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 : 예쁘다. 한국 애니메이션도 이젠 되나 보다
토토 : 그래? 하긴.. 이쁘긴 하더라. 2D와 3D를 그렇게 교묘하게 결합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더라. 근데, 전체적으로 배경이 너무 튀어 보이지 않던? 바람결에 휘날리는 풀잎이나 뉘엿뉘엿 해가 떨어지는 장면들도 너무너무 디테일 해서, 그렇지 못해 보이는 캐릭터 들이 화면에서 떠 보이는 느낌이 들었거든
라라 : 그건 의도적인 것이 아니었을까? 어차피 배경만 3D로 처리한 것 같던데… 영화 자체가 화면을 예쁘게 하기 위해 만든 작품처럼 느껴지던 걸 뭐. 캐릭터까지 너무 디테일 했으면 지금처럼 동화 같은 느낌이 나긴 힘들었을 것 같거든… 오히려 환타지의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지금 같은 등장인물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
토토 : 그럴까? 하긴… 디테일한 배경에 만화 같은 캐릭터라… 그래 거기다 서정적인 음악이 깔리니까 좋기는 하더라.
라라 : 맞아 음악이 너무 좋았지? 우리나라 영화, 영화음악이라고 하면 별로 신경쓰지를 않쟎아. 고작 신경 썼다고 하면 올드팝 구해다가 여기저기 끼워넣기나 하고… 그치만 이번엔 100% 새로 작곡한 음악인 것 같더라. 성시경이 주제가 불렀지? 그거 뮤직비디오도 <마리이야기>에서 따온 것 같던데… 음악이랑 화면이 이렇게 조화롭기도 힘들지 않았나 싶어.
토토 : 하지만, 성우들을 유명배우로 쓴 것은 불만이야. 아까 너도 봤지? 처음에 이병헌이 대사를 하니까 다들 웃쟎아. 전문 성우들도 많은데, 꼭 스타의 이름을 빌러서 홍보를 해야할까 싶어. 배종옥이다 안성기다 다들 유명인이지만 영화속 캐릭터에 그들의 얼굴이 중첩되니까 불쾌했어.
라라 : 음… 난 안성기나 나문희 같은 사람들의 목소리는 그리 싫지 않던걸? 역시 연기 잘 하는 사람들은 뭘 시켜도 잘한다.. 뭐 그런 생각만 들었는데.. 대신, 남우로 나온 그 아이.. 그 목소리가 별로였어. 변성기를 겪고 있는 듯… 뭔가 답답하는 느낌이 있지? 차라리 남우 친구의 목소리 처럼 까랑까랑한 아이를 골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성우들 웬만큼은 다 좋았는데?
토토 : 뭐 사람마다 느낌은 다른 법이니까.
라라 : 그나저나 가장 큰 맹점은 영화의 스토리가 너무 모호하다는데 있다고 생각해. 아름다운 영상에 서정적인 음악.. 다 좋은데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명확하지가 않쟎아.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왔던 애니메이션들과의 차별성을 위해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과연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미국 애니메이션에 길들여진 세대들에게 얼마나 어필 할 수 있을까?
토토 :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다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을 수도 있어. 지금까지 감정을 메마르게 했던 그런 애니메이션의 세계에서 탈피해야 될 때도 생각하거든. 차라리 이번 기회를 통해 메마른 가슴을 촉촉히 적셔주는 영화들이 좀더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야.
라라 : 니가 그렇게 감수성이 풍부할 줄은 생각도 못했는걸? 생각해 보니 틀린말은 아닌 것 같아. 바닷가 풍경이라든지, 아님 환상의 세계가 보여주는 새로움은 꽤 좋았다고 생각해.
토토 : 한가지 조심해야 될 부분은 여기저기 자금을 끌어다 쓰느라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지나치에 영화속에 광고가 많이 등장한다는 거야. 너도 봤지? 10년 전에 우리나라에 닷컴 회사가 얼마나 있었다구 기차역에 그렇게 요란하게 광고가 붙구… 또 남우가 입고 있는 보라색 티셔츠.. 특정 브랜드가 떠오르지 않던? 영화 초반에 서울을 보여주는 그 장면에서는 또 왜 그렇게 요란한 전광판들이 보이는지…
라라 : 그래도 그만큼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확실한 기획력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란 생각은 안들어? 돈 없어서 영화 못만드는 것보다는 낫쟎아? 한국 애니메이션이란게 이제는 세계 어디에 내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퀄리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자랑스럽기만 한데.. 넌 아닌가 보지? 여튼, 난 영화 너무 잘 봤고 간만에 찡한 감동 까지는 아니지만 가슴 한구석이 따스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어.
토토 : 그래.. 니가 좋았으면 되는 거지 뭐…사람 마다 느끼는 것은 다르니까