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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눈물이 주룩주룩
하모니 | 2010년 1월 26일 화요일 | 정시우 기자 이메일


솔직히 <하모니>는 평론적으로 좋은 평을 받을만한 영화는 아니다. 최루성 영화의 클리셰란 클리셰는 모두 가져 온 영화는 그렇다고 이를 세련된 기법으로 가공하지도 않았다. 그러니 모르긴 해도 <하모니>에 대한 정보를 전문가들의 리뷰에서 찾다보면, 호평보다 혹평을 더 많이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문가 평가와 달리 관객들에게는 사랑받은 작품이 존재해 왔다는 점을 상기해 보면, <하모니>는 전문가들이 ‘적색경보를 날리든 말든’, ‘손가락 한 개를 주든 다섯 개를 주든’ 거기에 개의치 않고 관객들에게는 꽤나 높은 만족감을 선사할 영화로 보인다. 세련되지는 못해도, 그리고 충분히 예상 가능한 구닥다리 내러티브라도, 그 속에서 콧잔등 시큰거리게 하고, 각 티슈 찾게 만드는 묘한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임신한 채 남편을 살해하고 10년형을 선고받은 정혜(김윤진)는 교도소에서 아들 민우를 낳아 기르지만 18개월 후면 입양을 보내야 한다. 어느 날 교도소를 찾은 합창단의 공연을 감명 깊게 본 정혜는 교도소장에게 합창단 결성을 제안하고, 합창단을 훌륭히 성공시키면 민우와 함께 특박을 허가한다는 약속을 받는다. 이에 교도소에서는 오디션이 열리고, 바람난 후배와 남편을 차로 받아버리고 사형수가 된 전직 음대교수 문옥(나문희)의 지휘아래 밤무대 가수 지화자(정수영), 프로레슬러 출신 연실(박준면) 등이 팀을 결성한다. 그리고 후에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의붓아버지를 죽인 죄로 세상과 벽을 쌓고 살던 성악 전공생 유미(강예원)가 가세하면서 합창단은 제대로 된 화음을 갖추기 시작한다.

<하모니>가 촌스럽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노골적인 감정 표현과 눈에 선한 온갖 신파적인 설정들 때문일 것이다. 창의성 면에서도 <하모니>는 여타의 작품들보다 많이 뒤떨어지는데, 음악을 중심으로 한 전체적인 서사구조는 <시스터 액트>, <스윙걸즈> 등 이미 누차 시험된 틀의 재활용에 불과하고, 극 말미에 녹여낸 사형제도에 대한 주의환기 역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나 <집행자> 등에 빚지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러한 기시감과 뻔뻔하리만큼 우직한 신파적 요소들이 만나서 빚어내는 이색적인 재미가 이 영화에는 있다. 비록 신선함은 없어도, 기존에 있었던 검증된 공식들의 알맞게 혼합해내는 재주만큼은 탁월했다는 얘기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하모니>는 눈물을 담보로 한 최루성 영화다. 그런데 최루적 요소를 하나가 아니라, 무려 세 개나 박아 놓고 달린다는 점에서 영화는 최루 중에서도 막강한 최루 영화임을 천명한다. 예컨대, 기존 영화들에 눈물을 쏟게 하는 클라이맥스가 하나라면, <하모니>는 부자간의 이별, 가족 간의 화해와 상봉, 사형제로 인한 비극 등 다양한 소재와 에피소드를 사용해 클라이맥스를 세 부분까지 늘린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첫 번째 상황에서 애써 눈물을 참았던 관객도 종국에 가서는 앞에서부터 켜켜이 쌓아 온 감정으로 인해 슬픔에 무방비로 노출되게 된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유머 코드 또한 꽤나 강력하다. 여성 수감자들이 감옥에 들어온 이유를 서로에게 밝히는 장면에서는 빠르고 리듬감 있는 편집을 이용해 웃음을 안기고, '메조, 알토, 소프라노' 등의 개념도 모르는 수감자들을 상대로 오디션을 보는 장면에서는 개성 강한 캐릭터를 십분 활용해 웃음을 극대화 시킨다. 특히 웃음을 만들어 내는 주조연, 단역들의 호흡과 대사 타이밍은 가히 발군이다.

<하모니>에서 특기할만한 건, 이 영화가 <해운대>의 CJ엔터테인먼트와 윤제균 감독의 제작회사 JK필름이 투자-제작에 손을 잡은 영화이자, <해운대>에서 조연출을 했던 강대규 감독의 데뷔작인 동시에, <해운대>로 많은 사랑을 받은 강예원 등이 출연하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해운대>의 팀이 다시 의기투합해 만든 영화라는 얘긴데, 이야기가 빈약하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랑을 받은 <해운대>의 행운이 <하모니>에까지 이어질지 자못 궁금하다.

2010년 1월 26일 화요일 | 글_ 정시우 기자(무비스트)




-김윤진의 아들이 2PM의 닉쿤을 닮았다고? ‘리틀 닉쿤’ 등장
-음악보다, 배우들이 빚어내는 환상의 연기 하모니
-천상천하유아독존 스타일의 자뻑 인물을 만날 수 있다. 21세기형 캐릭터의 등장을 반기시라
-꺼억꺼억 울고 싶으십니까!
-감 떨어지게 웬 립씽크? 늬들이 ‘허리케인 블루’냐!
-질질 짜게 만드는 영화는 질색이라면
-무리하고 황당한 설정들이 거슬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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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n2000
잔잔하게 다가오는 감동...   
2010-01-26 14:33
bjmaximus
억지 울음을 유발하나..   
2010-01-26 13:18
pretto
감동적인 내용일것같아요   
2010-01-26 12:57
kwyok11
너무 좋던데요.작품성 점수 6점은 낮아 보이는데요.작품성 점수도 더 높게 줘도 될 영화였어요.   
2010-01-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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