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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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로버트 드 니로, 잭 에프론, 줄리안 허프
장르: 코미디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02 분
개봉: 3월 17일
시놉시스
할머니의 장례식장. 할아버지 ‘딕’(로버트 드 니로)은 일주일 뒤 결혼을 앞둔 손자 ‘제이슨’(잭 에프론)에게 뜬금없이 플로리다에 데려다 달라고 한다.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하고 싶을 뿐더러 운전면허가 정지 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할머니 잃은 할아버지를 가엾게 여긴 손자 ‘제이슨’은 할아버지를 플로리다에 데려다 주기로 한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어제 알던 그 할아버지가 아니다. 할아버지 ‘딕’은 할머니의 장례식 바로 다음 날 아침부터 야동을 보며 자위하고 있는 것은 물론 과감한 섹드립까지 날리기까지 한다. 그리곤 길에서 만난 여대생들과 섹스를 하고 싶다며 그녀들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 달라 떼를 쓴다. 할아버지의 고집에 꺾인 ‘제이슨’은 할아버지와 함께 섹스 드라이브를 떠난다.
간단평
“데 오프레소 리베르.” 영화의 모토인 이 말은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뜻한다. 앞서 로버트 드 니로가 <인턴>에서 주위의 시선에 억압받는 여성CEO ‘줄스’를 해방시켰다면 <오 마이 그랜파>는 타인의 말에 휘둘리는 손자 ‘제이슨 캘리’를 해방시키려는 할아버지 역으로 나온다. 그러나 성공적이지 않다. 로버트 드 니로가 분한 ‘딕 켈리’는 영화의 원제 <Dirty Grandpa>로 보인다. 아내의 장례식 바로 다음 날 아침부터 자위를 하다 손자에게 걸리는 것은 물론 손자 ‘제이슨 캘리’에게 여대생과 섹스를 하고 싶다며 떼를 쓴다. 결국 ‘제이슨 캘리’는 할아버지를 여대생이 있는 해변으로 데려다 주는 과정에서 온갖 곤욕을 치른다. 그 과정 내내 할아버지 ‘딕 캘리’는 손자 ‘제이슨 캘리’가 조금이라도 머뭇대면 레즈비언, 게이 등의 언어로 비난한다. 영화는 이를 두고 전사다움, 남성다움으로 포장하려 한다. 그러나 남성다움이 곧 여성 비하, 정력에 대한 과시, 레즈비언이나 게이 비하를 의미하는 게 아닌 이상 영화의 시도는 실패일 수밖에 없다.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지향하는 영화가 타인의 정체성을 억압하는 셈이다. 자아를 찾은 손자가 약혼녀에게 결혼식 날 파혼을 선언하고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갑자기 화해한다는 결말은 몹시 허술하다. <오 마이 그랜파>를 연출한 댄 마저 감독은 익숙함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재미를 전하고 싶었다며 연출의도를 밝혔으나 이들의 섹스 드라이브는 과도한 욕과 섹드립으로만 점철돼 있을 뿐이다. <인턴>으로 얻은 이미지를 <오 마이 그랜파>로 깎아먹을 로버트 드 니로가 애석하다.
2016년 3월 10일 목요일 | 글_이지혜 기자(wisdom@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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