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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투> 내겐 너무 아름다운 그녀
2010년 7월 9일 금요일 | 소마 이메일


소수자를 가르고 고립시키는 사회는 사지가 절단된 것과 같습니다.
- 영화 속 다니엘(파블로 피네다)의 연설 중에서...


<미 투>의 주인공 다니엘(파블로 피네다)은 다운증후군 환자다. 우리는 이미 자코 반 도마엘의 <제8요일, 1996>속의 조지(파스칼 뒤켄)나 박흥식의 <사랑해, 말순씨, 2005>속의 재명(강민휘)같은 다운증후군 캐릭터를 본 적이 있다. 그러나 다니엘은 이들과는 조금은 다른 의미로서 특별한 존재다. 이전의 영화 속에서 조지나 재명은 ‘순수’나 낯선 인물들로 묘사된다. 그들은 동등하다기보다는 사랑스럽지만 보호받을 존재로 묘사된다. 하지만 <미 투>의 다니엘은 결코 보호의 대상이 될 인물은 아니다. 영화의 오프닝 장면에서 다니엘은 ‘소수자의 인권’을 주제로 유창한 연설을 하는데, 이는 처음부터 우리가 갖는 다운증후군 환자에 대한 편견을 깨려는 연출자의 의도로 보인다. 실제로도 다니엘 역을 연기한 파블로 피네다는 유럽에서 다운증후군 환자로는 처음으로 학사 학위를 받은 인물로 유명하고, DVD에도 수록되어 있는 산세바스티안 영화제의 남우주연상 시상식 현장에서 스페인어, 프랑스어, 영어로 인사말을 하고 적절한 유머를 구사하는 ‘완벽한 교양인’이다.

그런 점에서 <미 투>는 아무래도 ‘동정’이나 ‘절박함’과 같은 단어가 연상되는 비슷한 소재의 영화들과는 다른 길을 간다. 물론 다니엘은 자신의 외모적인 특성 때문에 소외감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를 둘러싼 소우주는 다니엘에게 호의적인 세계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다니엘의 ‘사랑’에 관한 영화다. 장애인복지과에 취업을 다니엘은 직장 동료인 라우라(롤라 듀에나스)를 사랑하게 된다. 다니엘이 라우라를 사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건 다니엘이 라우라가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라우라가 자신을 ‘동정하지 않고 동등하게 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미 투>는 로맨스 영화의 줄기를 따라가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단순한 로맨스 영화로 규정하기에는 좀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영화다. 이 영화 속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주체는 다니엘이다. 앞서 말한 다니엘의 지적 능력 덕분에 관객은 그런 사실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영화에서 ‘구원’받는 인물은 라우라다. 사실 가족에 의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라우라는 낮과 밤이 다른 일종의 팜므 파탈 캐릭터에 가깝다. 낮에는 친절한 다니엘의 동료 또는 연인이지만, 밤에는 자기 파괴적인 삶을 거듭하는 인물이다. 영화는 그렇게 이 커플의 균형을 맞춘다. 영화의 전반부에 제시된 라우라의 이런 문제점은 다니엘과의 로맨스를 이어가는데 갈등을 8자아내는 원인이 된다. 영화의 막바지에 이 로맨스로 인해 ‘구원’받는 대상도 다니엘이 아니라 라우라다. 영화의 한 축은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을 지속하려는 다운증후군 커플에게 할애된다. 이들의 논리적 대변인이라고 할 수 있는 다니엘 덕분에, 늘상 미숙한 존재로 이해되고는 하는 그들의 ‘사랑’과 ‘성’ 역시 이해될 수 있다.

<미 투>는 많은 예산이 투자된 영화는 아니다. 고감도 필름과 핸드 헬드 촬영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어 DVD 속의 영상에서도 거친 필름 입자가 많이 드러난다. 물론 이런 결과는 현장감을 높이기 위한 의도적인 결과임을 감안해야 한다. 돌비 디지털 스테레오를 지원하는 음향은 무난한 수준이다. 국내 출시된 유럽 권 영화로는 드물게 스페셜 피쳐가 풍부한 편인데, 촬영 현장과 간단한 인터뷰들이 담긴 메이킹 필름(13분 37초), 앞서 말한 산세바스티안 영화제의 시상식 장면(2분 2초)와 더불어 기자 회견 장면(6분 24초)도 담겨있는데, 여기서도 다니엘 역을 연기한 파블로 피네다의 유창한 언변을 확인할 수 있다. 스페인 대중 음악적인 경향을 잘 보여주는 La Casa Azul(푸른 집)의 인상적인 주제가 ‘Yo Tambien (Me Too)'의 뮤직 비디오(4분 30초)와 극장용 예고편 역시 수록되어 있다.


미 투 Yo, Tambien, Me Too


감독 : 안토니오 나아로, 알바로 파스토르
주연 : 롤라 두에냐스, 파블로 피네다
화면포맷 : Anamorphic Widescreen 1.85:1
오디오 : 스페인어 돌비 디지털 2.0
자막 : 영어, 한국어
상영시간 : 102분
등급 : 15세 관람가
제작사 : 아트서비스
출시일자 : 2010-07-08
서플먼트 : 메이킹 필름 / 산세바스티안 영화제(기자회견,시상식) / 뮤직비디오 “La Casa Azul” / 예고편




19 )
dongyop
이 영화 괜찮은 것   
2010-07-09 11:35
700won
소수자를 가르고 고립시키는 사회는 사지가 절단된 것과 같습니다!!

대한민국 작금의 현실 ㅠㅠㅠㅠㅠ   
2010-07-09 11:32
kcheee
참~~힘든일이겠네~~~~~~~~   
2010-07-09 10:36
1 | 2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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