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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톰 크루즈, 오우삼 한국 땅을 밟다
미션 임파서블 2 (Mission: ImpossibleⅡ) | 2000년 6월 7일 수요일 | 이지선 기자 이메일

3일 오후 5시.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 2관은 200여명의 취재진들로 북적였습니다. 입구 쪽은 방송사의 ENG 카메라들이, 그리고 안 쪽은 각 언론사들의 사진기자들이 꽉 들어 차 이미 만원을 이룬 상태였습니다. 5시 10분이 조금 지나자 [미션 임파서블 2](이하 M:I-2)의 주제음악이 장내에 흐르기 시작했고, 곧 톰 크루즈와 오우삼 감독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플래쉬가 쉴 새 없이 터지고, 몇 분간 포토타임이 주어진 후 바로 기자회견이 시작되었습니다. 비교적 과묵했던 오우삼 감독과는 달리, 톰 크루즈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하며 서투른 한국말을 구사해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고, 시종 미소를 띤 채 질문에 대답을 해 모두에게 상당한 친근감을 선사했습니다. 대부분의 질문이 톰 크루즈에게 집중되어 국내에서 두 사람의 지명도와 인기를 한 눈에 비교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 [매그놀리아]와는 전혀 다른 연기. 차이점 혹은 선호도

톰 크루즈(이하 톰) : 한 사람의 관객으로써 로맨스, 액션, 코미디 등 모든 영화를 좋아한다. 영화 자체를 좋아하고 영화만들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레인 맨], [7월 4일생], [야망의 함정], [어 퓨 굿 맨] 등 지난 내 출연작을 보면 알겠지만,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했고 장르에 상관없이 다양한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즐겁다. [M:I-2]의 배역도 좋다. 특히 오우삼 감독과 함께 일할 수 있어 기뻤다.

■ 제작자로써의 관점 혹은 감독데뷔

톰: 제작자로 일하면서 영화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지는 것 같다. 영화를 통해 더 많이 배우려고 노력한다. 감독 제의를 받은 적 있지만, 아직 하고 싶은 작품이 없었다. 배우로 일하면서 여러 감독과 작업을 함께 했는데, 다른 감독들로부터 그 감독과 일하면 어떤가를 질문받곤 한다. [M:I-2] 촬영 때도 [매그놀리아]의 폴 토마스 앤더슨이나 스티븐 스필버그가 촬영장에 방문했었다. 다양한 영화인을 만나 이런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 오우삼 감독이 느끼는 톰 크루즈와의 작업. 영화 초반부 등장하는 절벽 매달리기에 관해

오우삼(이하 오) : 그건 아슬아슬하고 겁나는 장면이었다. 절벽에 매달린 톰 크루즈를 헬기가 몇번이나 스쳐가는 상황이 연출되어야 했는데, 톰이 직접 연기하겠다고 원하고 우겨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했다. 지금까지 촬영 중 가장 위험한 장면이었다. 스턴트맨을 쓰자고 했지만 톰이 고집을 부렸다. 톰은 자기 역할이 어떤 것이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잘 알고 있으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를 좋아한다. 200피트 높이의 절벽을 안전장치 하나 없이 올라야 했으므로 매우 위험한 장면이었다. 한쪽 절벽에서 다른 쪽으로 옮기는 장면을 촬영하면서, 절벽 위에 있던 스턴트 코디네이터에게 괜찮으냐고 했더니 톰이 직접, "괜찮다 걱정하지 말라"며 한번 더 찍겠다고 했다. 결국 7번에 걸쳐 촬영한 후 완벽한 장면을 얻을 수 있었다. 톰은 완벽주의자다. 이 영화의 다양한 요소들, 즉 드라마, 액션, 러브스토리들을 완벽하게 소화해 주었다. 나는 톰을 배우로써 아주 좋아한다.

오우삼 감독이 대답하기 전, 톰 크루즈는 "그는 날 미워했어요"(Oh, he was hated me)라며 농담을 해 기자들을 웃기더니 답변 중에는 자신을 조각한 얼음 조각상에 다가가 직접 만져보며 "누가 더 잘생겼냐"는 액션을 취해 플래시 세례와 함께 박수를 받았습니다. 물론 좌중은 또 한번 웃음으로 뒤덮였습니다.

■ 1편과 2편의 차이점

톰: 1편은 브라이언 드 팔마의 [미션 임파서블]이었지만, 2편은 오우삼의 [미션 임파서블]이다. 오우삼 감독은 처음부터 시리즈물에는 관심이 없었다. 나 역시 그에게 '1편에 신경쓰지 말고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말했다.

■ [탑 건] 이후의 액션 연기와 학창시절의 레슬링 경험에 관해. 지금도 하나?

톰: 가끔, 아내와 한다(With my wife, Sometimes). (웃음)
[탑 건]은 처음으로 성공을 거둔 영화였다. 많은 시간이 흐른만큼 성장했기를 바란다. 다양한 인생경험이 영화에 반영되었을 것이다. 고등학교 때 레슬링을 했는데, 그레코로망이었다. 사실, 학교 다닐 때 운동을 많이 했다. 아이스하키, 체조도 했다. 이 모두가 연기에 도움이 된다. 오우삼 감독의 경우, 싸우는 장면을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는 접근방식을 취하는데, 이런 장면을 위해 리허설도 많이 했다. 오우삼 감독의 의견대로 가라데 동작이나 발차기 동작을 많이 넣었다. 짜여진 방식이 아니라 그때그때 상황에 맞추어 동작을 넣었기 때문에 운동을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 한국영화 출연 제의? 한국 여성에 대한 인상?

톰: 역할만 좋다면 한국영화에도 얼마든지 출연할 의향이 있다. 나는 아주 다양한 영화들을 보며, 새로운 도전이 되는 작품을 좋아한다. 한국 여성들? 훌륭하다!(Wonderful!) (웃음) 한국 여성 뿐 아니라 한국 사람들은 따뜻하고 인정이 많으며, 친절하다.

■ 홍콩에서 영화찍기 vs 헐리우드에서 영화찍기.

오: 홍콩에서는 제작자와 배우가 한 번 만나면 영화제작 계획이 수립된다. 그러나 헐리우드는 영화제작과 준비단계에서 회의가 너무 많다. 6~8개월 동안 수많은 회의를 거쳐야 하는데, 종종 지치기도 한다. 홍콩에서는 단 한번의 회의를 통해 예산, 캐스팅, 시나리오가 정해지는데 그 다음엔 영화를 찍기만 하면 된다. 헐리우드는 상당히 전문적이고, 영화에 대해 공부한 사람들도 많다. 헐리우드의 장점은 열려 있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감독으로서 여러 시도를 해 볼 수 있다. 반면 홍콩은 액션이 아니면 코미디 뿐이라는 제약이 있다.

■ 톰 크루즈 vs 주윤발

오: 음... 톰과 주윤발은 둘 다 내가 존경하는 배우들이다. 하지만 톰 크루즈가 좀더 섹시하다. [M:I-2]에서 톰이 스턴트맨을 쓰지 않고 95%를 직접 연기를 하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격투장면이나 오토바이 장면 등은 안전용 와이어나 특수효과도 없이 직접 모든 것을 해냈다. 톰은 무용수보다도 아름다운 동작을 보여주었다. 그에 비해 주윤발은 우아함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내면연기를 통해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톰크루즈와 주윤발을 비교하라는 주문에 오우삼 감독은 "음... 어..."하며 한동안 말을 더듬었고, 세계적 명감독이 보여주는 순진한 모습 덕분에 좌중에는 폭소가 터졌습니다. 굉장히 당혹스러워 하다가 결국 톰크루즈가 좀더 섹시하다고 하자 톰크루즈는 "내가 옆에 있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며 농담을 해 또 한 번 웃음바다를 만들었습니다.

■ 액션 장면에 대한 준비?

톰: 즉흥적인 것이 많았기 때문에 따로 준비한 것은 없다. 촬영할 때 날씨가 추웠기 때문에 고정된 자전거 타기나 스트레칭으로 근육 손상에 대비했다. 그리고 주윤발과 관련해 말하고 싶은데, 나 또한 주윤발의 열렬한 팬이다. 오우삼 감독이 헐리우드로 오기 전, 홍콩에서 찍은 영화를 보면서부터 그의 영화를 좋아했다. 한국에 오기 전에 홍콩에 들렀는데, 주윤발과 함께 셋이서 저녁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주윤발은 훌륭한 배우이고, 그를 만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현재 오우삼 감독의 영화는 헐리우드 젊은 영화세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요즘 나오는 영화들의 경우 직접 오우삼 감독에게 경의를 표하는 작품도 많다. 또 헐리우드에는 그의 영화를 자세히, 여러번 본 팬들이 많다. [매트릭스]를 볼 때, 액션 장면이 나오자, 관객들은 '오우삼'을 연호하며 열광했는데, 그들도 그런 장면이 오우삼에게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 역시 오우삼 감독과 함께 일하기를 오랫동안 기다려 왔고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즐거운 작업이었다.

■ 두 번째 방문, 소감? 배역에 대한 만족도

톰: 이 작품으로 한국에 다시 오게 되어 기쁘다. 배역을 맡게 되면 전체적인 스토리와 맥락에 따라 접근하기 때문에 비슷한 배역이라도 차이가 있다. [M:I-2]에서는 오우삼에게 원하는대로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고, 굉장히 자부심을 가질만한 배역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서스펜스, 액션, 미스테리 등 다양한 요소를 갖고 있어 복잡하기 때문에 까다롭기는 했지만, 공부하기에 좋았다. 나는 영화를 음악 듣듯 반복해서 보는 것으로 영화를 공부한다. 계속 반복해서 보다 보면 좋은 연기의 지점을 발견하게 된다. 나 뿐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연기를 잘 해 주었고, 덕분에 매우 아름다운 작품이 나왔다.

■ 위험한 연기, 가족들의 반응?

톰: LA에서 가진 시사회 때 아내(니콜 키드만)가 이 영화를 처음 봤다. 그 전까지는 이렇게 어려운 장면이라는 것을 이야기하지 않았고, 그저 등산하는 거라고 설명했다. 영화를 보는 도중 바위 타는 장면이 나오자 잠깐 째려보기는 했지만, 그녀도 영화를 찍는 사람이기 때문에 안전하게 찍었을 것을 믿었다. 또 나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별 이야기 없이 넘어갔다. 우리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이 영화를 볼 수 없다.

■ 탠디 뉴튼 vs 니콜 키드만

톰: 내 아내가 최고다(No one is better than my wife). (웃음) 탠디 뉴튼과는 나와 아내 모두 전부터 알던 사이였다. 니콜 키드만과도 작업한 적이 있고, 나와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때 같이 출연했다. 재능있고 아름다운, 프로 배우이다. 연기호흡도 잘 맞았다. 현재 첫 아이를 갖고 있는데 축하해 주고 싶다.

■ 오우삼 영화=남성영화?

오: 남성영화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강인한 여성상도 보여주고 싶었고, 이번 영화 속 탠디 뉴튼의 배역은 강하고 아름우면서도 감성적인 역이었다. 러브스토리에 관심이 많아 현재 조안 크로포드가 주연을 했던 [써든 피어]를 리메이크할 생각이다. 뮤지컬에도 관심이 있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나 [쉘부르의 우산]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헐리우드는 다양한 것을 시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음 영화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 신장 콤플렉스?

톰: 키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본 적 없다. 계속해서 출연제의가 들어오는 것을 보면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마지막 질문 때문에 기분이 상한 것이 역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고 자리를 뜨는 톰 크루즈의 모습에서 그가 왜 세계적 스타인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취재열기는 뜨거웠지만, 오우삼 감독에 대한 질문이나 [M:I-2] 자체에 대한 질문이 적은 탓에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기엔 상당히 부족한 자리였습니다. 때문에 영화의 면면이 궁금한 관객들로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세계적 스타배우와 감독을 직접 마주하고 '올여름 최고의 화제작'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의미가 있는 자리였죠. 게다가 이미 여러 가지 수치들과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그들의 자신감에 찬 태도는 [M:I-2]가 '나서서 자랑할 만한 영화'임을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자, 열흘만 더 기다리자구요.

6 )
kpop20
톰크루즈 보고싶어요   
2007-05-25 23:57
soaring2
실제로 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2005-02-13 23:18
moomsh
솔직히 1편2편 차이가 있긴했는데 안좋은차이..ㅋ   
2005-02-08 17:22
moomsh
오우삼감독을 갠적으로 좋아하지만..약간은 실망..   
2005-02-08 17:21
moomsh
이영화보고 정말 멋진역만 하는사람이라고 느꼈음..ㅋ   
2005-02-08 17:21
cko27
이 때 이후로.. 톰은 한번도 한국에 오지 않았다..ㅜㅜ.. 아니 왔나? ㅜㅜ   
2005-02-0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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