뤽 베송의 손을 거쳐 탄생한 대부분의 영화는 익스트림하다. <락아웃 : 익스트림미션>(이하 ‘<락아웃>’)은 제목부터 이점을 강조한다. <택시> <트랜스포터> <13구역> 등 이야기는 허술할지언정 액션 하나만큼은 수준급이었다. 당시 화려한 액션을 구사하기에는 힘이 부칠 나이였던 리암 니슨을 액션 배우의 반열에 오르게 한 <테이큰>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번 영화에서 뤽 베송이 설정한 액션의 주무대는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우주 감옥. 이곳에서 벌어지는 스노우와 죄수들의 혈전은 킬링 타임용으로 제격이다. 하지만 카체이스나 몸싸움은 <택시> <트랜스포터>, 죄수들에게 잡힌 인질을 홀로 구한다는 설정은 <테이큰>과 오버랩된다. 전작들의 장점만 취한 나머지 신선함이 떨어진다.
영화의 매력은 따로 있다. 바로 캐릭터. 스노우와 에밀리는 그동안 뤽 베송이 제작했던 영화와는 사뭇 다른 인물들이다. 대표적으로 <트랜스포터>의 프랭크(제이슨 스타뎀)와 <테이큰>의 브라이언(리암 니슨)은 남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일지 몰라도 여자들에게는 젠틀남이다. 스노우는 다르다. 에밀리의 안위 따위는 상관하지 않는다. 탈출시켜준다는 명목아래 쌍코피 터뜨리고, 변기물로 염색까지 시킨다. 게다가 자신은 할 일이 있으니 혼자 탈출하라는 쿨함(?)까지. 그동안 뤽 베송의 액션 영화 주인공들이 정의의 사도라서 싫증이 난 상태라면, 나쁜 남자 스노우에게 충분한 매력을 느낄 것이다. 에밀리 또한 인질이지만 액션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여전사의 풍모를 보여준다. 특히 <테이큰>에서 인질로 잡힌 딸로 나왔던 매기 그레이스가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 새롭다. 올해 하반기 개봉 예정인 <테이큰 2>에도 등장하는 그녀가 어떤 액션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2012년 6월 13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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