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너먼트>는 30명의 킬러들이 천 만 달러를 놓고 24시간 동안 혈투를 벌이는 이야기가 기본 뼈대다. 여기에 킬러들의 다양한 액션 장면으로 살을 붙여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킬러들은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난 사람들처럼 일말의 죄책감 없이 상대를 저세상으로 보낸다. 그리고 건물과 건물 사이를 지네집 앞마당처럼 넘나들며 상대를 제압하는 야마카시 액션을 비롯해, 가라테와 각종 무술을 도입한 격투기 액션은 보는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또한 바주카포부터 기관총과 수류탄, 군용 칼 등 살인 무기라는 무기는 죄다 등장해 화려한 액션을 보여준다.
영화는 액션의 강도가 센 것만큼 피칠갑으로 도배된 살인 장면이 수두룩하다. 킬러들이 쏜 총알은 어김없이 머리와 심장을 관통하고, 피는 사방으로 튄다. 그 뿐인가! 날카로운 것이 있다면 일단 찌르고 보는 킬러들의 행동에 사방팔방 핏물이 고인다. 어렸을 때부터 미국 액션 영화를 즐겨 봤던 감독은 잔인하지만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고수하며 보는이에게 쾌감을 전한다. 더불어 CG와 특수효과를 쓰기 보다는 리얼 액션을 추구하며, 사실감 넘치는 움직임을 카메라에 담는다.
B급 영화 취향이 가득한 <토너먼트>는 오로지 액션으로 한을 풀 듯 주인공들의 현란한 움직임에 치중한다. 여기에 킬러로서 자괴감에 빠진 라이 라이 젠, 신부지만 불확실한 믿음으로 고통 받는 맥커보이, 아내를 죽인 킬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조슈아의 이야기, 그리고 죽음을 담보로 치르는 그들의 게임이 전세계 갑부들의 유희를 위해 펼쳐진다는 사실 등이 간간이 삽입된다. 그러나 액션이 메인 음식인 <토너먼트>에서 각 인물들의 이야기는 단지 애피타이저에 불과하다. 이야기가 단조로운 건 영화의 단점이지만 생동감 있는 영상이 이 단점을 메운다. 90분 동안 액션의 쾌감을 얻고 싶은 관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영화다.
2010년 9월 1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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