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피> <퐁네프의 연인들>의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13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영화 <홀리 모터스>는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진실과 허구를 구분하지 않는다. 대신 9명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오스카를 통해 영화나 현실의 삶이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오스카가 연기하는 인물들은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성을 지닌다. 특히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 죽음을 앞둔 노인의 모습을 통해 각각 부성애와 고독을 느낄 수 있다.
영화는 13년 동안의 침묵에서 비롯된 감독의 연출 갈증을 엿볼 수 있다. 감독의 목마름은 다양한 장르를 통해 드러난다. 오스카와 옛 애인 진과의 만남은 뮤지컬, 암살자의 등장은 차가운 느와르의 감흥을 전한다. 오스카를 통해 전하는 9가지 이야기는 영화를 향한 감독의 뜨거운 열정과 애정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한 편의 장편영화를 만들기 위해 시련과 고통을 이겨내고 창작물을 만들어낸 감독의 노력이야 말로 영화의 큰 매력이다.
2013년 4월 7일 일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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