감정의 진폭이나 액션의 수위가 그보다 훨씬 순화된 <스페어>는 명랑 만화 같은 영화다. 데뷔작 <스페어>를 통해 액션 장르를 재기발랄하게 조립한 이성한 감독은 행복할 수만은 없었던 소년의 학창시절을 유쾌하게 그린다. 툭하면 몽둥이를 휘두르는 선생님이나 교권보다 무시무시한 권력을 행사하던 폭력서클 학생들을 그릴 때도 영화는 코믹하고 유쾌한 어조를 잃지 않는다. <바람 : Wish>(이하, <바람>)이 초점을 맞춘 것은 앞선 작품들이 보여준 폭력의 역사나 비정한 수컷의 세계가 아니라 한 소년의 순수한 성장이기 때문이다.

영화가 액션물이나 느와르라기보다 성장영화로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짱구라는 캐릭터 때문이다. 짱구는 폭력서클의 멤버가 될 만큼 거칠고 불량한 학생이지만 사실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학생이다. 강한 남자가 되기 위해 서클가입을 원하지만 막상 기회가 오자 짱구는 엄한 아버지와 형을 떠올리며 머뭇거린다. 우물쭈물하고 있는 그를 결국 서클로 이끈 것은 친구의 말실수다. 짱구는 늘 이런 식으로 갈팡질팡하다가 갖은 사건 사고에 휩쓸린다. 호기로움에 대한 독기도 미래에 대한 야무진 비전도 없는 짱구에게 보이는 것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서툴게 갈팡질팡했던 그때 그 시절 우리 모두의 모습이다.

결국 평범한 소년의 성장을 이끄는 것은 강한 남자에 대한 욕망보다 아버지라는 존재다. 모든 성장이 그렇지만 짱구의 성장 또한 가혹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너무 엄해서 늘 무서운 존재, 그래서 세상에서 제일 강해보였던 아버지의 발병 이후 짱구는 더 이상 철없이 생활하지 못한다. 그저 바라만 보면서 애를 태우던 어느 날 아버지가 정말 떠났을 때 짱구는 빈소에서 어린 아이처럼 꺽꺽 거리면 운다. 전반부의 유쾌함에서 후반부에 신파로 급전환한 영화의 흐름이 매끄러운 것은 아니지만 짱구가 변화하는 순간들을 세밀하게 포착해 만들어낸 감정의 맥락에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잘 알려져 있다 시피 이야기의 모티브가 된 것은 짱구를 연기한 정우의 실제 경험담이다. 학창시절 서클에 가담하고 아버지를 떠나보냈던 그의 이야기를 사석에서 전해들은 이성한 감독은 약간의 각색 과정을 거쳐 <바람>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주인공을 연기하는 배우가 직접 겪은 이야기라는 점은 다소 작위적인 영화의 상당부분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한때의 치기가 엄청난 비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과 이들 가운데 아무도 건달이 되지 않았다는 미래의 결말은 영화적인 상상력보다는 현실적인 사고와 경험에서 맺은 마무리다. 자신을 연기한 정우의 연기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모순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최대의 공헌자인 그에 대한 이야기를 빠뜨리기는 어렵다. 연기력을 운운이 부적절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정우의 연기는 영화가 전형성의 함정에 빠질 때조차도 짱구 캐릭터에 대한 진심을 길어 올린다.

2009년 11월 24일 화요일 | 글_하정민(무비스트)




-고등학교를 졸업한 모든 성인남자들. 특히 남자고등학교 졸업생들.
-<친구>보다 선량하고 <말죽거리 잔혹사>보다 따뜻하다
-뻔하지만 마음을 열 수밖에 없는 이야기와 감동.
-강함에 대한 욕망+폭력+남고+의리+아버지=남자의 성장영화. 공식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액션 영화를 기대하고 왔다면 ‘낙였다’는 기분이 들듯?
-남자들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저 그런 한편의 드라마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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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wsds
괜찮을것 같은데   
2009-11-28 08:11
wnsdl3
기대되네요~   
2009-11-27 21:37
makipark03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고 진짜 재미있읍니다.   
2009-11-27 15:56
gurdl3
학창시절의 추억속으로...   
2009-11-25 21:07
mvgirl
그저 잔잔한 성장드라마인가 ?   
2009-11-25 20:32
ooyyrr1004
황정음도 출연했군요?   
2009-11-25 14:35
kwyok11
성장드라마   
2009-11-25 08:36
gaeddorai
정우라는 배우가 폭력배역할을 자주하던데..
학창시절의 영향인가..   
2009-11-24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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