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호러영화는 눈과 귀를 자극하며 관객을 극한의 공포로 몰고 간다. 하지만 장르가 호러라고 해서 모든 영화가 피 튀기고 비명이 난무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분위기만으로도 공포를 극대화 시키는 영화가 있다. <디 아더스>나 <렛 미 인>이 이에 속한다. <투 아이즈>는 이 두 영화와 궤를 같이 한다. 감독은 일반 할리우드 호러영화처럼 관객을 놀래 키는 장면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는다. 가끔씩 어두운 지하실에서 등장하는 카렌의 모습이 관객을 흠짓 놀라게 만들지만 그게 다다. 더불어 죽은 영혼으로 나오는 카렌의 모습도 그다지 괴기스럽지 않다. 과장된 분장과 특수효과 없이 나타나는 이 죽은 영혼에게서 공포감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영화의 주된 공포요소는 리사의 외로움이다. 외로움은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 감독은 리사를 통해 공포의 근원이 외로움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디 아더스>도 전장에 나간 남편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아내의 외로움에서 시작됐고, <렛 미 인>도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해 언제나 혼자 노는 소년의 외로움에서 기인한다. <투 아이즈>도 마찬가지다. 리사는 맞벌이에 바쁜 부모 때문에 홀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런 와중에 지하실에 사는 카렌의 영혼이 찾아오고, 엄마의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면서 서서히 공포의 어두운 기운이 몰려온다.
<투 아이즈>는 마지막 부분에 가서야 어둠 속에 꼭꼭 숨어 있는 진실이 밝혀진다. 영화에서 반전코드라 볼 수 있는 마지막 진실 찾기는 보는이에게 큰 충격을 주지 않는다. 다만 감독은 공포감 보다는 영화 속 이야기에 중점을 두며 현대 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일침을 놓는다.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지만 영화는 마지막 풀리지 않는 진실의 실타래를 천천히 풀어가며 관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리고 이내 핵가족이기에 일어날 수 있는 안타까운 진실을 밝힌다.
<투 아이즈>는 할리우드 호러영화와의 차별성에는 성공한 듯 보인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지루함을 지울 수 없다. 공포의 대상인 카렌은 어느새 옆집 친구처럼 느껴지고, 공포감이 정점에 이르는 반전은 보는 이의 허를 찌른다고 하기에는 다소 힘들다. 또한 영화를 보는 도중에도 반전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들을 쉽게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감흥이 떨어진다. 단지 국내에서 보기 드문 네덜란드산 호러영화를 만난다는 새로움만이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다.
2010년 8월 3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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