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댄스 결승전을 코앞에 두고 리더이자 남자친구가 팀을 떠나자 안무담당이던 칼리(니콜라 벌리)가 팀을 맡게 된다. 하지만 당장 연습할 곳조차 찾기가 어렵다. 그때 발레학교 괴짜 선생인 헬레나(샬롯 램플링)는 칼리에게 연습실을 빌려줄 테니 발레학교 학생들을 팀원으로 넣어줄 것을 제안한다. 한 팀이 된 두 진영은 너무나도 다른 스타일로 인해 매번 싸우기만 하지만, 곧 서로를 이해하며 최고의 팀워크를 만든다. 그 와중에 칼리는 전 남자친구가 경쟁팀인 ‘더 써지’에 들어갔다는 것을 알게 되고 승부욕을 불태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발레 오디션과 스트리트 댄스 결승전의 시간이 겹치고, 멤버들은 고민에 빠진다.
<스트리트 댄스>는 춤을 소재로 한 3D 입체영화다. 사실 3D 입체영화라는 말이 안 붙었다면 그다지 관심을 끌만한 소재는 아니다. 스트리트 댄스팀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발레학교 학생들과 한 팀을 이뤄 새로운 퍼포먼스로 대회에서 우승을 한다는 평범한 이야기다. 그 안에는 전 남자친구의 배신이 있고, 새로운 남자친구와의 로맨스도 있고, 공감하지 못할 이유로 칼리를 도와주는 발레학교 선생도 있다. 춤 역시 관객을 압도할 수준은 아니다. 3D 입체영상이 없었다면 그냥 평범한 수준의 영화일 뿐이다.
이 영화에서 3D 입체영상은 그 의도가 신선하다. 장르에 국한됐던 입체효과는 <한나 몬타나와 마일리 사이러스> <U2 3D>처럼 한 편의 공연을 보는 듯한 재미를 준다. 입체적인 세계관을 만들지는 않지만, 퍼포먼스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한다. 눈에 띄는 장면도 있다. 소리가 유성영화 시대의 새로운 요소로, 미술이 컬러시대의 새로운 영역이 됐듯, <스트리트 댄스>는 3D 입체효과를 하나의 영화적인 장치로 활용하고 있다. 극 중 칼리가 발레 공연을 보는 장면. 단순히 칼리의 얼굴에 공연 장면이 겹쳐서 보이는 것이 아니라, 공연 동작만 3D로 표현해 칼리의 얼굴을 보여주면서도 칼리가 공연을 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단순한 입체감이 아니라 화면 효과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인상적인 3D 입체효과의 활용에 비해 영화의 전체적인 입체효과는 미진하다. 화면 뎁스의 값이 일정하지 않고, 가끔 고스트 현상이 보이기도 한다. 흰색이 배경인 장면에서는 깜빡거림도 보인다. 게다가 제일 왼쪽 좌석에서 본 탓에 화면의 오른쪽은 아예 두 겹으로 보였고, 자막 역시 겹쳐 보여 눈을 심하게 피로하게 만들었다. 입체감을 살린 댄스팀의 군무 역시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 물론 이러한 단점들이 객석의 위치 탓일 수도 있지만, 앉은 자리에서 확인한 <스트리트 댄스>의 3D 입체효과는 ‘안 좋은 예’라고 할 만한 것들이다.
춤을 소재로 실제 공연을 보는 듯 구성한 영화의 장면들은 3D 입체영화에 어울리는 시도다. 앞뒤좌우로 공간을 크게 쓰는 춤 동작 역시 입체감과 공간감을 살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카메라 앵글 역시 아이레벨(피사체와 같은 높이의 시점)이 아니라 살짝 위나 아래서 촬영해 약간이라도 부피감과 입체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야기 자체의 흥미가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입체감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는 것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이다.
2010년 6월 16일 수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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