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아름답다>는 지금의 일본을 살아가는 소수민족 아이누의 후예들이 자신을 인정하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현재의 모습에 집중한다. 아이누라는 존재가 있었는지 국사책 속에서 상식으로도 배우지 않은 이유는 그만큼 그들이 역사 속에서 환영 받지 못한 존재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오뚝한 코와 깊은 눈, 서양인의 외모를 타고난 그들을 보고 있자면, 한 눈에 우리와 많이 다른 존재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들이 7천 년의 역사 속에서 은폐됐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이누는 이름을 빼앗기고 고유한 전통문화를 짓밟히면서 일본 속 이방인으로 살아왔다.
우리는 쉽사리 ‘다른 것’을 ‘틀린 것’이라 치부한다. 주류와 다른 것은 틀리다, 이상하다라는 원초적인 도식은 문명사회에서도 여전하다. 아이누어로 인간을 뜻하는 그들의 이름은 주류의 일본인 사이에서 일본어 이누(‘개’라는 뜻)로 전락하기도 했다. 저마다 자기 자신이 아이누라는 이유로 놀림 받고 차별당해왔던 과거 속에서 그들이 당당히 잊혀진 민족의 정체성을 찾게 된 계기는 한류라는 이야기, 여기서 이 다큐가 출발한다. 어른이 되어 아이누의 언어를 배우는 아이누의 후손과 한국어를 배우는 재일한국인이 서로 갖는 동질감은 단순히 비주류라는 이유를 뛰어 넘는다. 아이누의 후예들은 한류를 통해 일본 내 소수자인 재일한국인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거울삼아 다시금 그들의 언어를 습득하고 전통문화를 무대에서나마 실현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전통을 계승하고자 한다.
영화는 그 작은 노력의 일환으로 일상을 쫓는 영상 사이사이 인터뷰를 끼워 넣었다. 생소한 단어 아이누를 후손들의 목소리를 통해 재구성하면서 주류 역사에 감히 쓰이지 않은 비화를 다시 쓴다. ‘일본 속 인디언’인 아이누의 존재는 소재의 희귀성을 획득하면서 기록 다큐의 기능을 발휘한다. 그리고 소재의 희소성을 통해 흥미를 당기는 이 영화는 스크린을 위한 다큐라기보다는 브라운관 포맷에 맞춰져 있다.
이 작은 소재의 다큐는 충분히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 보는 이를 끌어당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TV 포맷에 맞춰진 다큐는 스크린에서 보기에는 단조롭다. <워낭소리>의 흥행이 증명하듯, 다큐에도 드라마를 요구하는 시대다. <당신은 아름답다>는 기승전결이 구분되지 않는 구성에서 심심함을 감출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중반부 삽입되는 뮤직비디오 장면은 조악하기도 하다.) 어디까지나 ‘지금 있는 그대로 당신이 아름답다’라는 메시지는 유의미하지만 말이다.
2010년 8월 25일 수요일 | 글_프리랜서 양현주(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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