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광 안경 방식 VS 셔터 안경 방식’.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LG전자와 삼성전자의 3D TV 전쟁이 화두다. 이들의 싸움은 <아바타> 이후 새로운 금광으로 떠오른 3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함.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던가. 계속 언론플레이로 접전을 벌였던 두 기업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행사를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3D 입체영상 위주로 홍보를 할 때, LG전자는 게임을 이용해 3D 관련 전자제품을 알렸다.
지난 2일, 잠실벌은 사람들로 북적댔다. 잠실야구장에서 ‘2011 프로야구’ 개막전 경기가 열리는 시간, 바로 옆 잠실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에서 ‘LG 시네마 3D 게임 페스티벌’이 개최됐기 때문이었다. 이번 행사에는 3D 업계 관련자들과 3D 입체영상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입구에서 나눠 준 3D 입체 안경을 쓰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건 수십 대의 3D TV로 구현된 대형 입체화면. 시선을 압도한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다채로운 3D 입체영상이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그 압도감이 채 가시기도 전에 3D 입체영상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들로 그 시선이 옮겨졌다.
이날 ‘LG 시네마 3D 게임 페스티벌’은 3D 관련 전자제품과 다양한 3D 콘텐츠의 조합을 보여줬다. 그중 LG전자는 게임을 중점적으로 활용해서 3D 입체영상의 장점을 최대한 알렸다. 지금껏 많은 사람들은 영화를 통해 3D 입체영상을 접했고, 그 방식이 가장 좋다고 느껴온 게 사실. 하지만 영화는 시·공간적 제약이 많다는 단점이 있다. LG전자는 이런 단점을 자각하고, 영화 대신 짧은 시간 안에 인상적인 입체감을 보여줄 수 있는 게임을 3D 마케팅에 적극 끌어들였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 XBOX는 3D 입체영상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선보였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효자 게임 ‘스타크래프트 2’는 중앙에 부스를 마련했다. 이날 유명 프로게이머들이 ‘스타크래프트 2’로 대전을 펼칠 예정이라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관람객들은 각각 3D 입체 모니터가 설치된 좌석에 앉아 실감나는 게임을 즐겼고, 진행 관계자들은 3D TV로 유저들의 게임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또한 대형 3D 입체 화면을 통해 게임 해설가가 ‘스타크래프트 2’의 새로운 캐릭터와 다양한 작전을 설명하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를 앞세워 사람들을 끌어 모았다. ‘리니지 폐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게임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리니지’는 엔씨소프트의 주력 상품이다. 주로 학생들이 자리를 차지해 3D 모니터와 3D 노트북으로 게임을 즐겼다. ‘리니지’도 ‘스타크래프트 2’와 마찬가지로 실제 게임을 하면서 3D 입체감을 체험하는 식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두 게임보다 관심이 쏠렸던 건 XBOX 부스였다. 동작인식 기능을 바탕으로 게임을 즐기는 ‘XBOX 키넥트’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이용해 가족단위 관람객의 눈도장을 받았다. 특히 마이클 잭슨의 춤을 따라하는 게임인 ‘마이클 잭슨 더 익스피리언스’는 단연 시선 집중. 마이클 잭슨의 음악에 몸을 맡기려는 사람들로 그 앞은 시종일관 붐볐다. 농구와 테니스 등 스포츠 게임과 레이싱 게임 등도 관람객 맞기에 열을 올렸다.
LG전자는 게임 외에도 3D 입체영상을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했다. ‘LG 시네마 3D TV 홈시어터’를 설치한 부스에는 ‘소녀시대’와 한국계 힙합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의 뮤직비디오, 그리고 <트랜스포터 3>의 예고편 등이 3D 입체영상으로 상영됐다. 또한 스카이라이프 3D채널에 방영되는 3D 입체 콘텐츠 영상과 3D 프로젝트, 3D 블루레이 플레이어로 상영된 <볼트>가 관람객들에게 시연됐다.
편광 안경 방식을 밀고 있는 LG전자는 편광 안경 방식의 삼성전자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두 방식의 3D TV를 비교하는 부스를 마련했다. 더불어 LG전자에서 개발한 남성용, 여성용, 어린이용, 클립형 등 많은 종류의 3D 입체안경을 전시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영화가 아닌 게임에 집중해 3D 입체영상의 장점을 부각시킨 이번 행사는 시의 적절했다. LG전자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전국 3D 게임 리그를 열어, 3D 전자제품 시장 활성화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하지만 게임과 3D의 만남에도 풀어야 할 숙제는 있다. 3D 입체안경을 낀 상태에서 장시간 게임을 하면 눈이 쉽게 피로해진다는 게, 바로 그것. 3D 입체영상을 이용한 게임이 눈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말이다. LG전자가 좀 더 게임을 통해 3D 입체영상의 다변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3D 영상 안전성에 관한 임상적 권고안’을 바탕으로 한 개선방안을 먼저 세워야 할 것이다.
2011년 4월 8일 금요일 |
글_사진_김한규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